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정승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숙려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상속인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할 수 있는 한정승인이다(민법 제1019조 제3항). 여기의 단순승인에는 민법 제1026조 제1호·제2호의 법정단순승인이 포함되고, 은닉·부정소비·고의 미기입으로 단순승인이 의제되는 제3호는 들어가지 않는다. 현행 특별한정승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제3항(일반)이고, 다른 하나는 2022.12.13 개정으로 신설된 제4항이다. 제4항은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채무초과 상속을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한 경우 성년이 된 후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할 수 있게 한 별도 경로이며, 미성년 상속인이 제3항의 한정승인을 하지 않았거나 할 수 없었던 경우에도 적용한다(같은 조 제4항). 제4항은 원칙적으로 개정법 시행 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한다. 시행 전 상속에 대한 특례는 두 갈래로, ① 시행 당시 미성년자인 상속인, ② 시행 당시 성년자이나 미성년일 때 단순승인을 하고 시행 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상속인(안 날부터 3개월)이다(민법 부칙 제2조(2022.12.13) 제1항·제2항). 시행 전에 이미 초과사실을 안 성년 상속인은 이 특례로 구제되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아 단순승인한 것이 되었더라도, 중대한 과실 없이 그 기간 안에 몰랐던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나중에 처음 알았다면 그날부터 다시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특별한정승인입니다. 단, 알 수 있었는데 게을리했다면 인정받지 못합니다.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
특별한정승인 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 중대한 과실 없이 채무초과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점을 상속인이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2011다64331, 2010다7904, 2003다30517).
“중대한 과실”이란 무엇인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다(2011다64331).
하급심은 이를 더 풀어, 상속인의 나이, 직업, 피상속인과의 관계, 친밀도, 동거 여부, 상속개시 후 생활 양상, 생활 근거지 등 개별 상속인의 개인적 사정에 비추어 상속재산에 대한 관리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설명한다(서울가정법원 2005브85 판결요지 [2]). 상속인들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몰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상속인에게 있습니다. 소장·독촉서 등은 채무초과 인식의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채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채무초과를 안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문서 내용과 상속재산 파악 가능성, 상속인별 사정을 함께 봅니다.
가정법원은 어디까지 심리하는가
특별한정승인 신고가 형식적 요건을 갖춘 이상, 가정법원은 채무초과 사실이나 중대한 과실 없이 이를 알지 못하였다는 실체적 요건을 원칙적으로 심사할 수 없다. 다만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이 명백한 경우에만 불수리할 수 있다(2004스74).
대법원은 그 점이 명백하지 않으면 불수리할 수 없다고 할 뿐이고, 명백하면 불수리하여야 한다고 한 것은 하급심 어미다(서울가정법원 2005브85). 어느 쪽이든 그 한도에서는 심리할 필요가 있다.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 채무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의 판단 기준은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한다(2012다440. 성년이 된 뒤 다시 기간이 기산되지 않는다고 한 전원합의체 2019다232918은 미성년 사안이다). 민법 제1020조의 내용과 취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법정대리 제도와 특별한정승인 제척기간의 취지를 종합한 해석이다. 제1020조가 제1019조 제3항의 기산점을 직접 규정한 것은 아니다. 이 법리는 미성년 상속인에 관한 것이지 제한능력자 일반에 관한 것이 아니다.
다만 이 법정대리인 기준 법리는 2022년 제4항 신설 전의 규율이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정대리인이 이미 채무초과 사실을 안 경우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뒤 새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는 공백을 인정했고, 그 공백이 바로 민법 제1019조 제4항으로 입법 보완되었다. 현재는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별도 경로가 있다. 다만 원칙적으로 2022. 12. 13. 이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하고, 그 이전 상속은 부칙의 적용례·특례를 갖춰야 한다(민법 부칙 제2조(2022.12.13)).
상속재산 협의분할 후에도 특별한정승인이 가능한가
상속인들이 상속재산 협의분할을 통해 이미 상속재산을 처분하였더라도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라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협의분할 사실이 특별한정승인의 효력을 부정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2003다29562).
신청 기간은 연장되거나 추후 보완이 가능한가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른 3개월의 기간은 제척기간이어서 추후 보완이 불가능하다(2003스32). 그 판시는 제3항과 2002년 부칙의 기간에 관한 것이고, 제4항 기간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다.
구체적 판단 사례
동거 여부·채무 독촉 수령이 기준이 된 사례
일부 상속인(오래 전부터 망인과 떨어져 생활한 자)에 대해서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인정하였으나, 피고(선정당사자)와 망인의 배우자에 대해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2011다64331).
- 소정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음
- 배우자가 원고로부터 망인 사망 전후 13년 넘는 세월 동안 채무 변제 독촉을 받아 온 사실을 자인함
- 피고(선정당사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전부 패소한 판결이 있었음
- 상속개시 당시 망인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었음을 피고(선정당사자)와 배우자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
소멸시효 항변 패소 후 뒤집힌 사안
피상속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제1·2심 모두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이 선고되고, 상고심 계속 중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인들이 소송을 수계한 사안이다. 상속인들은 제1·2심 판결을 신뢰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믿을 수 있었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상속인에게 상고심에서 항변이 배척될 것을 전제로 미리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들어 상속인들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였다(2010다7904).
소송수계신청서 송달만으로 인식을 단정할 수 없는 사례
환송 후 원심은 대법원의 환송판결이 선고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들이 채무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소송수계신청서가 송달된 시점에는 적어도 채무의 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다고 보았다(2009나947).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 6·7에 관한 송달이 송달장소가 아닌 곳에서 송달수령권한 없는 자에게 이루어졌고 신청서가 그들에게 전달되었다는 자료도 없다며, 그 송달 무렵 소송 계속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2010다7904).
사해행위 취소소송 판결 수령으로 인식 시점 확정된 사례
피상속인의 배우자(청구인 1)는 사해행위 취소소송 제1심 판결 정본을 송달받은 시점에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있음이 명백하다고 하였다. 피상속인과 함께 회사 경영에 참여한 자녀들(청구인 3, 6)은 회사정리절차에서 부채 총액이 자산 총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주식이 무상 소각된 시점에는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음이 명백하다고 하였다. 반면 일찍이 혼인하여 출가하고 회사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없는 딸들(청구인 2, 4, 5, 7)은 소장 부본을 받기 이전에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다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05브85).
수리 심리 기준에 관한 사례
원심은 재항고인들이 채무초과 사실을 6년이 넘도록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신고를 불수리했다. 대법원은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상속인이 이를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전제로 불수리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원심이 한정승인 신고수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하였다(2004스74).
암 투병·치료비 미납이 관리의무 위반 여지로 본 사례
피상속인이 사망 직전 암으로 투병하다가 치료비도 다 못 내고 사망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채무초과 사실을 숙려기간 내에 알 수 있었다고 보여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하였다(2003다30517).
실무 체크포인트
- 법정 첨부물도 빠뜨리지 않는다. 제3항·제4항에 따른 한정승인은 기간 내에 상속재산 목록을 첨부하여 법원에 신고해야 하고,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으면 그 목록과 가액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민법 제1030조).
- 신고서에 인식 시점과 그 전까지 알 수 없었던 이유를 소명자료로 붙인다. 다만 가정법원 수리 단계에서는 실체요건 흠결이 명백하지 않은 한 적극증명 부족만으로 불수리할 수 없고, 유효성 다툼의 민사소송에서는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2004스74, 2011다64331).
- 채무 관련 서류는 인식 시점의 중요한 자료로 본다. 소장 부본·판결 정본(서울가정법원 2005브85)이나 소송수계신청서의 송달만으로 일률적으로 기산점을 고정하지 않는다(2010다7904). 문서 내용과 상속재산·채무의 파악 가능성, 상속인별 관여 사정을 함께 보아 채무초과 인식과 3개월 기산점을 판단한다.
- 제3항의 3개월 기간은 제척기간이라 보완·연장이 안 된다. 기간 도과가 의심되면 신고 자체를 재검토한다(2003스32).
- 상속인마다 사정이 다르면 각자 따로 소명한다. 동거 여부에 따라 같은 가족 안에서도 결론이 나뉘고(2011다64331), 회사 경영 참여 여부도 결론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서울가정법원 2005브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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