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감사의 손해배상책임은 상대방에 따라 요건이 다르다(상법 제414조). 회사에 대한 책임은 단순히 임무를 게을리한 때 생기고(상법 제414조①), 제3자에 대한 책임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때만 생긴다(상법 제414조②). 여기서 “악의”는 실무상 고의와 같은 뜻으로 쓴다. 책임을 지는 감사가 여럿이거나 이사도 책임이 있으면 그들끼리 연대해 배상한다(상법 제414조②③). 흔히 “회사와 연대해 제3자에게 책임진다”고 표현하지만, 연대당사자는 감사·이사이지 회사가 아니다.
언제 제3자에 대한 책임이 발생하는가
제3자에 대한 책임은 감사가 악의(고의) 또는 중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때 인정된다(상법 제414조②). 다음 경우가 그렇다.
- 직무집행이 법령에 위반함을 알면서도 진행한 경우
-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에 응한 경우
- 자기 또는 제3자의 부정한 이익 취득을 목적으로 직무를 수행한 경우
-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였으면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직무를 수행한 경우
명목상 감사도 책임을 지는가
명의만 빌려준 명목상 감사도 선관주의의무를 진다(상법 제415조, 상법 제401조 준용). 다만 명의대여 사실만으로 책임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실질 경영자의 부정을 알면서 또는 중과실로 방치·묵인하는 등 악의·중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때 비로소 제3자에 대한 책임이 성립한다(상법 제414조②).
분식 재무제표와 감사 책임
이사가 재무제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고 분식된 재무제표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도록 감사가 이를 묵인하거나 방치한 경우에도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
실무 메모
감사 등재를 요청받을 때는 단순 명의 제공이라 하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법인 내부 문서 열람·이사 직무 감독 등 감사 고유의 권한을 실제로 행사하지 않으면 중과실로 판단될 위험이 있다. 등재되는 순간부터 따르는 것은 선관주의의무다. 손해배상책임은 그와 별개로 임무해태(악의·중과실), 손해, 인과관계가 갖춰져야 비로소 발생한다(상법 제414조①②). 등재만으로 책임까지 곧바로 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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