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와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를 한 경우 손자는 다음 순위 상속인이 되며(민법 제1000조),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신고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왜 손자는 뒤늦게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가
선순위 상속인(처·자녀)이 모두 상속포기하면 손자가 상속인이 된다는 법리는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와 상속포기의 효과에 관한 민법 제1042조 내지 제1044조를 종합 해석해야 도출된다. 명시적 규정이 없으므로 일반인이 이 사실을 당연히 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을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사망)을 안 날이 아니라,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 해석한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 따라서 손자는 피상속인의 사망일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신고할 수 있다.
대전가정법원 2013브25 사건 — 1심 각하, 2심 수리
경위
- 피상속인: 2010. 1. 9. 사망
- 2.: 처와 아들 2명이 상속포기 신고, 같은 해 5. 3. 수리
- 손자(청구인)는 그 후에도 별도 신고를 하지 않고 있었음
- 13.: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피상속인에 대한 구상금 소송에서 피고를 손자로 변경하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제출, 2013. 3. 18. 손자의 법정대리인에게 송달됨
- 28.: 송달로부터 10일 만에 한정승인 신고
1심은 신고기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2심은 1심을 취소하고 한정승인 신고를 수리하였다.
2심의 판단 요지
2심은 다음 세 가지를 종합하여 한정승인 신고가 적법하다고 보았다.
- 손자가 상속인이 된다는 법리는 명시적 규정 없이 해석으로만 도출되므로, 일반인이 이를 당연히 안다고 볼 수 없다.
- 아버지(이△△)가 자신의 상속을 포기하면서도 아들(청구인) 명의의 포기신고를 별도로 하지 않은 것은, 아들이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 청구인의 법정대리인은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송달받은 2013. 3. 18.에야 비로소 청구인이 상속인임을 알았고, 그로부터 10일 만에 신고하였으므로 3개월 이내의 적법한 신고다.
실무 메모
이 결정은 동일한 법리임에도 1심이 각하하고 2심이 수리한 사례다. 법원 실무가 통일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손자에게 상속포기·한정승인을 안내할 때는 “하급심에서 각하될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
숙려기간 기산점은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인데, 실무에서는 그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소명할 자료(소송서류 송달일, 채권자 통지 수령일 등)를 신고 시 함께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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