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판결의 대세효

가사판결의 대세효란 가류 또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청구를 인용한 확정판결의 효력이 소송당사자 아닌 제3자에게도 미치는 것이다. 조문은 “가류 또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청구를 인용(認容)한 확정판결은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적는다(가사소송법 제21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은 확정판결의 효력이 당사자와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게 미친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사람에 대한 확정판결이 그 다른 사람에게도 미친다고 정한다. 제21조 제1항은 그 범위를 제3자 일반으로 넓힌 특칙이고, 조문 제목도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특칙”이다.

넓어지는 것은 효력이 미치는 사람의 범위다. 무엇에 기판력이 생기는지는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그대로여서,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쉽게 말하면 — 혼인무효나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처럼 신분을 정하는 소송에서 청구를 받아들인 판결이 확정되면, 판결 주문이 정한 신분관계는 당사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통합니다(대세효). 가족관계가 사람마다 다르게 인정되면 등록부도 상속도 정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통하는 것은 주문으로 정해진 신분관계이고, 판결 이유에 적힌 사실 판단이나 그 뒤에 따라오는 상속·급여 문제까지 함께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세효는 판결의 효력이 누구에게 미치는지를 정할 뿐, 신분변동이 언제부터 효력을 갖는지나 이미 권리를 취득한 제3자를 보호할지는 각 실체법 조문이 따로 정한다. 무효인 혼인은 처음부터 효력이 발생하지 않지만(민법 제815조·2020므15896), 혼인취소의 효력은 소급하지 않는다(민법 제824조). 상속권 상실은 상속개시 때로 소급하되 확정 전에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치지 못한다(민법 제1004조의2 제6항). 따라서 대세효만으로 과거 법률관계가 유지되는지 소급해 사라지는지를 정할 수 없다.

2021므13354는 양친자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인용판결이 확정되면 확정일 이후부터 양친자관계를 주장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확정판결과 반대되는 신분관계를 주장할 수 없다는 판시이고, 그 신분변동의 소급효나 실체법상 효력 발생 시점을 직접 정한 판시로 확대하지 않는다.

왜 인용판결에만 미치나

제21조 제1항은 “청구를 인용(認容)한 확정판결”만 제3자 효력의 대상으로 삼는다. 청구를 배척한 판결에는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패소한 원고 본인은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의 기판력에 막힌다. 그 기판력은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작용하므로 그 뒤에 새로 생긴 사유로 하는 청구까지 막는 것은 아니다(기판력의 시적 범위). 제21조 제2항은 여기에 다른 제소권자의 재소 제한을 더한다. 효력이 한쪽 방향으로만 확장되므로 편면적 대세효라 부른다.

근거는 신분관계의 획일확정이다. 혼인이 무효라는 판결이 어떤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면 가족관계등록·상속·부양이 사람마다 달라진다. 가정법원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판결 또는 심판이 확정되거나 효력을 발생하면 지체 없이 가족관계등록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등록을 촉탁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9조). 반대로 배척판결까지 제3자를 묶으면 소송에 관여하지 못한 다른 제소권자가 다툴 기회를 잃는다.

후속 법률관계에 미치는 방식

2020므15896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혼으로 혼인관계가 해소된 뒤에도 혼인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보아 종전 판례를 변경했다. 그 이유에서 대법원은 혼인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기판력이 당사자뿐 아니라 제3자에게도 미친다는 점을 들었다. 그래서 “제3자는 다른 일방을 상대로 일상가사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고 적었다.

이는 주문으로 확정된 신분관계(혼인무효)가 다른 법률관계의 선결문제로 작용한 결과다. 판결이 연대책임 같은 후속 법률관계 자체를 주문으로 확정한다는 뜻이 아니므로,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가 주문에 한정된다는 것과 어긋나지 않는다.

구법에 따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심판 뒤의 국가유공자 자녀 해당 여부가 문제 된 2021두38635도 같은 구조를 확인했다. 대법원은 원고와 행정청 및 법원이 확정심판과 반대되는 신분관계를 주장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제21조 제1항의 대상은 가류와 나류 모두다. 형성력은 판결로 법률관계를 발생·변경·소멸시키는 효력이고, 제21조 제1항은 인용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사람을 넓히는 특칙이다. 특히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이나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처럼 확인을 구하는 사건에도 제3자 효력이 생긴다는 데 실익이 있다. 무효의 소를 비롯한 개별 소의 성질에 관한 학설 분류를 이 조항이 정하는 것은 아니다.

청구를 받아들인 판결만 제3자에게 효력이 미칩니다. 청구를 물리친 판결은 제3자를 직접 묶지 않습니다. 대신 같은 소를 낼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소송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이 다시 소를 내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어느 사건에 미치나

가류·나류 가사소송사건에만 미친다(가사소송법 제21조 제1항). 가류는 혼인·이혼·인지의 무효,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입양·파양의 무효이다. 나류는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 혼인·이혼의 취소, 재판상 이혼, 아버지의 결정, 친생부인, 인지의 취소·이의, 인지청구, 재판상 파양, 파양의 취소, 입양·친양자 입양의 취소와 친양자 파양, 상속권 상실 선고 등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나목). 전체 열거는 가사사건의 종류에 있다.

다류 가사소송사건과 가사비송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류는 약혼 해제·사실혼관계 부당 파기, 혼인·이혼·입양·파양의 무효나 취소 또는 이혼·파양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원상회복 청구와, 민법 제839조의3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원상회복 청구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목).

손해배상 청구는 조문이 “제3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한다”고 적으므로, 이혼을 원인으로 하여 상간자에게 구하는 위자료 청구도 다류다(2025므10716). 다만 이혼과 무관하게 부부공동생활 중 생긴 개별 부정행위를 불법행위로 보아 구하는 손해배상 청구는 통상의 민사사건이다(같은 판결).

어느 쪽인지는 당사자의 의사, 혼인관계 유지 여부, 협의이혼의 성립 여부 또는 재판상 이혼 청구가 있었는지, 그 소송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2025므10716 판결). 자기 사건이 다류인지 민사인지가 이 기준으로 정해진다.

가사비송과 사실혼

가사비송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제2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별 가사비송 심판이 제3자와의 관계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는 그 심판의 근거 조문과 효과 규정으로 따로 판단한다. 예컨대 실종선고는 민법 제28조가 실종기간 만료 때 사망한 것으로 보는 효과를 직접 정한다. 성년후견개시를 비롯한 다른 라류 심판까지 형성력만을 이유로 모두 같은 대세효가 있다고 일반화한 조문이나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실혼은 두 자리에 나뉘어 있다. 관계의 존부 자체를 확인하는 사건은 나류 1)이라 인용판결에 제21조 제1항이 붙고, 부당 파기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원상회복 청구가 다류 1)이다. 확인판결이 대세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혼인관계의 존재이고, 그 확정만으로 법률혼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혼인은 신고해야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812조 제1항).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의 재판이 확정되면 소를 제기한 사람이 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재판서 등본과 확정증명서를 붙여 혼인신고를 하여야 한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2조·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1조). 정당한 사유 없이 그 기간을 넘긴 데에는 5만원 이하 과태료가 붙지만, 제72조가 기간 경과를 신고권 소멸로 정하지는 않는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22조). 대세효와 법률혼 성립을 위한 신고는 별개 절차다(상세는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의 소).

다류도 가사소송이므로 가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이 먼저 적용되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부분만 민사소송법에 따른다(가사소송법 제12조 본문). 아래에서 볼 심리 특칙(제12조 단서)은 가류·나류에만 걸린다. 신분 사건과 다류 사건을 병합해 하나의 판결로 재판하더라도(가사소송법 제14조) 대세효는 가류·나류 부분에만 붙는다.

위자료처럼 돈을 다투는 부분에는 대세효가 없습니다. 이혼과 위자료를 한꺼번에 재판받아도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은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 확정된 부분입니다. 재판상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원고 본인은 기판력 문제를 먼저 봅니다. 다른 제소권자의 재소 제한은 그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럿인 사건에서 문제 됩니다.

조정으로 끝난 사건

나류·다류 가사소송사건과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조정전치라서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이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 신청 없이 소를 제기해도 각하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이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고, 공시송달이 아니면 당사자를 소환할 수 없거나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회부하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가류는 조정전치의 대상이 아니다.

제21조 제1항은 문언상 “청구를 인용한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하므로 조정 자체에 적용되는 조항은 아니다.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지만(가사소송법 제59조 제2항 본문·민사소송법 제220조·2019다214071), 조정이혼으로 혼인관계가 해소되는 효과는 기판력의 인적 범위를 넓히는 제21조가 아니라 신분변동의 효력 문제다.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한 조정은 효력이 없다(가사소송법 제59조 제2항 단서).

어느 사항이 그에 해당하는지는 사건의 가류·나류 분류가 아니라 당사자가 그 사항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친생자관계 존부 같은 가류 청구뿐 아니라 나류인 인지청구권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도 효력이 없다(98므1698). 반면 이혼 자체는 조정으로 성립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므15896은 이혼조정 성립 후 이혼신고가 된 사안이고, 2025므10716도 소송 계속 중 이혼조정이 성립한 사안이다.

다만 두 판결은 조정이혼의 정확한 효력 발생 시점이나 신고의 성질을 판시한 사건이 아니므로, 이 글에서는 그 시점을 단정하지 않는다. 이 글의 주제인 대세효와 별개로 신고서류와 기산점은 조정조서의 내용과 가족관계등록 절차에 따라 확인한다. 재판상 이혼 판결은 확정일부터 1개월 내 신고가 원칙이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8조·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8조).

청구가 배척되면 다른 제소권자는 어떻게 되나

“제1항의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다른 제소권자는 사실심의 변론종결 전에 참가하지 못한 데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지 아니하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가사소송법 제21조 제2항). 배척판결의 효력을 제3자에게 미치게 하는 대신 재소를 막는 형식이다.

제2항의 재소 제한이 앞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뒤 새로 생긴 사유나 별개의 무효·취소 사유에 미치는지를 정면으로 정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문만으로 그런 사유의 재소가 허용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조문이 막는 것은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고, 소송요건 흠으로 각하된 판결까지 포함되는지를 정한 판례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른 제소권자의 범위

“다른 제소권자”는 법이 그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한 사람 가운데 그 소송의 원고가 아니었던 사람이다. 혼인무효·이혼무효의 소라면 당사자·법정대리인·4촌 이내의 친족이다(가사소송법 제23조). 제23조는 인지무효의 소에 준용되고(가사소송법 제28조), 입양무효·파양무효의 소에도 준용된다(가사소송법 제31조).

다만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는 제23조가 준용되지 않으므로, 그 제소권자는 민법 제865조 제1항이 정한다. 대법원은 그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같은 항이 든 규정에 따라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되고, 민법 제777조의 친족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했다(2015므8351 전원합의체). 같은 항이 든 민법 제862조를 통해 이해관계인은 제소권자가 된다. 여기서 이해관계인은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일정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하는 등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다(같은 판결).

제777조의 친족이라는 자격만 가진 사람은 제소권자가 아니므로 제21조 제2항의 재소 제한도 받지 않는다. 다만 같은 친족이라도 제865조 제1항이 든 규정에 따라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거나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면 제소권자가 된다. 그 경우 제21조 제2항의 문언상 재소 제한 대상에 든다 — 이 마지막 연결은 조문의 적용이고, 위 판결이 재소 제한을 판시한 것은 아니다.

나류 사건에도 제21조는 그대로 걸리고, 나류 역시 제소권자가 여럿인 유형이 많다. 친생부인의 소는 부부 한쪽 외에 요건을 갖춘 성년후견인·유언집행자·직계존속·직계비속이 낼 수 있다(민법 제846조·민법 제848조·민법 제850조·민법 제851조). 인지청구의 소는 자와 그 직계비속 또는 법정대리인이 낸다(민법 제863조). 혼인취소는 사유마다 청구권자가 따로 정해져 있다. 중혼 취소는 당사자와 배우자·직계혈족·4촌 이내 방계혈족·검사까지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18조). 상속권 상실 선고의 청구권자 구조는 상속권 상실 선고가 정리한다.

제소기간은 사건별로 다르다

나류 사건을 들고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자기 사건 유형의 제소권자 조문에서 “다른 제소권자”를 확인한 뒤 기간을 계산한다. 인지청구는 부 또는 모가 사망하면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하여야 한다(민법 제864조).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제소하면 대리인이 사망 사실을 안 날이 기산점이지만, 미성년 동안 대리인이 제소하지 않았다면 자녀는 성년이 된 뒤 자신이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소할 수 있다(2021므13279).

친생자관계존부확인도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때에는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한다(민법 제865조 제2항). 친생부인의 소는 부 또는 처가 내는 경우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이다(민법 제847조 제1항).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친생부인권은 부가 자녀 출생 전에 사망했거나 부 또는 처가 제847조 제1항의 기간 안에 사망한 경우에만 생기고,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이다(민법 제851조).

재판상 이혼의 제840조 제6호 사유는 안 날부터 6개월, 사유가 있은 날부터 2년이다(민법 제842조).

상속권 상실 선고는 청구 경로가 셋이다.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실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유언집행자가 청구해야 한다. 이 경로의 사유에는 피상속인뿐 아니라 그 배우자·직계혈족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나 심히 부당한 대우도 포함된다(민법 제1004조의2 제1항 제2호). 그런 유언이 없으면 공동상속인이 사유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내에 청구하는데, 이 경로의 범죄행위·부당대우 사유는 피상속인에 대한 행위로 좁다(같은 조 제3항 제2호). 청구할 공동상속인이 없거나 모두에게 제3항의 사유가 있으면 상실 확정으로 상속인이 될 사람이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사유가 있어도 당연히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가정법원은 행위의 경위·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 규모와 형성과정 등을 종합해 청구를 인용하거나 기각할 수 있다(같은 조 제5항). 제3항의 6개월은 공동상속인 청구에 명문으로 붙지만 제4항 청구에는 같은 기간을 준용한다는 평시 규정이 없고, 그 기간을 정한 대법원 판례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경과사건은 따로 본다. 현행 확대 규정은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로서 시행 전에 상실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던 경우에도 적용된다. 2024년 4월 25일 이후 2026년 3월 17일 전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에서 제3항 사유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시행 전에 이미 알았다면 6개월 특례가 적용된다. 공동상속인뿐 아니라 제4항에 따라 상속인이 될 사람도 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법률 제21454호 부칙 제2조·제4조). 공동상속인이 시행 뒤에 알았다면 제3항 본문의 원칙에 따라 그 안 날부터 계산한다(상세는 상속권 상실 선고).

혼인취소도 사유별 기간을 따로 본다. 동의 없는 혼인은 19세가 된 후 또는 성년후견 종료 후 3개월이 지나거나 혼인 중 임신하면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819조). 혼인으로 성년자로 보는 민법 제826조의2의 성년의제와 제819조의 19세 기준을 섞지 않는다. 악질 등 사유는 상대방이 그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사기·강박은 사기를 안 날이나 강박을 면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822조·민법 제823조). 제소권자에 든다는 것과 기간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별개다.

사실심 변론종결 전 참가

제2항이 정한 기준시는 사실심의 변론종결 전이므로, 재소 제한을 피하려면 그 전에 참가해 두거나 참가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사실심”은 법률심인 상고심과 대비되는 말로 항소심까지를 포함한다. 항소 없이 제1심에서 확정되면 제1심 변론종결이 마지막 기회이고, 항소심이 계속 중이면 그 사실심 변론종결 전까지 참가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항소 여부를 제3자가 좌우할 수 없으므로 사건을 제1심 중에 알았다면 제1심 변론종결 전을 기준으로 준비한다. 조문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 이상 이에 걸리는 소는 본안에 들어가지 못한다.

검토되는 참가 방식은 둘이지만, 어느 방식이 제21조 제2항의 “참가”를 충족하는지는 정면 판례가 확인되지 않는다. 소송목적이 한쪽 당사자와 그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면 공동소송인으로 참가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83조 제1항), 공동소송참가는 판결의 효력이 제3자에게도 미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일반 판례가 있다(2001다13013). 그러나 그 판결은 가사사건이나 제21조 제2항을 적용한 사건이 아니다. 제21조의 효력은 인용판결에만 확장되므로 참가 신청 당시 아직 결론을 알 수 없는 사건에서 이 요건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소송결과에 이해관계가 있어 보조참가를 신청한 경우(민사소송법 제71조) 재판의 효력이 참가인에게도 미치면 공동소송적 보조참가가 되어 민사소송법 제67조·민사소송법 제69조가 준용된다(민사소송법 제78조). 제78조는 참가 신청의 근거가 아니라 이미 한 보조참가의 지위를 정한 규정이다. 편면적 대세효 아래에서 그 지위를 미리 확정할 수 있는지, 보조참가만으로 제21조 제2항의 참가가 되는지도 확인된 대법원 판례가 없다.

원고가 절차를 계속할 수 없게 된 때

가류·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원고가 사망이나 그 밖의 사유로 소송 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없게 되면 다른 제소권자가 승계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16조 제1항). 다만 원고가 소송능력을 상실한 경우는 조문이 명시적으로 제외한다(같은 항 괄호). 이 경우는 승계가 아니라 소송절차의 중단으로 처리되어, 소송능력을 회복한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이 된 사람이 수계한다(민사소송법 제235조). 소송대리인이 있으면 중단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238조). 승계신청은 승계 사유가 생긴 때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하고, 그 기간에 신청이 없으면 소가 취하된 것으로 본다(가사소송법 제16조 제2항·제3항). 취하 간주는 배척판결의 확정이 아니므로 제21조 제2항의 재소 제한이 걸리지 않는다.

나류 사건이라고 모두 승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부부의 일신전속 권리로 보았다. 이혼소송 계속 중 배우자 일방이 사망하면 상속인이 그 절차를 수계할 수 없고, 검사가 수계할 특별한 규정도 없어 이혼소송이 종료된다고 했다(94므246 — 그 사건에서 사망한 사람은 원심피고였다). 같은 판결은 이혼의 성립을 전제로 이혼소송에 부대한 재산분할청구 역시 이를 유지할 이익이 상실되어 이혼소송의 종료와 동시에 종료한다고 했다. 병합된 재산분할이 따로 살아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승계할 다른 제소권자가 없는 사건에서는 제16조가 작동할 자리가 없다 — 이 정리는 위 판결의 판시가 아니라 조문 구조에서 나오는 설명이다.

같은 신분관계를 다툴 수 있는 사람이 여럿일 때, 먼저 낸 청구를 배척한 판결이 확정되면 다른 제소권자는 원칙적으로 다시 소송을 낼 수 없습니다. 앞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뒤 새로 생긴 사유나 별개의 사유가 재소 제한에서 벗어나는지를 정면으로 정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 문장만으로 제한 범위를 좁히지 않습니다. 소송요건 흠으로 각하된 판결까지 여기의 배척판결에 포함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참가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예외가 되는데, 무엇이 정당한 사유인지를 정한 판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심리 특칙과 어떻게 맞물리나

대세효가 붙는 사건에서는 당사자가 인정하거나 다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결론을 내는 장치가 빠진다. 제3자에게까지 미치는 효력을 당사자의 태도만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가류·나류 사건에는 청구의 인낙(민사소송법 제220조 중 인낙 부분)과 자백(민사소송법 제288조 중 자백 부분)에 관한 규정, 자백간주(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가 적용되지 않는다(가사소송법 제12조 단서). 변론기일 불출석 때 제1항을 준용하는 제150조 제3항도 이 사건들에서 불출석 자체로 자백간주를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읽지 않는다. 제220조는 인낙 부분, 제288조는 자백 부분이 배제된다.

그러면 배제 목록에 없는 청구의 포기나 재판상 화해는 어떻게 되나. 가사소송법 제12조 단서는 민사소송법 제220조 가운데 청구의 인낙만 제외하므로,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청구의 포기를 조서에 적으면 원고에게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는 것이 출발점이다. 반면 인지청구권처럼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신분청구는 포기·조정·재판상 화해가 성립하더라도 효력이 없다(98므1698).

인낙과 달리 포기는 청구를 배척하는 방향이므로 포기 조서 자체가 제21조 제1항의 인용 확정판결로서 제3자에게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 98므1698 판결의 [1]항은 생모가 생부의 인지 없이 임의로 출생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임의인지의 무효를 확인한 확정심판의 기판력은 그 임의인지의 무효에만 생기고, 생부와 자녀 사이의 친생자관계 존부나 재판상 인지청구까지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두 청구가 모두 신분관계에 관한 것이어도 앞 주문이 확정한 범위를 넘지 않는 예다.

문서 관련 규정도 두 개 빠진다.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게 하는 규정들로, 하나는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은 때이고(민사소송법 제349조), 다른 하나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 있는 문서를 훼손하거나 사용할 수 없게 한 때다(민사소송법 제350조). 당사자의 태도나 태만으로 신분관계의 사실을 확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적용되지 않는 나머지 규정

단서가 든 규정은 위에서 본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제출기간을 넘긴 주장·증거신청의 실권(민사소송법 제147조 제2항),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민사소송법 제149조), 변론준비절차를 종결하도록 한 사유(민사소송법 제284조 제1항)와 변론준비기일 종결의 실권효(민사소송법 제285조), 제1심 변론준비절차의 항소심 효력(민사소송법 제410조)도 가류·나류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출기간이나 변론준비절차 종결을 이유로 늦은 공격·방어방법을 배제하는 위 규정들은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적시제출주의와 법원의 소송지휘 일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직권조사와 수검명령

대신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조사와 필요한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17조) — 직권탐지주의. 혈족관계의 유무를 확정할 필요가 있는데 다른 증거조사로 심증을 얻지 못한 때에는, 건강과 인격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유전인자 검사 등 수검을 명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29조 제1항). 이 명령을 할 때에는 제재를 함께 고지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29조 제2항). 정당한 이유 없이 수검 명령을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그 제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다시 수검 명령을 위반하면 30일의 범위에서 그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감치를 명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그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상대방이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판결이 나지 않습니다. 법원이 스스로 사실을 조사하고 필요한 증거조사를 합니다. 그렇다고 법원이 모든 사실을 대신 찾아 준다는 보장은 아니므로, 유리한 사정과 자료는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혈연 여부를 정해야 하는데 다른 증거로 판단이 서지 않으면 법원이 유전자 검사를 받으라고 명할 수도 있습니다.

부적법한 소를 간과한 확정심판의 효력

91므566은 부적법한 청구임을 법원이 간과한 사안에서도 인용심판이 확정된 뒤 그 효력을 당연무효로 보지 않았다. 그 전제로 대법원은 친생추정을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으로 보았다. 장기 해외 체류나 사실상 이혼에 따른 별거처럼 동서(同棲)의 결여 — 동거의 결여 — 로 처가 남편의 자녀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사정이 없는 한 친생추정을 받는 자녀의 친자관계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로 다투는 것은 부적법하다(같은 판결요지 가항).

그런데도 법원이 그 잘못을 간과하고 부존재확인 심판을 선고해 확정되면, 기판력이 제3자에게도 미쳐 누구도 소송상으로나 소송 외에서 친생자임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충돌하는 친생추정의 효력은 사라진다(91므566 판결요지 나항). 이 판단은 가사소송법 시행 전 구 인사소송법 제35조·제32조에 따른 것이다(91므566 판결 참조조문). 다만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은 현행법에서도 가류 4) 사건이므로(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 인용 확정판결의 효력이 제3자에게 미친다는 구조 자체는 제21조 제1항 아래에서도 같다.

재심으로 다투는 경우

확정판결을 공격할 길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재심사유가 있으면 재심으로 다툴 수 있고, 그 요건과 기간의 제한은 이혼무효·이혼취소 소송의 재심 부분에서 다룬다(민사소송법 제451조·민사소송법 제456조). 판결 재심에서는 대리권 흠이나 제451조 제1항 제10호의 확정판결 저촉에 제456조의 기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칙이 있다(민사소송법 제457조). 그러나 2014다12348은 법인 대표자가 청구의 인낙 등에 필요한 특별수권 없이 권한을 남용한 조서 준재심 사안에서, 제451조 제1항 제3호의 특별수권 흠을 안 날부터 30일의 제456조 기간을 적용했다(민사소송법 제461조). 이를 단순한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흠 일반이나 모든 준재심에 확대하지 않는다.

2021므13354는 원래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었던 재심원고들이 제451조 제1항 제10호를 주장한 사건에서 그 재심사유의 존부를 판단한 사례다. 판결은 가사소송법 제21조를 근거로 들거나 제3자의 재심원고적격을 일반 법리로 판시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제21조 제1항으로 효력을 받은 제3자의 일반적 재심 사례라고 확대하지 않는다.

소송에 참가해 두었던 제3자의 재심 절차상 지위는 별개의 문제다(공동소송적 보조참가). 친생추정에 관하여는 2016므2510 전원합의체도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했고, 2021므13293은 그 판결에서도 동거의 결여 기준이 변경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어떤 소를 골라야 하는지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소를 내기 전에 같은 신분관계로 다른 제소권자가 낸 사건이 있는지 확인한다. 배척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재소가 막힐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21조 제2항). 다만 가사사건 기록은 접근이 제한된다(가사소송법 제10조의2).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가 재판서 정본·등본·초본이나 소송에 관한 사항의 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는 데에는 재판장 허가가 필요 없지만(같은 조 제1항), 조서 발급과 기록의 열람·복사는 재판장의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이 절차는 사건이 특정된 뒤의 이야기다. 사람이나 신분관계만으로 계속 중인 가사사건을 제3자가 일반 검색할 수 있는 공식 경로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실제로는 당사자·가족에게 먼저 사건 존재와 사건번호를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계속 중인 사건을 알았다면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참가 신청을 검토한다. 공동소송참가와 보조참가의 요건·효과는 서로 다르고, 어느 형식이 제21조 제2항의 “참가”에 해당하는지를 정면으로 확정한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71조·민사소송법 제78조·민사소송법 제83조). 단순히 사실심 변론에 관여하거나 보조참가만 해 두면 재소 제한을 피한다고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가 형식과 적법성을 사건별로 확인한다.
  • 가류·나류 사건의 원고가 사망하는 등 절차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면, 먼저 그 사건에 승계할 다른 제소권자가 있는지 본다. 있으면 승계 사유가 생긴 때부터 6개월 내에 승계신청을 한다. 원고가 소송능력을 잃은 경우는 이 승계 대상이 아니다(가사소송법 제16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재판상 이혼처럼 청구권이 일신전속인 사건은 승계가 아니라 소송종료로 처리된다(94므246).
  • 상대방이 다투지 않아도 인용판결을 받으려면 증거가 필요하다(가사소송법 제12조 단서·가사소송법 제1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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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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