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 회사를 상대로 사임등기를 청구하는 소송에서 회사의 대표자는 감사가 아니라 대표이사다(2013마1273). 사임으로 이미 이사 지위를 잃은 자가 내는 소송은 상법 제394조가 말하는 “이사와 회사 간의 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 보통 이사가 회사와 다투는 소송에서는 감사가 회사를 대표합니다. 그런데 “나는 이미 사임했으니 사임 등기를 해 달라”고 내는 소송은 다릅니다. 사임을 주장하는 사람은 이미 이사가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때는 대표이사가 회사를 대표합니다. 소장에 회사 대표를 감사로 잘못 적으면 절차가 꼬일 수 있습니다.
왜 감사가 아닌가
상법 제394조는 “이사와 회사 간의 소에서 감사가 회사를 대표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 규정은 현직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해충돌을 전제로 한다.
사임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동시에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사임을 주장하는 자는 이미 이사직을 상실한 자다. 이사 지위가 소멸된 자가 제기하는 사임등기 청구소송은 상법 제394조가 예정한 “이사와 회사 간의 소”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회사 대표자는 통상의 원칙에 따라 대표이사가 된다.
소송에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사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할 때 피고의 대표자를 감사로 표시하면 소장이 각하될 수 있다. 다만 2013마1273 결정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소장에 일단 대표자 표시가 있는 이상, 그 표시가 잘못됐더라도 재판장이 보정명령 불응을 이유로 소장을 각하할 수는 없고(민사소송법 제254조), 이런 경우는 판결로 소를 각하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1심이 대표자를 감사로 정정하라며 소장을 각하하고 원심이 이를 유지하자, 대법원이 상법 제394조 제1항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했다(2013마1273).
실무상 소장 작성 시 피고(회사)의 대표자란에 반드시 대표이사를 기재해야 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피고 대표자란에 대표이사를 기재한다. 감사로 적으면 부적법한 대표자 표시가 되어 소장이 각하될 수 있다. 보정으로 회복되더라도 절차가 지연된다.
- 소 제기 전에 사임 의사표시의 도달을 확보한다. 사임은 도달 시 효력이 생기므로, 내용증명으로 의사표시와 도달 시점을 남긴 뒤 청구하는 것이 입증상 안전하다.
- 현직 이사 지위가 남은 분쟁과 구별한다. 사임 효력 발생 후의 등기 청구가 아니라 현직 이사·회사 간 소라면 감사가 회사를 대표하므로(상법 제394조), 사임 효력 발생 여부를 먼저 확정한다.
실무 인사이트 — 보정명령을 받았을 때 대표자를 감사로 고쳐 빨리 판결을 받고 싶은 유혹이 있다. 각하·항고를 거치면 몇 달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응하면 안 된다. 대표자를 잘못 지정한 판결은 무효이고, 등기관이 그 판결을 무효라고 보아 등기신청을 각하할 수 있다. 어렵게 받은 승소판결이 등기 단계에서 막히는 것이다. 그래서 보정에 응하지 않고 각하→항고→재항고로 다투어 대표이사 표시를 관철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안전하다. 등기는 대항요건일 뿐 효력요건이 아니지만, 등기관 심사 단계의 리스크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 이 다툼의 실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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