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때문에 업무상 다쳐 산재 보험급여를 받으면,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를 대신해 그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공단이 청구할 수 있는 몫은 가해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보험급여 중 가해자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보험급여 중 근로자 자신의 과실비율 몫은 공단이 떠안는다(2021다241618).
쉽게 말하면 — 갑이 업무로 운전하다 을의 차에 부딪혀 다쳤고, 사고에 갑의 부주의도 일부 섞인 경우입니다. 공단은 갑에게 보험급여를 준 뒤, 을이 갑에게 물어야 할 배상액 안에서 갑에게 준 보험급여 중 을의 잘못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만 을에게 돌려받습니다(2021다241618). 갑이 을에게 나머지 손해를 청구할 때는 치료비에서 요양급여를 빼듯 보험급여와 성질이 같은 손해에서 받은 보험급여를 먼저 빼고, 남은 금액을 갑의 부주의 비율만큼 줄입니다(2021다241618).
산재보험 구상권은 언제 생기나?
구상권은 공단이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때 생기고, 공단은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대위란 공단이 근로자 자리에 서서 근로자가 가해자에게 가진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법은 이 권리를 구상권이라 부른다. 공단이 대위하는 경우는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가 난 때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가 함께 불법행위를 해 재해가 난 때다(2021다241618). 제3자의 개입 없이 가입 사업주의 불법행위만으로 난 재해는 대위 대상이 아니다. 같은 회사 동료처럼 제3자에서 빠지는 사람도 있다.
보험급여란 요양급여·휴업급여·장해급여·간병급여·유족급여·장례비처럼 산재보험법이 정한 급여를 말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 제1항).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수급권자라 한다(같은 법 제36조 제2항). 가해자 때문에 근로자가 숨졌을 때 유족이 받는 급여는 산재 유족급여·장례비 청구, 치유 뒤에도 간병이 필요할 때의 급여는 산재 간병급여 청구에서 설명한다.
같은 회사 동료가 가해자라도 공단이 구상하나?
같은 사업주에게 고용된 동료 근로자 때문에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면, 그 동료는 구상 상대인 제3자가 아니다. 동료의 가해는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어서, 그로 인한 재해는 공단이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진다. 하나의 사업장에서 사업주가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가한 때에도 공단은 구법 단서에 따라 가해 근로자나 그 사업주에게 구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동료는 사업주와 함께 피해 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를 가지는 사람으로 본다(2008다12408). 이 판결은 구법 제54조 제1항(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관한 것이다.
사업주가 다른 근로자가 가해자여도 공단이 대위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법은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대위하지 않는다고 정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
도급인이 구법 제9조 제1항에 따라 수급인의 피해 근로자에 대해서도 보험가입자였다면, 도급인 소속 가해 근로자도 제3자가 아니다. 가해·피해 근로자가 모두 그 도급인과 함께 산재보험관계를 가지기 때문이다(2008다12408).
공단이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어디까지인가?
공단의 청구액은 가해자가 물어야 할 손해배상액을 넘지 못하고, 그 안에서도 보험급여 중 가해자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2021다241618). 보험급여 중 근로자 자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대위할 수 없다. 보험급여를 받고도 손해를 다 메우지 못한 근로자를 위해 그 몫은 공단이 종국적으로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요양급여는 성질이 같은 치료비 손해배상액, 장의비는 장례비 손해배상액 범위 안에서만 공단이 대위할 수 있다고 보았다(2021다241618).
공단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른 보험회사등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 보험회사등과 구상금협의조정기구를 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고, 그 협의·조정에 필요해 서로 요구한 자료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내야 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의2 제1항·제2항).
근로자가 가해자에게 받을 손해배상은 어떻게 계산하나?
근로자 과실도 섞인 사고라면,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받은 보험급여를 먼저 빼고 남은 금액에 과실상계를 하여 청구액을 정해야 한다(2021다241618). 과실상계란 손해 발생에 피해자의 잘못도 있을 때 그 비율만큼 배상액을 줄이는 것이다(과실상계). 대법원은 이 계산 방식을 「공제 후 과실상계」라 부른다.
종전 대법원은 손해액에 먼저 과실상계를 한 다음 보험급여 전액을 빼는 방식을 따랐는데, 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그 판례들이 변경되었다(2021다241618).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가 함께 잘못한 사고라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가 함께 불법행위를 해 재해가 났다면, 공단은 제3자에게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은 대위 행사할 수 없다(2021다241618). 순환적인 구상소송을 막으려는 소송경제적 목적 등 때문이다. 그래서 공단은 보험급여에서 근로자 과실비율 상당액을 먼저 빼고, 다시 근로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사업주 과실비율 상당액을 뺀 차액만 대위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근로자가 사업주나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근로자 과실이 섞였다면, 마찬가지로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배상액을 산정해야 한다(2021다241618).
가해자에게 먼저 배상받으면 보험급여는 어떻게 되나?
수급권자가 제3자로부터 같은 사유로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배상을 받으면, 공단은 그 배상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2항). 사업주에게서 같은 사유로 「민법」 등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받은 경우도 같은 구조다(같은 법 제80조 제3항 본문).
다만 공단이 지급을 면하는 것은 보험급여 중 사업주나 제3자의 책임비율 몫에 한하고, 근로자 과실비율 몫은 여전히 공단이 부담한다(2021다241618). 배상을 받은 뒤 보험급여까지 받았다면, 공단이 부당이득으로 징수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임비율 몫에 한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 2021다241618).
직장 안 폭행으로 다친 것도 업무상 재해인가?
직장 안에서 타인의 폭력으로 다쳤어도,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한 것으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2008다12408). 다만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때, 또는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때에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이 판결은 구법 제4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를 해석한 것이고, 현행법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에 있다. 산재 처리 전반과 가해자 재산 보전은 직장 내 폭행·상해사건의 산재보험 처리와 가압류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다친 근로자·유족
- 제3자의 행위로 재해가 났으면 지체 없이 공단에 신고한다. 수급권자와 보험가입자 모두의 의무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3항).
- 가해자와 합의해 배상을 받기 전에,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배상을 받으면 보험급여 중 가해자 책임비율 몫에 한해 그 환산액 한도에서 보험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2항, 2021다241618).
- 가해자에게 청구할 금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보험급여를 먼저 뺀 뒤 내 과실비율을 적용해 계산한다(2021다241618).
가해자·보험회사
- 피해자가 같은 사업주에 고용된 동료인지(2008다12408),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해 각각 행한 둘 이상의 사업주 중 다른 사업주의 근로자가 일으킨 사고인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 먼저 확인한다.
- 공단의 구상 청구액이 내 손해배상액 안에서 보험급여 중 내 책임비율 금액에 그치는지 확인한다(2021다241618).
-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함께 책임지는 사고라면, 사업주 과실비율 상당액이 청구액에서 빠졌는지 확인한다(2021다24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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