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의무의 상속은 피상속인에게 이미 부과되었거나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지방세가 상속 개시 후 상속인이나 상속재산관리인에게 승계되는 문제다. 국세는 상속인이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국세와 강제징수비를 납부할 의무를 진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지방세도 같은 구조로 상속으로 얻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의무가 승계된다(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 이 제도는 상속의 포괄승계 원칙(민법 제997조, 민법 제1005조)과 조세채권 확보의 필요를 조화시키는 규정이다. 헌법재판소도 상속으로 권리·의무가 포괄승계되는 구조 자체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다(2003헌가13).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에게 밀린 세금이 있으면 상속인이 무조건 자기 돈으로 전부 갚는 구조는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 안에서만 국세와 지방세 납부의무가 이어집니다.
납세의무의 상속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세금을 자기 고유재산으로 무제한 변제한다는 뜻이 아니다. 국세기본법과 지방세기본법은 승계되는 납세의무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 안에 묶는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 대법원도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체납국세를 승계하더라도 그 책임은 상속으로 얻은 재산가액의 한도로 제한된다고 보았다(81누162). 다만 한도 안에서 승계한 세금을 상속인이 납부하지 않으면, 그 징수를 위한 압류는 상속재산에 한정되지 않고 상속인의 고유재산에도 미친다(81누162).
상속세와 어떻게 다른가
납세의무의 상속과 상속세는 이름은 비슷해도 발생 원인과 계산 구조가 다르다. 납세의무의 상속은 피상속인이 생전에 부담하던 소득세·부가가치세·재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 체납액 등 기존 조세채무가 승계되는 문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한 재산 이전 자체를 과세원인으로 상속인에게 새로 성립하는 세금이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두 세금은 계산 기초도 다르다. 상속세 과세가액은 상속재산가액에서 채무·공과금·장례비용 등을 빼고 사전증여재산 등을 더해 산정하며(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4조), 신고기한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 제1항). 반면 납세의무의 상속에서 말하는 한도액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두 계산은 서로 연결될 수 있으나 같지 않다. 그래서 상속세 신고자료만으로 피상속인의 기존 체납세액 승계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상속세는 상속 때문에 새로 생기는 세금입니다. 납세의무의 상속은 돌아가신 분이 이미 냈어야 할 세금이 상속인에게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상속세를 신고했다고 해서 고인의 밀린 세금 문제까지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승계 한도는 어떻게 산정하나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가액은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상속받은 부채총액과 상속으로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를 빼서 산정한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자산과 부채의 평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평가규정을 준용한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대법원은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되는 체납국세액 자체는 한도 계산에서 빼는 부채총액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81누162). 승계 체납액을 부채로 공제하면 한도가 부당하게 줄기 때문이다.
지방세도 기본 구조는 국세와 같다. 상속인은 상속으로 얻은 재산의 한도에서 지방세 납부의무를 승계하고(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 한도 산정에서 상속으로 취득한 적극재산과 공제되는 채무를 구분한다. 국세와 지방세는 관할기관과 절차가 다르므로 각각 별도로 조회한다.
한도를 계산할 때는 물려받은 재산에서 물려받은 빚과 상속세를 뺍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고인이 남긴 밀린 세금 자체는 이때 빼는 ‘빚’에 넣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밀린 세금이 바로 상속인이 한도 안에서 갚아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인이 2명 이상이면 승계된 국세·지방세는 각 상속인이 법정상속분 등에 따라 나누어 계산한 뒤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연대하여 납부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3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3항).
상속세 자체의 연대납부의무는 이와 별개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따로 정한다. 상속세는 상속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하며(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제3항), 대법원은 그 한도가 다른 공동상속인의 납부 여부에 따라 변동되지 않는다고 보았다(2014두3471). 과세관청이 한도를 명시하지 않고 상속세 전액에 관해 징수고지를 하면, 상속인은 그 한도를 다투기 위해 징수고지를 대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2014두3471). 이 한도에는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사전증여재산도 포함되고, 다만 그에 상응하는 증여세액은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한다(2016두1110).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무상이전이라는 실질이 같기 때문이다.
두 연대납부는 모두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한도로 삼는 점은 같으나, 승계된 기존 국세·지방세냐 새로 성립하는 상속세냐에 따라 근거 규정이 나뉜다.
공동상속인이 있으면 대표자 신고 절차도 확인한다. 각 상속인은 그들 중에서 세금을 납부할 대표자를 정해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고(국세기본법 제24조 제3항,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신고는 상속개시일부터 30일 이내에 한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신고가 없으면 세무서장이 상속인 중 1명을 대표자로 지정할 수 있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지방세도 대표자 신고 구조가 같다(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3항).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각자 자기 몫만큼 나눠 부담하되, 자기가 받은 재산 한도에서는 서로 연대해 책임집니다. 생전에 미리 증여받은 재산이 있으면 그것도 한도 계산에 들어갑니다. 다만 그 증여에 대해 이미 낸 증여세는 빼줍니다.
보험금 특칙
보험금은 원래 상속재산이 아니라 보험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취급될 수 있어, 세금 회피에 이용될 여지가 있다. 대법원은 구 국세기본법의 해석상 상속을 포기한 자가 받은 보험금은 곧바로 ‘상속으로 받은 재산’에 해당하지 않고,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자는 국세 승계 대상인 ‘상속인’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2013두1041).
이 판례 뒤 입법자는 보험금을 이용한 조세채무 회피를 별도로 규율했다. 현행 국세기본법과 지방세기본법은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수익자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를 특칙으로 두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일정한 보험금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으로 보아 승계 한도에 넣는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2항). 한정승인·포기한 상속인이 받은 보험금은 전액이, 피상속인이 체납 상태에서 보험료를 납입한 경우에는 법정 산식에 따른 보험금 상당액이 한도에 포함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2항). 그래서 보험금은 상속재산 목록과 별도로 조사해야 한다.
예전에는 밀린 세금을 피하려고 상속은 포기하면서 보험금만 챙기는 경우를 막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법이 이를 특칙으로 막아,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받은 보험금은 세금 승계 한도에 넣도록 하고 있습니다.
상속포기·한정승인의 영향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상속포기 중 하나를 선택한다(민법 제1019조 제1항). 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제도이고(민법 제1028조), 상속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민법 제1042조).
조세채무 승계에서도 이 선택은 의미가 있으나, 세금 승계는 민법과 별도로 국세기본법·지방세기본법이 규율한다. 상속을 적법하게 포기하면 국세 승계 대상인 상속인에서 빠지지만(2013두1041), 보험금 특칙은 상속포기와 무관하게 따로 검토해야 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한정승인은 민법상 채무 변제범위를 제한하는 제도일 뿐이므로(민법 제1028조), 한정승인 심판문만으로 국세·지방세의 승계 한도 계산이 끝나지 않는다. 상속재산목록·체납세액·보험금·상속세 부담액을 함께 대조해야 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피상속인의 국세 체납은 홈택스·관할 세무서, 지방세 체납은 위택스·지방자치단체로 각각 조회한다. 국세는 본세·가산세·강제징수비, 지방세는 본세·가산금·체납처분비를 구분한다.
- 고지서·독촉장·압류통지서·공매통지서의 송달 여부를 확인한다. 징수절차상 고유한 하자는 후속 체납처분과 별도로 다툴 수 있다(81누162, 2014두3471).
- 상속인이 실제 받은 적극재산(부동산·예금·주식·가상자산·환급금·대여금채권)을 확정하고, 승계되는 체납세액을 일반 상속채무와 혼동하지 않는다(81누162).
- 보험금은 수익자·계약자·보험료 납입자와 피상속인의 체납 시점을 대조해 특칙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2항).
- 공동상속이면 상속분·실제 분할 내용·각자 승계 한도·연대납부 범위를 구분하고, 대표자 신고 여부를 확인한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2조).
- 상속세 신고 문제와 피상속인의 기존 체납세액 승계 문제는 별도 항목으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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