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를 하면 피상속인의 일체의 채무를 상속받지 않는다. 포기는 상속개시 시점으로 소급해 효력이 생겨,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다뤄지기 때문이다(민법 제1042조). 병원비도 채무이므로 포기 대상에 포함된다. 포기 기간·방식을 정한 민법 제1019조와 달리, 채무 미승계라는 포기의 효과는 소급효 규정인 제1042조에 근거한다.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의 빚(병원비 포함)은 상속포기를 하면 내가 갚을 의무가 사라집니다. 다만 포기하면 다음 순위 가족이 자동으로 상속인이 되므로, 그분들도 포기해야 채무가 완전히 끊깁니다.
상속인 범위는 어떻게 되는가
상속 1순위는 직계비속이다(민법 제1000조). 자녀(누나, 본인)와 대습상속인(대습상속)이 해당한다. 직계비속이 모두 포기하면 2순위인 직계존속(조부모)이 상속인이 된다. 직계존속도 포기하면 3순위 형제자매, 이후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서로 상속인이 바뀐다.
자녀들이 포기하면 부모님(조부모)이, 조부모도 포기하면 형제자매가 차례로 상속인이 됩니다. 한 순위가 포기한다고 채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뒷줄 가족에게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누나의 아들(조카)도 상속인인가
누나가 상속을 포기하기 전 사망한 경우라면 누나의 아들이 대습상속인이 된다. 그러나 누나가 생존한 채로 상속포기를 하는 경우에는 대습상속이 발생하지 않는다. 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나가 포기하면 누나의 아들은 이 사안의 상속인이 아니다.
4명이 모두 포기하면 채무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가
직계비속(누나·본인)과 직계존속(할아버지)이 모두 포기하면 형제자매가 다음 상속인이 된다. 병원이나 채권자가 형제자매에게 채무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해당 형제자매도 상속포기 신고를 해야 할 수 있다. 후순위자 전원이 포기해야 비로소 채무 승계가 끊긴다.
나와 직계 가족 4명이 모두 포기해도 형제자매에게 빚이 넘어갑니다. 형제자매까지 포기해야 비로소 채무 연결이 완전히 끊기므로, 해당 분들에게도 미리 알려야 합니다.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사망신고를 어떻게 하는가
병원이 미납을 이유로 사망진단서 발급을 거부하는 경우, 사망신고 시 인우보증(인우보증서)으로 사망 사실을 소명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상속포기 신고 기간
상속포기는 상속개시(사망)를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한다(민법 제1019조). 해외 거주자도 동일한 기간이 적용된다. 기간 내에 포기 신고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채무를 그대로 상속한다(민법 제1026조, 법정단순승인).
실무 체크포인트
- 후순위 상속인의 3개월 기간은 각자 따로 진행한다. 후순위자의 기간은 선순위 전원이 포기해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민법 제1019조 제1항, 2003다43681). 선순위 포기일 자체가 아니라 후순위자가 자신이 상속인이 됐음을 안 날이 기준이고, 법률의 부지로 몰랐던 기간은 기산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기간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면 안 된다.
- 후순위가 기간을 놓치면 단순승인으로 채무를 그대로 진다. 형제자매·4촌 이내 방계까지 포기 대상을 미리 파악해 통지한다(민법 제1026조, 법정단순승인).
- 사망진단서 없는 사망신고는 인우보증 절차를 관서에 먼저 확인한다. 병원이 미납을 이유로 발급을 거부해도 사망신고 자체는 가능하나, 인우보증서 양식·요건은 관서마다 다르다.
- 포기서에 모든 채무를 적을 필요는 없다. 포기의 효과는 채무 종류와 무관하게 소급해 일괄 미승계이므로(민법 제1042조), 병원비를 특정하지 않아도 포기 범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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