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과 세금 납부의무

피상속인의 체납 세금은 일반 부채와 달리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납세의무가 승계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체납 세금만 있고 다른 채무가 없다면 상속포기한정승인 없이도 상속재산을 초과한 세금은 부담하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이 세금을 밀렸어도, 상속받은 재산보다 많은 세금은 갚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받은 재산이 1,000만 원인데 체납 세금이 3,000만 원이라면, 1,000만 원만 책임지면 됩니다.

세금 납부의무는 왜 일반 부채와 다른가

일반 민사 채무는 상속인이 포괄 승계한다.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은 상속개시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므로, 상속재산보다 부채가 많더라도 채무 전액이 상속된다.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해야만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

세금은 다르다.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국세·강제징수비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2018.12.31 개정으로 종전 ‘가산금·체납처분비’가 ‘강제징수비’로 통합됨). 이 한도는 민사 한정승인처럼 상속인이 신청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 당연히 적용된다.

일반 빚(카드빚, 대출 등)은 상속받으면 전액 갚아야 하지만, 세금 빚은 법이 처음부터 “받은 재산 이상은 안 갚아도 된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별도로 신청하거나 법원에 가지 않아도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상속으로 얻은 재산’은 얼마인가

납세의무의 한도가 되는 ‘상속으로 얻은 재산’은 단순히 상속재산의 시가 합계가 아니다.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는 다음 계산식으로 정한다.

상속으로 얻은 재산 = 상속받은 자산총액 − (상속받은 부채총액 + 상속으로 인해 부과·납부할 상속세)

자산·부채의 평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이하의 시가 평가 원칙을 준용한다. 상속 적극재산이 있어도 상속 부채가 더 크면 ‘상속으로 얻은 재산’이 0이 되어 납세의무 자체가 승계되지 않는다.

한도를 계산할 때 상속받은 재산에서 상속받은 빚과 상속세를 먼저 빼고 남은 금액이 기준입니다. 상속받은 빚이 재산보다 많으면 한도가 0원이 되어, 밀린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됩니다.

한정승인과 같은 법리인가

한정승인과는 승계 구조가 다르다. 대법원 판례(90누7395)는 국세기본법 제24조의 취지를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납세의무를 상속재산의 한도에서 승계한다는 뜻이지, 납세의무 전액을 승계하되 다만 과세관청이 상속재산을 한도로 하여 징수할 수 있음에 그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보았다. 즉 승계 자체가 한도 내로 제한된다는 것이지, ‘전액 승계 + 징수만 제한’이 아니다.

한정승인은 납세의무 전액을 승계하되 변제 책임을 상속재산 범위로 제한한다. 반면 국세기본법 제24조는 상속 적극재산이 부채보다 적으면 납세의무 자체가 처음부터 그 한도에서만 성립한다. 납세의무의 발생 범위가 다르다.

한정승인은 “빚을 다 물려받긴 했지만, 갚는 건 받은 재산만큼만”이라는 뜻입니다. 세금은 처음부터 받은 재산만큼만 납부의무가 생깁니다. 결과는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의무가 생기는 방식이 다릅니다.

상속포기를 하면 납세의무도 면제되는가

적법하게 상속포기를 마치면 상속개시 시점으로 소급해 상속인 지위를 잃으므로, 피상속인의 세금도 승계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4두3335 판결은 상속인들이 적법하게 상속포기를 한 경우 피상속인의 양도소득세를 승계해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 확정하였다.

다만 별개의 하급심인 서울행법 2002. 5. 3. 선고 2000구41017 판결은 “상속개시 당시 상속인의 지위에 있던 자는 사후에 포기하더라도 국세기본법 제24조의 상속인에 해당한다”는 반대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이 사건은 2004두3335의 하급심이 아니라 별개의 재판례다(2004두3335의 원심은 서울고법 2002누7809 판결이다). 대법원은 2004두3335에서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인정해 위 하급심과 다른 결론을 냈으므로, 적법한 상속포기가 납세의무 면제의 요건이 된다.

법원에서 상속포기 신고를 완료하면, 처음부터 상속을 받지 않은 것으로 되어 돌아가신 분의 세금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단, 포기 절차를 제대로 마쳐야 하며 기한(3개월)을 놓치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무 메모

세금만 있고 민사 채무가 없는 경우, 상속으로 얻은 재산 범위를 먼저 계산한다. 적극재산에서 상속 부채와 상속세를 공제한 잔액이 0 이하이면 납세의무 자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없이 결과가 동일하다. 반대로 체납 세금 외에 민사 채무도 있다면, 세금은 국세기본법으로 한정되지만 민사 채무는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해야 책임이 제한되므로, 채무 종류별로 분리해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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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판례·예규 원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 해설 ⓒ 신우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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