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력의 주관적 범위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누구에게 미치는가, 즉 기판력의 인적 한계다. 원칙은 소송당사자 사이에만 미치는 상대성이지만, 법은 일정한 제3자에게도 효력을 넓힌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쉽게 말하면 — 판결은 원칙적으로 그 소송을 한 원고와 피고만 묶습니다. 다만 재판이 끝난 뒤 권리를 넘겨받은 사람 등 몇몇 제3자에게는 예외적으로 판결의 효력이 따라갑니다.
원칙(당사자 사이의 상대성)
기판력은 그 소송의 당사자에게 미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소송에 관여하지 않은 제3자는 판결로 불리해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자기 절차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을 판결로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효력이 확장되는 제3자
법은 세 부류의 제3자에게 기판력을 확장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제3항).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
첫째는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이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변론종결 뒤에 소송물인 권리·의무를 넘겨받은 사람은 당사자가 받은 판결에 구속된다. 당사자가 변론종결 때까지 승계 사실을 진술하지 않으면, 변론종결 후 승계한 것으로 추정된다(같은 조 제2항).
다만 승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기판력이 미치는 것은 아니다. 후소가 전소 판결의 객관적 범위, 곧 같은 소송물이거나 전소 판단과 선결·모순 관계에 들어야 한다.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다르고 전소의 이유 중 판단에 불과한 부분만 관련된다면, 변론종결 후 승계인이라도 그 청구가 곧바로 기판력에 막히지는 않는다(2013다53939).
기준시는 재판 종류에 따라 다르다. 통상 판결은 변론종결시가 기준이지만, 변론 없이 한 판결은 판결 선고 뒤의 승계인이 기준이 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화해권고결정처럼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삼기 어려운 재판상 화해류는 그 결정의 확정시를 기준으로 승계 여부를 판단한다(2010다2558).
전소 소송물의 성질도 함께 본다. 전소 소송물이 채권적 청구권의 성질을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면, 변론종결 후에 그 목적물의 소유권등기를 이전받은 사람은 기판력이 미치는 승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뒤에 이전받은 사람도 마찬가지다(2010다2558). 반대로 소유권에 기한 말소청구나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청구는 물권적 청구권이어서, 그 소송물에 관하여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도 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채권적 청구권으로 바뀌지 않는다(같은 판결). 승계인 판단의 세부는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서 다룬다.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
둘째는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이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여기서 소지자는 독립한 권원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점유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사자를 위해 목적물을 보관·점유하는 사람을 말한다. 독자적인 임차권·점유권원을 주장하는 제3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따로 판단해야 한다.
제3자 소송담당의 권리귀속주체
셋째는 제3자 소송담당의 권리귀속주체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이름으로 소송한 경우, 그 판결의 기판력은 실질 권리주체인 그 다른 사람에게 미친다. 선정당사자 소송의 선정자(민사소송법 제53조), 파산관재인 소송의 파산자, 추심채권자의 추심소송에서 집행채무자(민사집행법 제238조), 채권자대위소송의 채무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채권자대위소송에서는 채무자가 그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안 경우에 한해 판결의 효력이 채무자에게 미친다(74다1664). 이 기판력 확장의 직접 근거는 민법 제405조가 아니라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이고, 제405조는 통지·처분제한에서 의미를 가진다.
재판이 끝난 뒤 부동산을 산 사람은 앞 판결에 묶일 수 있습니다. 다만 앞 소송과 같은 문제를 다툴 때만 그렇고, 자기만의 권리(예: 독립한 임차권)를 주장하는 경우는 따로 판단합니다. 또 남을 대신해 소송한 경우(예: 여럿이 뽑은 대표가 한 소송), 그 결과는 뒤에 있던 본인들에게도 그대로 미칩니다.
효과(구속과 집행)
기판력이 확장된 제3자는 판결로 확정된 권리관계에 구속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변론종결 후 승계인은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는 그 판단과 모순되는 별소를 내기 어렵고, 집행 단계에서는 승계집행문으로 대응한다(민사집행법 제31조). 다만 후소 청구가 전소의 객관적 범위 밖이거나 승계인이 독립한 권원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따로 판단된다.
소송계속 중에 권리를 승계한 사람은 승계참가로 소송에 들어온다(민사소송법 제81조). 이때 원고가 소송에서 탈퇴하지 않고 남아 있으면,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중첩된 청구는 필수적 공동소송으로서 합일확정되어야 한다(2012다46170).
제3자 소송담당에서 권리주체가 그 소송에 참가하면 공동소송적 보조참가가 된다(민사소송법 제78조). 이 참가인은 필수적 공동소송인에 준하는 소송수행권을 가진다.
실무 체크포인트
- 변론종결 후 부동산 등을 넘겨받은 양수인은 후소가 전소의 객관적 범위에 드는 한 앞 판결에 구속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소송물이 다르거나 독립한 권원을 주장하면 따로 판단되므로, 매수 전 계류·확정 소송의 소송물과 주문을 확인한다.
- 변론종결 전 승계는 승계참가(민사소송법 제81조)로 가입해야 하고, 변론종결 후 승계는 기판력을 받는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시점으로 처리가 나뉜다.
- 선정당사자 판결은 선정자에게 미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 집행 시 주문의 선정자 표시 방식을 미리 확인한다(민사소송법 제5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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