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것을 알지 못하는 동안에는 민법이 정한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하여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9조 제2항). 발견 시점에 제한이 없으므로 한정승인 직후라도 배당변제를 기다리지 않고 신청한다.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민법 제1028조).
쉽게 말하면 — 한정승인을 하면 끝이 아닙니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빚을 다 갚지 못한다는 사정을 모르는 동안에는 채권자들에게 신고하라고 알린 뒤 재산을 나눠 갚는 “청산” 단계를 밟습니다. 다 갚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한정승인 직후든 청산 도중이든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법원에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해야 합니다. 한정승인을 했다고 재산을 아예 팔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해진 순서를 어기고 일부 채권자에게만 갚거나 재산을 처분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채무 변제 후 남은 재산은 어떻게 되는가
채권자에게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도 상속재산이 남으면, 그 잉여분은 한정승인자(상속인)의 몫이 된다. 한정승인은 상속재산의 한도에서만 채무를 갚겠다는 것이지, 남은 재산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이 있으면 반드시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상속재산의 파산신청 여부는 부동산이 있는지와 무관하다.
파산신청 의무가 생기는지는 부동산이 아니라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하였는지에 달려 있다(채무자회생법 제299조 제2항).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선고는 한정승인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다만, 파산취소 또는 파산폐지의 결정이 확정되거나 파산종결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그 절차를 중지한다(같은 법 제346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이 두 규정은 민법에 대한 특별법으로 우선 적용된다.
완제할 수 없는 것을 알지 못하는 동안에는 민법이 정한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 이 절차에서 한정승인자가 할 일은 다음과 같다.
-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한다. 그 기간은 2월 이상이어야 한다(민법 제1032조 제1항).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각각 그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같은 법 제89조).
- 제1032조 제1항의 기간 만료 전에는 상속채권의 변제를 거절할 수 있다(민법 제1033조).
- 제1032조 제1항의 기간 만료 후에 상속재산으로서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민법 제1034조 제1항).
- 상속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하지 못한다(민법 제1036조).
- 제1034조부터 제1036조까지의 규정에 의한 변제를 하기 위하여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민사집행법에 의하여 경매하여야 한다(민법 제1037조).
민법 절차를 진행하는 중에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때에도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하여야 하므로, 배당변제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채무자회생법 제299조 제2항). 상속재산에 대하여는 민법 제1045조의 규정에 의하여 재산의 분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 한하여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사이에 한정승인이 있은 때에는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변제가 아직 종료하지 아니한 동안에도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00조).
현금으로 채무를 모두 갚은 경우에도 부동산 경매가 필요한가
필요 없다. 현금 등 다른 상속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한 이후에는 부동산을 추가로 경매에 부칠 의무가 없다.
다만 청산 과정에서 변제를 하기 위하여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민사집행법에 의하여 경매하여야 한다(민법 제1037조). 이 조항은 변제를 위한 매각의 방법을 정한 것이므로, 변제가 끝나 매각할 필요가 없으면 경매할 일도 없다.
한정승인자가 절차를 어겨 변제하거나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어떻게 되는가
절차를 어긴 변제로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가 변제받지 못하게 되면 한정승인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1038조 제1항). 같은 항 전문의 대상은 한정승인자가 제1032조의 규정에 의한 공고나 최고를 해태하거나 제1033조 내지 제1036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어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한 경우다. 그 변제로 인하여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 배상책임이 생긴다.
상속재산의 처분은 한정승인만으로 당연히 제한되지 않는다. 민법은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한 경우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민법 제1026조 제3호) 외에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2007다77781).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만 적용된다.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는 그로 인하여 상속채권자나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경우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것이 같은 조 제3호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2003다63586).
공고문, 채권 신고 내역, 비율 변제의 계산 근거, 경매 대금과 그 사용 내역을 보관해 둔다. 뒤에 절차를 어긴 변제인지, 부정소비인지가 다투어질 때 이 자료로 경위를 보일 수 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채무액 미확정을 이유로 신청을 미루지 않는다. 채권자가 청구액을 밝히지 않아도 숙려기간(민법 제1019조) 내에 한정승인 신청은 가능하다. 채권 내용은 신청 후 청산 단계에서 정리된다.
- 변제를 위한 매각은 경매로 한다. 민법 제1034조부터 같은 법 제1036조까지의 규정에 의한 변제를 하기 위하여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민사집행법에 의하여 경매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1037조). 경매 대금과 그 사용 내역, 비율 변제의 계산 근거를 보관해 둔다.
-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한다. 한정승인이 있은 경우의 상속인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하여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9조 제2항). 민법 절차 중에 발견했더라도 변제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같은 법 제300조).
- 현금으로 완제했으면 부동산 경매는 불필요하다. 다른 재산으로 채무를 전부 갚으면 남은 부동산을 추가로 경매에 부칠 의무가 없다. 잉여 재산은 한정승인자에게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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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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