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하기 전에는 상속포기를 할 수 없다. 생전에 약정서나 포기서를 써 두어도 효력이 없고, 포기하려는 상속인은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된 뒤(민법 제997조) 법정 숙려기간 안에(같은 법 제1019조 제1항, 같은 법 제1020조) 가정법원에 포기를 신고해야 한다(같은 법 제1041조).
쉽게 말하면 — 부모와 “나중에 상속 안 받겠다”는 각서를 써 둔 자녀라도 그 각서는 포기가 아닙니다. 부모가 사망한 뒤 법정 숙려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026조 제2호). 기간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이지만, 자녀가 제한능력자라면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계산합니다(같은 법 제1019조 제1항, 같은 법 제1020조). 가정법원이 기간을 연장한 경우에는 그 기간을 따릅니다.
사망하기 전에 상속포기를 할 수 있나
할 수 없다. 상속개시란 피상속인(상속재산을 남기고 사망한 사람)의 사망으로 상속이 시작되는 것이다(민법 제997조).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고, 이 기간은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연장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이면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같은 법 제1020조). 숙려기간이란 이 기간을 말하며, 포기하려면 그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해야 한다(같은 법 제1041조).
피상속인이 생존 중이면 기산점인 상속개시가 없으므로 이 기간이 시작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1019조 제1항).
법원 서식도 같은 구조다. 상속재산포기 심판청구서는 사건본인(피상속인)의 사망일자와 최후주소를 적게 하고, 첨부서류에 피상속인의 말소된 주민등록등본이 들어 있다(대한민국법원 상속포기 서식).
생전에 약정서·포기서를 써 두면 효력이 있나
없다. 생전에 쓴 약정서나 포기서는 포기가 되지 못하므로, 사망 뒤 법정 방식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상속권을 주장할 수 있다(98다9021 판결요지 [2]).
98다9021의 사안은 이렇다. 원고는 어머니 사망 뒤 어머니 소유였던 부동산을 협의분할로 단독상속하는 대신 아버지가 사망하면 아버지의 상속재산은 포기하기로 약정했고, 상속포기서까지 써서 아버지에게 건넸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원고는 가정법원에 포기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예금 반환을 청구했다. 공동상속인인 보조참가인은 약속을 어긴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다퉜지만, 법원은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했다.
상속인 중의 1인이 피상속인의 생존시에 피상속인에 대하여 상속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속개시 후 민법이 정하는 절차와 방식에 따라 상속포기를 하지 아니한 이상, 상속개시 후에 자신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또는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
포기서를 써서 건넸더라도 사망 뒤 법정 방식으로 포기하지 않았다면 상속권을 주장해도 권리남용이나 신의칙 위반이 아니다. 사망 뒤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하면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은 그대로다. 다만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므로(같은 법 제1026조 제1호), 포기하려면 신고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지 않아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법정단순승인에서 본다.
돈을 받았거나 유류분만 포기했다는 약정도 효력이 있나
효력이 없다. 유류분이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인 상속인이 가질 수 있도록 법이 따로 정해 둔 몫이며(민법 제1112조, 유류분),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의 포기도 개시 뒤 신고 방식을 따라야 하므로 개시 전 포기약정은 효력이 없다(94다8334 판결요지 [가]).
94다8334에서 피고는 원고들이 상속개시 전에 2,000만 원을 받고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분 일체를 포기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그 주장에 맞는 증거를 믿지 않아 약정을 인정하지 않았고, 가사 그런 약정이 있었더라도 개시 전의 약정은 법정 절차와 방식을 따르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가정적으로 판단했다. 즉 약정이 인정된 사건이 아니다.
상속개시 전에 한 유류분 포기약정도 효력이 없다는 판시는 2010다29409에서 직접 나온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생전에 현금이나 부동산을 증여받고 망인의 재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유류분 포기나 부제소합의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사망 뒤에도 방식은 지켜야 한다. 상속의 포기는 민법에 방식이 법정되어 있으므로 이에 따라 행해져야 유효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88스10 판결요지 [나]).
약정만 믿고 사망 뒤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되나
숙려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은 채 기간이 지나면 단순승인으로 본다. 단순승인이란 피상속인의 권리와 의무를 제한 없이 이어받는 것이고,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2호).
기간의 기산점인 안 날은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의 발생을 알고 이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이다(2003다43681 판결요지 [2]).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이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은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민법 제1020조). 자세한 기준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에서 본다. 기간은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가 있으면 가정법원이 연장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단서).
기간이 지난 뒤에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같은 법 제1019조 제3항). 요건은 특별한정승인에서, 그 밖의 한정승인은 한정승인에서 따로 본다.
사망 뒤 어디에 무엇을 내나
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사망 당시 주민등록지)를 관할하는 가정(지방, 지원)법원에 상속재산포기 심판청구서와 첨부서류를 낸다(대한민국법원 상속포기 서식 「신청서 작성 관련」 제1항). 그 마지막 주소가 국내에 없거나 이를 알 수 없을 때에는 대법원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35조 제2항, 같은 법 제13조 제2항).
- 누가: 상속인이 청구인이 된다. 후순위 상속인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상속이 개시된 이후에는 선순위 상속인이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선순위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포기를 신고할 수 있다(재판예규 제907호 제3조).
- 언제까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이지만, 제한능력자는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계산한다(민법 제1019조 제1항, 같은 법 제1020조). 가정법원이 기간을 연장한 경우에는 그 기간 안에 포기를 신고해야 한다(같은 법 제1041조). 사망일부터 3개월이 지난 뒤에 청구하면 상속개시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 밝히고 자료를 붙인다(대한민국법원 상속포기 서식 「첨부서면 관련」 제2항).
- 어디에: 위 가정법원이다. 인지는 5,000원에 청구인 수를 곱한 금액이고, 송달료는 청구인 수 × 우편료 × 6회분이다(대한민국법원 상속포기 서식 「신청서 작성 관련」 제2항·제3항).
- 무엇을: 청구인의 가족관계증명서(상세)·주민등록등본·인감증명서(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낸다. 피상속인의 폐쇄가족관계등록부에 따른 기본증명서(상세)·가족관계증명서(상세)와 말소된 주민등록등본도 낸다. 피상속인이 2007. 12. 31. 이전에 사망한 경우에는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되어 있지 않으므로 제적등본을 낸다(같은 서식 「첨부서면 관련」 제3항). 직계비속이 아닌 경우에는 가계도를 더한다(같은 서식 「첨부서류」 제1항~제5항).
청구인이 미성년자이면 준비서류가 달라지므로 미성년자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할 경우 준비서류를 따른다.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에는 제1019조 제1항의 기간은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민법 제1020조).
생전에 상속을 정리하려면 어떻게 하나
포기 약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생전에 정하려면 법이 정한 다른 방법을 쓴다.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생길 증여에는 유증 규정이 준용되고(민법 제562조), 유언은 법이 정한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같은 법 제1060조). 방식과 효과는 유언과 사인증여에서 본다.
유언이나 증여로도 유류분이 문제 될 수 있고, 유류분 포기 약정 역시 개시 전에는 효력이 없다(2010다29409). 유류분 반환의 범위와 방식은 유류분에서 확인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각서나 포기서가 있어도 사망 뒤 법정 숙려기간을 따로 확인한다. 포기하려면 상속개시 뒤 법정 숙려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한다(민법 제1041조, 같은 법 제1019조 제1항, 같은 법 제1020조).
-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본다. 기간이 지나면 약정서의 내용과 관계없이 단순승인이다(민법 제1026조 제2호).
- 포기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지 않는다.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1호).
- 누가 언제 알았는지 정리해 둔다. 제한능력자가 아닌 상속인은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알고 이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기간을 센다(2003다43681).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이면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센다(민법 제1020조). 사망일부터 3개월이 지나 청구하면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 밝혀야 한다(대한민국법원 상속포기 서식 「첨부서면 관련」 제2항).
- 관할 법원과 서류를 사망 직후 확인한다.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주민등록지 관할 가정(지방, 지원)법원에 내고(그 주소가 국내에 없거나 알 수 없으면 대법원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 말소된 주민등록등본과 폐쇄가족관계등록부에 따른 증명서를 갖추되 2007. 12. 31. 이전 사망이면 제적등본을 낸다(대한민국법원 상속포기 서식).
- 후순위 상속인이면 선순위 신고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상속이 개시된 이후에는 먼저 또는 동시에 신고할 수 있다(재판예규 제907호 제3조).
- 기간을 놓쳤다면 특별한정승인 요건을 확인한다.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그 밖의 경우는 한정승인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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