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

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민법 제1028조). 채무 자체를 면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재산을 상속재산으로 한정한다.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의 빚이 얼마인지 모를 때 쓰는 방법입니다. 받은 재산 안에서만 빚을 갚겠다고 신청하면, 재산보다 빚이 더 많더라도 내 돈으로 갚지 않아도 됩니다.

요건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고려기간) 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법원(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을 신고한다(민법 제1030조). 여기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은 사망 사실만이 아니라 그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뜻한다(2003다43681). 이 기간은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연장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고려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의제된다(민법 제1026조 제2호).

내가 상속인이 됐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상속재산 목록을 붙여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재산도 빚도 그대로 다 물려받는 단순승인이 됩니다.

특별한정승인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고려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법정단순승인 포함)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여기서 단순승인에는 민법 제1026조 제1호·제2호의 법정단순승인이 포함된다(제3호 은닉·부정소비는 제외된다). 미성년 상속인에게는 성년이 된 후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기산하는 특칙이 있다(같은 조 제4항).

특별한정승인은 단순승인이 된 사실 자체를 없애는 제도가 아니라, 뒤늦게 채무초과를 안 상속인의 책임을 상속재산 범위로 제한하는 구제수단이다. 이미 처분한 상속재산이 있으면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신고해야 하고(민법 제1030조 제2항), 그 가액도 청산 재원으로 고려된다.

효과

상속채무가 존재하는 이상, 한정승인이 인정되어도 법원은 채무 전부에 대한 이행판결을 선고한다. 다만 상속인의 고유재산에는 강제집행할 수 없으므로 판결주문에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를 명시한다(2003다30968). 따라서 잔여 상속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해서는 안 된다. 한정승인을 하고도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아 책임 한도의 유보가 없는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책임범위에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상속인은 한정승인 사실을 들어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수 있다(2006다23138). 다만 판결 주문에 책임 한도가 유보되었는데도 고유재산에 집행이 들어오면 청구이의가 아니라 제3자이의의 소나 즉시항고로 다툰다(2005그128). 또 이처럼 한정승인이 인정되어 책임 한도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채권자는 새 소로 법정단순승인 등 한정승인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을 들어 유보 없는 판결을 다시 구할 수 없다(2012다3197). 한편 채권자가 한정승인 상속인을 대위해 상속등기를 하며 지출한 취득세·법무사보수 등은 상속에 관한 비용이고, 그 비용상환채무도 상속재산 한도로만 책임진다(2019다282104).

한정승인을 해도 빚이 있으면 판결은 납니다. 다만 내 재산으로는 강제집행할 수 없고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만” 집행하도록 판결문에 적힙니다. 판결에 책임 한도가 적혔는데도 내 재산에 집행이 들어오면 제3자이의 등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청산절차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하는 청산을 해야 한다.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안에 일반 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게 2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채권을 신고하도록 공고한다(민법 제1032조). 신고기간이 끝나면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각 채권액 비율로 배당변제하되,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는 해치지 못한다(민법 제1034조). 상속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마친 뒤라야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할 수 있다(민법 제1036조). 변제를 위해 상속재산을 팔아야 할 때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경매한다(민법 제1037조). 공고·최고를 게을리하거나 제1033조부터 제1036조까지의 변제 규정을 어겨 다른 채권자가 변제받지 못하게 되면 한정승인자가 그 손해를 배상한다(민법 제1038조).

상속재산에 관해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가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 상속채권자는 그 담보권자에 우선하지 못한다(2007다77781). 상속부동산에 담보권 실행 경매가 진행되면, 청산절차에서 채권을 신고한 상속채권자라도 집행권원을 얻으면 그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해 일반채권자로 배당받을 수 있다(2010다14599). 다만 상속재산 자체의 형식적 경매에서는 상속채권자가 민사집행법상 배당요구가 아니라 민법의 청산 규정에 따라 변제받아야 하고, 일반채권자인 상속채권자의 배당요구는 허용되지 않는다(2012다33709). 한편 한정승인 청산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상속재산분할청구는 할 수 있다(2011스226).

한정승인을 하면 받은 재산으로 빚을 정리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채권자들에게 신고하라고 공고한 뒤, 재산 범위에서 채권액 비율로 나눠 갚고, 남으면 유증받은 사람에게 줍니다. 순서를 어겨 특정 채권자에게 먼저 갚아 다른 채권자가 못 받으면, 그 손해를 상속인이 물어야 하니 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정당한 상속비용(합리적 장례비 등)으로 상속재산이 소진된 경우, 그 지출을 재산목록에 적지 않았더라도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가 없으면 법정단순승인으로 전환되지 않는다(2003다30968).
  • 재산목록에서 소진된 항목도 지출 내역을 함께 소명해 둔다. 누락은 사해의사 시비를 부른다.
  • 한정승인 수리심판은 상속재산 목록의 정확성이나 채무초과 여부를 민사상 최종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채권자가 나중에 소송에서 효력이나 책임범위를 다툴 수 있으므로, 목록 작성과 채권자 공고·최고 자료를 보존해야 한다(2002다21882).
  • 한정승인을 유효하게 한 뒤 상속재산을 처분해도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적용되지 않아 한정승인은 유효하다(67나2494, 하급심). 다만 그 처분이 상속재산의 은닉·부정소비(같은 조 제3호)에 해당하면 법정단순승인이 될 수 있다(2007다7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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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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