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를 결정해야 한다(민법 제1019조). 기산점은 ‘상속개시일’이 아니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다. 상속개시를 몰랐으면 숙려기간은 시작되지 않는다.
숙려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가
숙려기간이 지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채무를 무한정 부담하게 된다. 다만 특별한정승인은 예외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숙려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상속개시일은 언제인가
상속개시일은 피상속인의 사망일이다(실종선고·인정사망 포함)(민법 제997조). 후순위 상속인이라도 상속개시일은 사망일로 같다 — 상속포기는 상속개시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042조), 선순위 전원이 포기하면 후순위는 사망 시점부터 상속인이었던 것으로 본다. 선순위 전원이 상속포기를 한 날(법원의 상속포기 심판서를 받은 날)은 상속개시일이 바뀌는 게 아니라, 후순위가 상속인 지위를 취득하는 시점이자 아래 ‘안 날’ 기산의 계기일 뿐이다.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은 언제인가
최선순위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사망 사실을 안 날이다. 사망을 몰랐으면 상속은 이미 개시되었더라도 ‘개시 있음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본다.
후순위 상속인은 사망 사실과 함께 선순위 상속인 전원이 상속포기를 했다는 사실을 안 날이다. 사망일로부터 3개월 이내라면 선순위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하기 전이라도 후순위 상속인이 먼저 상속포기를 할 수 있다.
특별한 경우 — 사망을 뒤늦게 안 경우
부모·자녀 간이라도 이혼 후 장기간 별거, 해외 체류, 연락 두절 등의 사유로 사망 사실을 몰랐다면 사망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했더라도 숙려기간이 아직 진행 중일 수 있다.
형제자매 등 후순위 상속인이 채권자의 통지를 받고서야 선순위 전원의 상속포기를 알게 된 경우, 그 날로부터 3개월의 숙려기간이 시작된다.
배우자와 자녀만 상속포기하고 미성년 손자손녀를 빠뜨린 경우, 손자손녀는 본인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숙려기간이 시작된다. 뒤늦게라도 상속포기가 가능하다.
미성년 상속인에게는 별도의 한정승인 기회도 있다. 미성년자가 상속채무 초과 상속을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성년이 된 후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제4항, 신설 2022.12.13). 미성년 때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못했거나 할 수 없었던 경우에도 같다.
실무 메모
숙려기간의 기산점은 법원·채권자가 주장하는 ‘사망일’과 다를 수 있다. 상속포기 신청 시 기산일을 ‘사망 사실을 안 날’로 소명하는 서면(경위서, 연락 두절 경위 등)을 첨부하면 기간 도과 주장에 대응할 수 있다.
후순위 상속인이 뒤늦게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았다면 지체 없이 상속포기를 진행해야 한다. 3개월은 안 날부터 다시 기산되지만, 소명 없이 방치하면 불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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