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의 효력은 수리 심판이 고지되어야 생기고, 그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1호, 2013다73520). 한편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권을 추심하여 변제받는 것도 상속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한다(2009다84936). 따라서 수리 심판 고지 전 상속예금 인출은 두 법리를 함께 적용해 판단해야 한다. 한정승인이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효력이 생기기 전에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다. 합리적 범위의 장례비는 상속비용이어서 상속재산에서 지급할 수 있다(민법 제998조의2, 97다3996). 장례비의 상속재산 지급 근거는 단순승인 조문이 아니라 상속비용 조문인 제998조의2다. 상속에 관한 비용은 상속재산의 관리 및 청산에 필요한 비용을 뜻하고, 장례비용은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그 지역의 풍속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 범위 안이라면 여기 들어간다(같은 판결). 같은 판결은 묘지구입비도 장례비용의 일부로 보고, 상속재산의 관리·보존을 위한 소송비용도 상속에 관한 비용에 포함된다고 했다.
쉽게 말하면 — 법원의 수리 심판을 고지받기 전에 망인의 예금을 인출하면, 고지 전 처분에 관한 법리와 피상속인 채권 추심에 관한 법리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합리적 범위의 장례비는 상속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장례비로 썼다는 이유만으로 앞선 예금 인출의 단순승인 문제가 당연히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출 내역과 영수증을 모아 두고 특별한정승인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심판서 전 예금 인출은 문제가 되는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권을 추심하여 변제받는 것은 상속재산 처분행위다(2009다84936). 한정승인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1호, 2013다73520). 두 법리를 종합하면 고지 전 상속예금 인출도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될 수 있다.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더라도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면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2003다29562). 따라서 가능하면 심판서를 고지받은 후 처분행위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판서 취득 후에는 상속재산 은닉·부정소비가 문제 된다. 심판서 전후로 처분의 법적 효과가 다르므로 이 구분을 지켜야 한다.
이미 인출했다면 사용처와 금액을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장례비는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지역 풍속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 범위에서 상속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97다3996). 그러나 이 판결은 장례비의 비용 성격을 판단했을 뿐, 장례비로 사용한 예금 인출이 법정단순승인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지출 용도만으로 단순승인 문제가 해소된다고 단정하지 말고,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 요건에 해당하는지 별도로 확인한다.
장례비 영수증을 첨부해야 하는가
장례비 영수증은 한정승인 신청 시 반드시 첨부해야 하는 서류가 아니다. 장례비는 재산목록에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나중에 장례비를 상속비용으로 주장하는 것은 가능하다.
상속재산이 없으면 신문공고를 생략할 수 있는가
신문공고는 법정 의무다.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내에 채권자에게 채권 신고를 공고해야 한다(민법 제1032조). 공고는 채권자들에게 변제하는 청산절차를 위한 것이다. 공고를 게을리해 다른 채권자가 변제받지 못하게 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같은 법 제1038조). 다만 상속재산으로 변제할 것이 없다면 ‘변제받지 못하게 된’ 손해 자체가 생기지 않으므로, 공고를 하지 않더라도 실제 손해배상 문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공고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가족 중 한 명만 한정승인하면 나머지 가족은 어떻게 되는가
자녀 중 한 명이라도 한정승인을 하면 후순위 상속인은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 상속순위상 선순위 상속인이 한정승인·상속포기 없이 상속을 승인하면 후순위자에게는 상속이 개시되지 않는다.
이혼한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니다(민법 제1003조). 형제·사촌은 자녀가 있는 경우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1000조).
부의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되는가
부의금은 고인으로부터 상속을 원인으로 승계받는 재산이 아니어서 재산목록에 넣지 않는다. 다만 장례비 등에 충당하고 남은 부의금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별개 문제이고, 조의의 상대방인 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로 귀속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족이 개인 통장으로 수령한 부의금은 유족 고유의 재산으로 취급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인출은 수리 심판 고지 후에 한다. 고지 전 처분에 관한 법리와 피상속인 채권 추심에 관한 법리를 종합하면, 고지 전 예금 인출은 단순승인 사유가 될 수 있다(민법 제1026조 제1호).
- 이미 인출했다면 장례비 영수증을 모으되 단순승인 여부를 따로 확인한다. 합리적 금액 범위의 장례비는 상속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어(민법 제998조의2) 영수증이 그 지출을 설명하는 자료가 된다. 다만 장례비 사용만으로 고지 전 인출에 따른 단순승인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 신문공고는 생략하지 말고 잔여재산 여부만 확인한다. 공고는 법정 의무이고(민법 제1032조), 변제할 재산이 없어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배상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뿐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같은 법 제1038조).
- 부의금은 재산목록에서 뺀다. 부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목록에 기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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