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우자의 혼인의사는 혼인 뒤의 짧은 동거·가출 같은 일부 사정만으로 부정하지 않고, 혼인신고 당시의 의사와 양국 혼인절차·언어·문화 차이를 종합해 판단한다.
쉽게 말하면 — 결혼생활이 짧게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처음부터 위장결혼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혼인신고 당시 부부가 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 합리적·객관적 근거로 뒷받침되는지를 직접 조사해 판단합니다.
혼인의사가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없는 경우다(2019므11584). 가정법원은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없었던 것인지,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진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2019므11584).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는 혼인은 무효로 한다(민법 제815조 제1호). 민법은 혼인성립 이전의 단계에서 성립 요건의 흠결로 혼인이 유효하게 성립하지 않은 혼인무효와, 혼인이 성립한 후 발생한 사유로 혼인이 해소되는 이혼(같은 법 제840조)을 구분해 규정하고 있다(2019므11584).
혼인의 성립요건은 각 당사자에 관하여 그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63조 제1항). 2017므1224가 적용한 구 국제사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의 성립요건은 각 당사자에 관하여 그 본국법에 의한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이 조항은 실체법적인 혼인의 성립요건을 판단하기 위한 준거법을 정한 것이고,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한 혼인의 해소에 관한 쟁송 방법이나 쟁송 이후의 신분법적 효과까지 규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2017므1224).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어 혼인이 성립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혼인의 해소를 구하는 소송에 관하여 법원은 대한민국 민법에 따라 혼인무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2017므1224).
법원은 어떤 자료를 직권으로 조사하나
가정법원은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살펴서, 당사자들이 처음부터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을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2017므1224).
가정법원은 직권조사를 통해 혼인의사의 부존재가 합리적·객관적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지 판단해야 한다(2019므11584). 혼인무효 사건은 가류 가사소송사건이라 자백에 관한 민사소송법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조사 및 필요한 증거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2019므11584, 가사소송법 제12조, 같은 법 제17조).
외국인 배우자라면 무엇을 더 고려하나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에 대하여 혼인의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 가정법원은 혼인의사 판단에 관한 앞의 법리에 더하여 아래 두 가지 점을 고려해 외국인 배우자의 혼인의사 유무를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2019므11584).
하나는 통상 외국인 배우자가 자신의 본국에서 그 국가 법령이 정하는 혼인의 성립절차를 마친 후 그에 기하여 우리나라 민법에 따른 혼인신고를 하고, 우리나라 출입국관리법령에 따라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을 발급받아 입국하는 절차를 거쳐 비로소 혼인생활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2019므11584). 다른 하나는 언어장벽 및 문화와 관습의 차이 등으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이 있는 점이다(2019므11584).
짧은 동거와 가출만으로 무효가 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혼인의사라는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고 내면적인 것이라는 사정에 기대어, 혼인생활 중에 나타난 몇몇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추단하여 혼인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2019므11584). 대법원은 그런 사정의 예로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였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한 경우를 들었다(2019므11584).
2019므11584에서 원심은 피고가 자신의 부모 이름을 다르게 알려준 점, 원고와 동거한 기간이 40일에 불과하고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은 직후 가출한 점 등을 이유로 혼인무효 사유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본소의 주위적 청구 중 혼인무효 확인 부분 등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에 환송했다(2019므11584).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가 자신의 부모 이름을 다르게 알려준 사정이 진정한 혼인의사의 부존재를 추정하게 할 사유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보았다(2019므11584). 또 원고와 피고가 혼인에 이르기 위해서 들인 시간과 노력, 절차에 소요된 비용 등을 도외시한 채 단지 동거기간이 40일에 불과하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의사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했다(2019므11584). 원심이 든 나머지 사정들은 혼인이 성립된 이후의 사정으로서 이혼 사유에 가깝다고 보았다(2019므11584).
베트남 배우자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피고가 대한민국에 입국한 다음 단기간 내에 집을 나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2017므1224).
실무 체크포인트
- 본국과 대한민국에서 거친 혼인신고의 내용과 신고일을 확인한다(2019므11584).
- 결혼동거 목적 사증의 신청·발급과 입국 절차는 법원이 외국인 배우자의 혼인의사를 판단할 때 고려하는 사정이므로, 그 경위와 동거 경위를 함께 확인한다(2019므11584).
- 혼인 전 교류와 혼인 뒤 사정을 구별해 시간순으로 정리한다(2019므11584).
- 당사자 사이의 연락·교류 기록을 시간순으로 모아 둔다.
- 언어장벽이나 문화와 관습의 차이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달라져 생긴 갈등인지, 처음부터 부부가 될 의사가 없었던 정황인지 구별한다(2019므11584).
- 혼인무효 사건에는 자백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상대방의 자백 여부와 별개로 객관적 자료를 제출한다(2019므11584, 가사소송법 제12조). 법원의 직권조사 의무도 확인한다(같은 법 제17조).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