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를 할지 한정승인을 해야 할지

빚을 피하려면 누가 포기하고 누가 한정승인을 할지를 가족 단위로 정해야 한다. 배우자가 남는지, 부동산 같은 재산이 있는지에 따라 알맞은 조합이 달라진다.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고,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하면 손자녀 등 다음 순위로 넘어간다.

쉽게 말하면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고, 한정승인한 사람은 상속인으로 남아 빚을 그대로 지되 물려받은 재산 범위에서만 갚습니다. 가족 중 누군가 상속인으로 남아 있으면 상속이 아래 순위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대신 남은 사람이 재산목록·공고·배당 절차를 맡고, 부동산을 물려받으면 취득세, 그 부동산이 경매 등으로 팔리면 양도소득세의 납세의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결과가 어떻게 다른가

상속포기를 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고,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인으로 남되 책임이 상속재산 범위로 줄어든다.

  • 상속포기란 상속을 전부 받지 않겠다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것이다(민법 제1041조).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같은 법 제1042조).
  • 한정승인이란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민법 제1028조).

한정승인은 빚 자체를 줄이지 않고 갚을 책임의 범위만 줄인다. 그래서 채권자가 소송을 내면 법원은 상속재산이 없거나 빚보다 적더라도 상속채무 전부에 대해 이행판결을 하고, 판결 주문에 상속재산의 한도에서만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를 적는다(2003다30968).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된다는 점에서 이와 다르다.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포기하면 그 상속분은 남은 다른 상속인에게 상속분 비율로 귀속된다(민법 제1043조). 한정승인을 한 사람은 상속인으로 남으므로 포기한 사람의 몫을 받는 쪽이 된다. 어느 쪽이든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한다(같은 법 제1019조 제1항). 이 기간을 숙려기간이라 한다.

자녀가 전부 포기하고 배우자가 남으면 어떻게 되는가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고, 손자녀나 직계존속에게 상속이 넘어가지 않는다(2020그42 전합).

포기한 자녀의 상속분이 남아 있는 다른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자와 자녀 모두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지 않아 다음 순위로 넘어간다.

배우자는 이제 혼자 상속인이므로 빚을 그대로 떠안지 않으려면 스스로 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정해야 한다. 배우자가 한정승인을 하면 손자녀 등은 따로 신고할 필요가 없다.

가족 모두 빚을 피하려면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포기하면 상속이 다음 순위로 넘어가므로, 이를 막으려면 같은 순위 중 한 사람 이상이 한정승인을 하고 상속인으로 남아야 한다.

다음 순위는 민법 제1000조가 정한다.

  • 제1순위 직계비속
  • 제2순위 직계존속
  • 제3순위 형제자매
  • 제4순위 4촌 이내의 방계혈족

같은 순위에 여러 사람이 있으면 최근친이 앞선다(같은 조 제2항). 직계비속에는 자녀뿐 아니라 손자녀도 들어간다(2003다43681). 그래서 처와 자녀가 모두 포기하면 형제자매로 바로 가지 않고 손자녀가 먼저 상속인이 된다.

선순위 전원이 포기하는 방식을 택하면 넘어간 순위의 사람들도 각자 포기나 한정승인을 해야 한다. 다만 다음 순위 사람들의 기간은 자기가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진행하므로 처음부터 한꺼번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아래 「순위가 넘어오면」 참조).

전원 포기로 상속이 피상속인의 부모 같은 직계존속에게 넘어간 뒤 그 직계존속이 사망하면, 앞서 포기한 배우자와 자녀가 피상속인을 대신해 직계존속을 상속하는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다. 앞선 포기의 효력은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개시된 상속에만 미치고 이 대습상속에는 미치지 않으므로, 대습상속에 대해 따로 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2014다39824). 직계존속에게 피상속인에게서 받은 재산 말고 다른 고유재산이 있었는지는 관계가 없다(같은 판결).

포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어떻게 되는가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2013다73520). 포기나 한정승인은 신고서를 내는 것만으로 효력이 생기지 않고 가정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어야 효력이 생기므로, 신고서를 낸 뒤라도 고지 전이면 같다.

처분은 팔거나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권을 추심해 변제받는 것도 상속재산의 처분행위이고(2009다84936 판결요지 [1]), 그렇게 변제받은 뒤에 한 포기는 효력이 없다고 본 사례가 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처분으로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게 된 경우에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때가 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안에 알지 못했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협의분할로 이미 상속재산을 처분한 상속인에게도 같다고 본 판결이 있다(2003다29562 판결요지 [2]).

가족끼리 상속재산을 협의분할하는 것도 이 처분행위가 될 수 있다. 협의분할로 상속재산 일부를 자기 몫으로 받기로 한 상속인이 그 뒤 포기 신고를 해 수리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협의분할을 처분행위로 보아 단순승인을 한 것이 되므로 포기의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82도2421). 반면 상속인 중 일부가 포기하기로 하고, 포기 신고가 수리되어 고지되기 전에 그 포기의 취지에 따라 상속재산분할 협의 등을 한 경우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2023다269399). 포기의 취지에 따른 것인지는 협의 등의 내용,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의사, 상속인이 포기와 양립하기 어려운 행위를 했는지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같은 판결).

보험금은 따로 볼 수 있다. 피상속인이 자기를 피보험자로, 상속인을 수익자로 정한 보험에서 상속인이 취득한 보험금청구권은 수익자의 고유재산이어서 상속재산이 아니고, 그 보험금을 받아 쓴 것은 상속재산 처분행위가 아니라고 본 하급심 판결(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이 있다(98가합4217).

상속재산에 부동산이 있으면 무엇을 더 따져야 하는가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 그 부동산이 경매 등으로 양도되면 양도소득세의 납세의무자가 될 수 있고, 포기한 사람은 상속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지 않는다.

  • 취득세: 대법원은 특별한정승인으로 부동산을 상속받은 사람에게도 취득세 납부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다(2005두9491). 취득세는 소유권이전의 형식에 의한 취득의 모든 경우에 부과되는 유통세라는 이유다.
  • 양도소득세: 저당권 실행 임의경매도 자산의 양도이고, 소유자가 한정승인 상속인이라도 양도소득의 귀속자로 본다(2010두13630).
  • 포기자: 포기는 상속개시 시로 소급하므로(민법 제1042조) 포기한 사람은 상속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지 않는다.

채권자가 대위로 한정승인자 앞으로 상속등기를 하면서 낸 취득세 등의 비용에 대해, 한정승인자는 자기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의 상환채무를 지지만 이는 상속비용이어서 상속재산 한도에서만 책임진다(2019다282104). 이 판결은 비용 상환 책임의 범위만 판단했고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는 다루지 않았다.

한정승인을 맡으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정승인을 하는 사람은 상속재산 목록을 붙여 법원에 신고하고, 그 뒤 채권자 공고와 배당변제를 해야 한다.

  1. 기간 안에 상속재산 목록을 첨부해 가정법원에 한정승인 신고를 한다(민법 제1030조 제1항).
  2.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안에 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게 2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신고하라고 공고한다(민법 제1032조 제1항).
  3. 그 기간이 끝나면 상속재산으로 신고한 채권자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채권액 비율로 변제한다(민법 제1034조 제1항). 다만 저당권처럼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는 해치지 못한다(같은 조 제1항 단서).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뒤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3호). 여기서 고의로 기입하지 않은 때란 한정승인을 하면서 상속재산을 숨겨 상속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목록에 적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2003다30968). 이를 법정단순승인이라 하며, 그러면 제한 없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하므로 고유재산으로도 빚을 갚아야 한다.

순위가 넘어오면 후순위 상속인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후순위 상속인은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면 된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은 사망 사실을 알고 그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이다(2003다43681). 같은 판결은 처와 자녀의 포기로 손자녀가 상속인이 된 사안에서, 사망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았다.

알게 된 뒤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2호). 단순승인 뒤에 빚이 더 많은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기간 안에 몰랐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실무 체크포인트

  • 배우자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므로 배우자의 한정승인·포기 여부를 따로 정한다(2020그42).
  • 전원 포기면 다음 순위를 적어 둔다. 처와 자녀 다음은 손자녀이고 그다음이 직계존속·형제자매 순이다(민법 제1000조).
  • 한정승인을 맡을 사람을 정하기 전에 세금을 확인한다. 한정승인자는 취득세·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가 될 수 있다(2005두9491·2010두13630).
  • 포기·한정승인 수리 심판을 고지받기 전에는 재산 처분을 하지 않는다. 신고서를 낸 뒤라도 고지 전에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1호·2013다73520). 협의분할도 처분행위로 보아 포기의 효력이 생기지 않을 수 있고(82도2421), 일부 상속인이 포기하기로 한 취지에 따른 협의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2023다269399).
  • 재산목록은 부동산·예금과 상속재산에 속하는 보험금청구권까지 확인해 적는다. 피상속인이 자기를 피보험자로, 상속인을 수익자로 정한 보험의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본 하급심 판결이 있다(98가합4217). 상속재산을 숨겨 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빠뜨리면 단순승인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3호·2003다30968).
  • 한정승인 뒤 5일 안에 채권자 공고를 한다. 공고 기간은 2월 이상이다(민법 제1032조 제1항).
  • 넘어온 후순위 상속인은 안 날부터 3개월을 센다. 채권자 청구서를 받은 날 등 알게 된 날의 자료를 보관한다(민법 제1019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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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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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