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와 자녀 상속포기 후 손자의 뒤늦은 한정승인

처와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를 한 경우 손자는 다음 순위 상속인이 되며(민법 제1000조),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신고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쉽게 말하면 —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손녀가 상속인이 됩니다. 그 사실을 몰랐더라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신고할 수 있습니다. 소송서류나 채권자 통지를 받고서야 알았다면 그 날이 출발점입니다.

왜 손자는 뒤늦게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가

선순위 상속인(처·자녀)이 모두 상속포기하면 손자가 상속인이 된다는 법리는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와 상속포기의 효과에 관한 같은 법 제1042조 내지 같은 법 제1044조를 종합 해석해야 도출된다. 명시적 규정이 없으므로 일반인이 이 사실을 당연히 안다고 볼 수 없다.

이 글의 사안은 처와 자녀가 모두 포기한 경우다. 이때는 민법 제1043조(포기한 상속분의 다른 상속인 귀속)가 적용되지 않아 후순위인 손자가 상속인이 된다(2020그42 전원합의체 다수의견). 주의할 점은 자녀 전부만 포기하고 배우자가 포기하지 않은 경우는 결론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경우 손자녀로 내려가지 않고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종래에는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았으나(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 위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이 이를 변경했다(2023. 3. 23. 기준). 따라서 본문의 “손자가 상속인이 된다”는 법리는 배우자까지 함께 포기한 사안에 한정해 적용해야 한다.

대법원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을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사망)을 안 날이 아니라,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 해석한다(2003다43681). 따라서 손자는 피상속인의 사망일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신고할 수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사례

대법원 2005다28754 사안에서는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뒤, 채권을 양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손자녀 명의로 상속등기를 대위신청했고 그 대위등기필 통지서가 손자녀 측에 발송되었다. 손자녀의 법정대리인들은 그 통지를 받고서야 자녀들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았고, 그로부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를 신고했다. 대법원은 그 신고를 적법하다고 했다. 선순위자 전원의 포기로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는 법리는 명시적 규정 없이 여러 조문을 종합해야 나오는 것이어서 일반인이 이를 아는 것은 이례에 속한다. 상속포기로 채무를 면하려는 사람이 자녀에게 채무가 넘어갈 것을 알면서 방치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것도 경험칙에 맞다고 보았다.

대전가정법원 2013브25 결정(상속한정승인 항고)은 같은 구조에서 1심이 각하한 한정승인 신고를 2심이 수리했다고 알려진 사건이다. 그러나 결정문의 공식 원문을 law.go.kr과 portal.scourt.go.kr 어디에서도 확보하지 못했다(2026-09-05 확인). 가정법원 항고심 결정은 판례 공개 DB에 실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 사건의 경위와 판단 이유는 여기에 적지 않고, 위 대법원 판결과 2003다43681·2004다33865의 법리로 대신한다. 결정문을 확보하면 보강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기산점은 사망일이 아니라 손자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이다(민법 제1019조). 채권자의 대위등기 통지나 소송서류 송달을 받고서야 안 경우 그 날이 기산점이다(2005다28754).
  • 인지 시점 소명자료를 신고서에 함께 낸다. 기간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이고(민법 제1019조 제1항), 그 「안 날」은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이다(2003다43681). 소송서류 송달일, 채권자 통지 수령일 등 언제 알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첨부한다.
  • 배우자가 포기했는지부터 확인한다. 배우자까지 포기해야 손자가 상속인이 된다(2020그42). 자녀만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어 손자에게 기간이 진행되지 않는다.
  • 선순위자 포기 시 후순위자 포기신고를 함께 챙긴다. 처·자녀가 포기하면서 손자 명의 신고를 빠뜨리면 손자에게 채무가 내려온다. 포기 단계에서 후순위 상속인 전원의 포기 여부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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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8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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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