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효(遡及效)란 어떤 법률효과가 그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시점 이전, 즉 과거 특정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효력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 오늘 어떤 법률적 사건이 생겼는데, 그 효력이 오늘이 아니라 예전 특정 날부터 인정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속포기를 신고하면 오늘 신고한 것이지만, 효과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로 거슬러 올라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됩니다.
소급효의 반대는 장래효(將來效)다. 장래효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만 효력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민법은 원칙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하는 경우와 인정하지 않는 경우를 장면별로 구분해 두고 있다.
어떤 경우에 소급효가 생기나?
법률행위의 취소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민법 제141조). 취소의 의사표시가 이루어지는 시점은 계약 이후이지만, 그 효과는 계약 당시로 소급해 계약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처리한다.
사기를 당해 부동산을 판 뒤 1년 후 취소했다면, 취소 후부터가 아니라 계약한 날부터 그 계약이 무효였던 것으로 됩니다. 상대방은 받은 부동산을 돌려줘야 합니다.
계약의 해제
계약 해제의 경우,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의 의무를 진다(민법 제548조). 해제의 효과에 관해 학설과 판례가 다소 다투나, 원상회복의무 자체가 계약 당시 상태로의 복귀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소급효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다만 민법 제548조는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제한을 두어, 소급효를 선의의 제3자에게는 주장할 수 없도록 한다.
해지(해약고지)는 이와 다르다.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은 장래에 대하여 효력을 잃는다(민법 제550조). 해지는 소급효가 없다.
해제와 해지는 한 글자 차이지만 효과가 다릅니다. 임대차계약을 해제하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해지하면 그 시점 이후로만 계약이 끝납니다. 임대차처럼 이미 사용·수익이 일어난 계약은 보통 해지만 가능합니다.
추인의 소급효
무권대리 행위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다른 의사표시가 없으면 계약 당시로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33조). 본인이 나중에 동의하면 처음부터 유효한 행위였던 것으로 된다.
소멸시효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67조). 시효가 완성되면 채권은 시효 기산일로 거슬러 올라가 소멸한 것으로 본다.
취득시효
취득시효에 의한 소유권 취득의 효력은 점유를 개시한 때에 소급한다(민법 제247조). 시효가 완성되면 취득 시점이 점유를 시작한 날로 소급된다.
상속 관련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민법 제1042조). 상속재산 분할도 상속개시 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가진다(민법 제1015조). 인지는 그 자의 출생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860조).
상속포기를 법원에서 받아들이면, 포기한 사람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부터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됩니다. 이 때문에 포기한 뒤에 받은 재산도 반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급효가 없는 경우
모든 취소·무효가 소급효를 갖는 것은 아니다. 민법은 몇 가지 경우에 소급효를 명시적으로 배제한다.
- 혼인 취소: 혼인 취소의 효력은 기왕에 소급하지 않는다(민법 제824조). 이미 형성된 혼인 관계의 법률적 사실을 소급해 부정하는 것이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 해지: 위에서 본 것처럼 계속적 계약의 해지는 장래를 향해서만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50조).
- 소급과세 금지: 국세 의무가 성립한 이후 새로운 세법으로 소급하여 과세할 수 없다(국세기본법 제18조 제2항). 조세법에서 소급입법에 의한 과세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제3자 보호와의 관계
소급효를 인정하면 중간에 거래관계를 형성한 제3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민법은 소급효를 인정하면서도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단서를 반복적으로 두고 있다(민법 제133조, 민법 제548조, 민법 제860조, 민법 제1015조). 선의의 제3자는 소급효에 대항할 수 없는 입장이 되는 것을 막아 거래 안전을 보호한다.
취소·해제 전에 해당 부동산을 제3자에게 팔았다면, 그 제3자가 사정을 몰랐을 경우에는 소급효를 주장해 “처음부터 무효이므로 내 것이오”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거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취소와 해제는 소급효가 있어 원상회복의무가 발생하지만, 해지는 소급효가 없다. 계속적 계약(임대차·고용 등)에서 해제를 주장하면 상대방이 이미 이행한 부분까지 반환 문제가 생기므로, 계속적 계약에서는 해제보다 해지가 적합하다.
- 상속포기의 소급효는 상속세 신고·납부 기산 기준과 연결된다. 상속포기자는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므로 상속세 납부의무도 원칙적으로 없다. 다만 실무에서 신고·납부 기한 내 처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가 이미 이행된 경우 소급효로 인해 부당이득 반환청구 문제가 생긴다. 취소 후 반환범위는 민법 제141조 단서(제한능력자의 현존이익 한도)를 함께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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