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처분, 재산목록 누락으로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효력 부인(2009다84936)

상속포기·한정승인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거나, 한정승인 시 재산목록에 상속재산을 고의로 누락하면 법정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상속포기·한정승인의 효력이 부인된다(민법 제1026조).

어떤 행위가 법정단순승인을 유발하는가

민법 제1026조는 법정단순승인 사유 세 가지를 정한다.

  1.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1호)
  2. 숙려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않은 때(2호)
  3.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은 때(3호)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것은 1호와 3호다.

상속포기 전 처분행위는 왜 무조건 단순승인이 되는가

민법 제1026조 1호는 처분행위 시점을 불문하지 않는다. 상속인이 상속포기 신고 전에 피상속인의 채권을 추심하여 변제받는 행위도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 1은 상속포기 신고 전에 망인의 소외 2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1,000만 원을 추심하여 수령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보아 피고 1이 그 시점에 이미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이후의 상속포기 신고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상속포기 후 처분행위는 어떻게 다른가

상속포기 에 한 처분행위는 민법 제1026조 3호에만 해당 여지가 있다. 3호는 ‘은닉’·’부정소비’·’고의 재산목록 미기입’으로 한정한다.

‘은닉’이란 상속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이고, ‘부정소비’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것이다(2003다63586).

이 사건 피고 2는 상속포기 신고·수리가 완료된 이후에 망인의 채무자 소외 3으로부터 부동산 매매대금 1,000만 원을 수령하여 공동상속인인 피고 3의 계좌에 입금하였다. 법원은 이를 상속재산의 관리에 지나지 않고, 재산 가치를 상실시키거나 고의로 은닉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 2의 상속포기를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피고 1과 피고 2의 결론이 갈린 이유는 처분 시점이 상속포기 전이냐 후이냐 하나뿐이다.

재산목록 누락은 언제 법정단순승인이 되는가

민법 제1026조 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란, 한정승인을 하면서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2003다30968). 단순한 착오나 부지(不知)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피고 3은 한정승인 신고 전부터 망인의 소외 3에 대한 부동산 매매대금채권의 존재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정승인 재산목록에 이를 기입하지 않았고, 신고 직후 소외 3과 매매잔대금 1억 4,000만 원 정산 합의까지 마쳤다. 법원은 피고 3이 고의로 재산목록에서 채권을 누락한 것으로 보아 단순승인으로 간주하였다.

실무 메모

상속포기·한정승인 전에 피상속인의 채권을 추심하는 행위는 명백한 처분행위다. 상속인들이 채무 정리나 금전 수령을 먼저 처리한 뒤 상속포기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 순서가 뒤바뀌면 포기 자체가 무효가 된다.

한정승인 재산목록 작성 시에는 존재를 아는 채권·채무를 전부 기재해야 한다. 채권자를 불리하게 하려는 의도 여부가 관건이므로, 사전에 인지한 채권이 누락되면 고의 누락으로 인정될 위험이 크다. 재산목록은 신중하게, 파악한 전 재산을 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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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판례·예규 원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 해설 ⓒ 신우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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