예금을 찾아 썼는데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지

인출한 예금액이 장례비 범위 이내라면 상속포기한정승인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 장례비를 초과한 경우에는 상속포기는 불가능하고,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던 경우에 한해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왜 예금 인출이 문제가 되는가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1호). 피상속인의 예금을 인출하는 것은 예금채권을 추심·변제받는 행위이므로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다. 처분행위가 인정되면 이후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하더라도 무효가 된다.

장례비 범위 이내라면 단순승인 사유가 아닌 이유

상속에 관한 비용은 상속재산 중에서 지급한다(민법 제998조의2). 장례비는 이 조항의 상속비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장례비용은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그 지역의 풍속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 범위 내라면 이를 상속비용으로 보는 것이 옳다.
—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3996 판결

따라서 인출액이 합리적인 범위의 장례비용에 충당된 경우에는 상속재산 중에서 상속비용을 지출한 것이므로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되지 않는다.

장례비를 초과한 경우의 처리

장례비를 초과한 금액을 인출·사용한 경우, 상속포기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다만 다음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을 것
  •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신청할 것 (민법 제1019조 제3항)

실무 메모

예금을 인출한 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묻는 문의가 많다. 쟁점은 언제나 인출액과 장례비의 대소 관계 및 사용 내역이다.

논란을 피하려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심판서를 받기 전에는 예금을 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인출한 경우에는 장례 관련 영수증 등 증빙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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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판례·예규 원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 해설 ⓒ 신우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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