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와 미납세금 승계·후순위·전환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상속 자체를 거부하는 의사표시로, 피상속인의 채무·미납세금 등 일체의 권리의무 승계를 차단한다(민법 제1019조).

쉽게 말하면 — 상속포기를 하면 피상속인의 세금 빚도 물려받지 않습니다. 단, 상속포기를 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부모님·형제자매)에게 채무가 넘어갈 수 있으니, 그 분들도 포기해야 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미납 세금도 상속인에게 승계되는가

피상속인의 미납 국세·지방세는 상속인에게 승계된다. 단 세금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승계되므로(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 피상속인에게 적극재산이 전혀 없다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없이도 실질적 위험은 없다. 적법하게 상속포기를 마치면 소급효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어(민법 제1042조), 승계 대상인 ‘상속인’에서 빠지므로 미납 세금도 승계하지 않는다(2013두1041).

다만 상속포기로 세금 승계를 100% 차단하지 못하는 예외가 있다.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수익자로 한 보험계약을 맺어 사망 후 상속인이 보험금을 받은 경우, 상속을 포기했더라도 그 보험금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으로 보아 세금 승계 한도에 넣는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2항). 한정승인·포기한 상속인이 받은 보험금은 전액이 한도에 산입된다(각 제2항 제1호). 2013두1041이 “포기자가 받은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다”라고 본 것은 이 특칙(같은 조 제2항, 2014.12.23 신설) 이전의 구법 해석이므로, 현행법에서는 포기해도 보험금 상당액은 남는다는 점을 유의한다.

피상속인에게 물려받을 재산이 없으면, 밀린 세금이 있어도 상속포기·한정승인 없이 실질적 부담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돌아가신 분이 상속인을 수익자로 든 보험이 있다면, 상속을 포기해도 그 보험금만큼은 세금을 물려받은 것으로 계산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후순위 상속인도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가

선순위 상속인(상속순위 기준)이 모두 상속포기를 하면 상속은 다음 순위자에게 넘어간다. 후순위 상속인(형제자매 등)은 사망일로부터 3개월이 아니라, 자신보다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상속포기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포기를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상속인 자신에게 재산이 있는지 여부는 상속포기 가부와 무관하다.

후순위 상속인의 3개월 기간은 “선순위 전원이 포기한 사실을 안 날”부터 셉니다. 피상속인 사망일부터 세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한 상속포기를 취소하고 한정승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상속포기는 착오·사기·강박 등 민법 총칙편의 취소 사유가 있을 때만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24조). 다만 상속포기의 효력(후순위자로의 승계)을 단순히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 착오로 보아 취소하기는 실무상 어렵다(민법 제109조). 법률효과를 몰랐다는 것이 곧바로 취소 불가인 것은 아니지만, 중요부분 착오·무중과실 요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또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개월, 포기한 날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1024조 제2항). 상속포기를 한정승인으로 곧장 전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한정승인 활용 가능성

특별한정승인은 채무가 추가로 확인됐다는 사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 안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에, 그 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즉 ① 채무초과 사실 ② 그 사실을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이라는 두 요건을 갖춰야 한다(특별한정승인). 단순히 채권자가 청구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상속포기를 한 상속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나, 승계받은 후순위 상속인에게 해당될 수 있다.

실무 체크포인트

  • 후순위 상속인의 기산점은 사망일이 아니라 선순위 전원의 포기 사실을 안 날이다. 선순위 전원의 포기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을 센다(2003다43681). 통지받은 날짜를 증명할 수 있게 내용증명 등 통지서류를 보관한다.
  • 미납 세금은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승계된다. 피상속인에게 적극재산이 전혀 없으면 세금 실부담이 없으므로, 상속포기·한정승인 없이도 문제 없는 경우가 있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재산 유무부터 확인한다.
  • 상속을 포기해도 보험금은 세금 승계 한도에 남을 수 있다.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수익자로 든 보험이 있으면, 포기·한정승인을 해도 그 보험금이 세금 승계 한도에 산입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2항). 상속재산 목록과 별도로 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한다.
  • 재산·채무가 불분명하면 상속포기보다 한정승인이 유리할 수 있다. 선순위 상속인 단계에서 미리 검토한다. 선순위가 포기하면 채무가 후순위로 넘어가 형제자매까지 연쇄 포기해야 하는 사태가 생긴다.
  • 상속포기를 한정승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포기 전 단계에서 한정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포기 후 후회해도 되돌리기 어렵다(민법 제102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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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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