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사망하시면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하려고 합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할 때 상속인은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선택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다음은 실제 사례에서 자주 나오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설명이다.

쉽게 말하면 — 빚이 재산보다 많으면 한정승인(빚을 재산 범위 안에서만 갚음) 또는 상속포기(아예 안 받음) 중 하나를 3개월 안에 선택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빚까지 전부 물려받습니다.

한정승인은 누가 해야 하는가

한정승인은 장남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 중 누가 해도 되고, 셋이 모두 한정승인을 해도 된다.

실무에서는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공동상속인은 상속포기를 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한정승인은 재산목록 작성과 청산절차가 필요해 상속포기보다 절차가 복잡하다. 그러나 상속인 전원이 상속포기를 하면 후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넘어가므로, 적어도 한 명은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속포기 시 상속은 어디까지 내려가는가

상속순위는 같은 직계비속이라도 자녀가 손자녀보다 선순위다. 선순위 상속인 전원이 상속포기를 하면 후순위 상속인이 차례로 상속인이 된다(민법 제1000조, 민법 제1041조).

자녀 3명이 모두 포기해도 곧바로 형제자매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살아 있으면 배우자가 혼자 상속하고, 배우자가 없으면 손자녀가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손자녀까지 없어야 형제자매 차례가 됩니다.

순서를 나눠서 본다.

배우자가 살아 있는 경우 —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인데 자녀 전부가 상속포기를 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손자녀나 형제자매로 내려가지 않는다.

배우자가 없고 손자녀가 있는 경우 — 손자녀가 상속인이 된다. 자녀와 손자녀는 모두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의 직계비속이고, 같은 조 제2항이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정할 뿐이다. 자녀가 전원 포기하면 민법 제1042조(포기의 소급효)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그다음 근친인 손자녀가 본위상속한다(95다27769). 이는 대습상속이 아니라 손자녀 자신의 순위에 따른 상속이다.

배우자도 손자녀도 없는 경우 — 비로소 다음 순위로 내려간다. 직계존속(제2순위)이 없으면 형제자매(제3순위)가 상속인이 된다(민법 제1000조 제1항 제3호). 형제자매를 흔히 ‘3촌’이라 부르기 쉬우나, 촌수 계산상 형제자매는 2촌이고 그 자녀(조카)가 3촌이다. 형제자매도 포기하면 그 자녀(조카, 3촌)까지 내려갈 수 있다. 방계혈족은 4촌까지 상속인이 될 수 있다(민법 제1000조제1항제4호).

대습상속과 혼동하지 않는다. 자녀의 자녀(손자녀)는 자녀가 상속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대습상속인이 되지는 않는다(대습상속 규정(민법 제1001조)은 상속인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상속권 상실 선고로 상속인이 되지 못한 경우에 적용되며, 상속포기는 대습상속 원인이 아니다). 그러나 대습상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손자녀의 본위상속까지 막지는 않는다. 손자녀에게 채무가 내려가는 것을 피하려면 손자녀도 각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해야 한다.

차명계좌의 예금은 상속재산인가

자녀 명의 통장을 피상속인이 차명으로 사용한 경우, 그 예금이 상속재산인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원칙적으로 예금은 명의자(자녀)의 재산으로 추정된다. 이 추정이 유지되면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피상속인이 실질 소유자임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추정이 깨질 수 있다. 또한 피상속인이 자녀에 대해 반환청구권(채권)을 갖는다고 볼 여지도 있고, 그렇다면 그 채권 자체가 상속재산이 된다.

한정승인 신고 시 재산목록 작성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3개월 기간을 먼저 확보한다. 신고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해야 하고(민법 제1019조), 기간을 넘기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된다(법정단순승인, 민법 제1026조).
  • 공동상속인은 각자 따로 신고한다.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가 상속포기를 하더라도 각자 별도 신고가 필요하고, 신고 선후는 기간 안이면 효력에 영향이 없다.
  • 재산목록은 차명계좌 검토 후 작성한다. 상속재산을 빠뜨리면 한정승인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차명계좌의 귀속을 정리한 뒤 목록을 적는다.
  • 재산목록 누락·은닉을 피한다. 고의로 재산을 빼거나 부정 소비하면 단순승인으로 의제되어 한정승인이 무효가 된다(민법 제1026조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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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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