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가처분이란 다툼의 대상이나 권리관계에 대해 잠정적으로 현상을 유지하거나 임시 지위를 정하는 보전처분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 본안 판결이 나기 전에 가처분을 하여 본안판결 후에 권리 실현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는다.

쉽게 말하면 — 재판으로 결론 나기 전에, 상황이 바뀌어 나중에 이겨도 소용없게 되는 걸 막으려고 법원이 미리 해 두는 임시 조치입니다. 가압류가 “돈”을 받으려고 재산을 묶는 것이라면, 가처분은 “특정 물건·권리·지위”를 다룹니다.

어떤 종류가 있나?

가처분은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과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으로 나뉜다.

  •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 계쟁물의 현상 변경을 막는다(처분금지·점유이전금지 등). 현상이 바뀌면 당사자가 권리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실행이 매우 곤란해질 염려가 있을 때 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
  •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임시 지위를 정한다.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해,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 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분쟁 중인 부동산을 못 팔게 막는 것(처분금지)이 첫째 종류, 부당해고 다툼에서 직원 지위를 임시로 인정해 달라는 것(임시지위)이 둘째 종류입니다.

어떻게 신청하고 심리하나?

가처분은 본안의 관할법원이나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신청한다(민사집행법 제303조). 본안법원은 제1심 법원이며, 본안이 제2심에 계속 중이면 그 법원이다(민사집행법 제311조).

가압류 규정이 대부분 준용되므로(민사집행법 제301조), 신청인은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279조). 법원은 소명이 있어도 담보를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0조).

임시지위 가처분은 변론기일이나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 다만 그 기일을 열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예외다(민사집행법 제304조). 법원은 신청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처분을 직권으로 정한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이의신청을 하면 집행이 멈추나?

채무자가 이의를 신청해도 가처분의 집행은 정지되지 않는다(민사집행법 제301조, 같은 법 제283조). 다만 만족적 가처분(이행된 것과 같은 내용의 가처분)은 법정 요건을 갖추면 별도로 집행정지나 집행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9조).

가처분이의절차에서 법원은 가처분신청이 타당한지를 심리한다. 이의 심리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신청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처분결정을 유지한다(2004다62597 판결요지 [2]). 결정 당시가 기준은 아니다.

어떻게 취소하고 원상회복하나?

채무자는 본안의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이 정한 2주 이상의 기간 안에 채권자가 본안소송의 제기·계속을 증명하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처분을 취소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같은 법 제301조).

채무자는 가처분 이유가 소멸하거나 사정이 바뀐 때에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나 집행 뒤 3년간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때도 같다. 뒤의 사유에서는 이해관계인도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8조, 같은 법 제301조).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법원은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가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7조). 채권자가 물건을 인도받거나 금전을 지급받거나 물건을 사용·보관하고 있다면 법원은 취소 재판에서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반환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8조). 제소기간 도과, 사정변경 또는 특별한 사정에 따른 취소신청에는 만족적 가처분의 집행정지·집행취소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10조).

가처분 목적물의 양수인도 사정변경을 이유로 가처분결정의 취소를 구할 신청인적격이 있다(2004다50235 판시사항 [1]). 신탁 해지로 신탁재산의 소유권을 다시 이전받은 위탁자나 그 전득자도 수탁자를 채무자로 한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취소를 구할 수 있다(같은 판례 판시사항 [3]).

처분금지가처분은 어디까지 막나?

처분금지가처분등기가 마쳐진 뒤에 가처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되면, 그 피보전권리의 범위 내에서 가처분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2000다65802 판결요지 [2]). 처분행위가 가처분에 저촉되는지는 그 처분행위에 따른 등기와 가처분등기의 선후로 정해진다(같은 판례).

대법원은 골프회원권에 관하여도 선행 가처분의 처분금지 효력을 인정했다. 그 사건에서는 명의변경청구권을 보전하는 처분금지가처분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먼저 송달되고, 가처분채권자가 회칙에 따른 양도·양수 승인을 얻어 본안에서도 승소확정됐다. 이 경우 뒤에 실시된 가압류 등 보전처분이나 그에 기한 강제집행으로 처분금지 효력에 반하는 범위에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2007마184 판시사항 [2]).

퇴임이사의 직무집행정지는 언제 허용되나?

상법 제386조 제1항에 따라 이사의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퇴임이사에게는 해임사유나 임기만료·사임을 이유로 직무집행정지를 구할 수 없다(2009마1311 판결요지 [1]). 그 퇴임이사로 하여금 이사의 권리의무를 계속 가지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한 경우 등 필요가 인정되면, 이사·감사 기타 이해관계인은 일시 이사 선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386조 제2항, 같은 판례).

퇴임할 당시 법률이나 정관에 정한 이사의 원수가 충족되어 있었다면 퇴임이사는 임기만료·사임과 동시에 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당연히 잃는다(2009마1311 판결요지 [2]). 그런데도 이사로서 권리의무를 행사하고 있다면 그 권리의무의 부존재확인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직무집행정지를 구할 수 있다(같은 판례).

직무대행자의 권한에는 어떤 제한이 있나?

주식회사에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으로 선임된 직무대행자는 가처분명령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 외에는 회사의 상무에 속하지 아니한 행위를 하지 못한다. 다만 법원의 허가를 얻으면 할 수 있다(상법 제408조 제1항). 이를 위반한 행위를 해도 회사는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같은 조 제2항).

판례도 같은 제한을 재단법인에 적용한다. 가처분으로 선임된 재단법인의 이사직무대행자는 가처분결정에 다른 정함이 있거나 관할법원의 허가가 없으면 항소를 취하할 수 없다(2004다63408 판시사항 [3]).

가처분 집행기간은 어떻게 계산하나?

가처분에는 가압류절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그래서 가처분 재판의 집행은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를 넘긴 때에는 하지 못한다(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이 집행은 채무자에게 재판을 송달하기 전에도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부대체적 작위의무 가처분의 간접강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처분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2010마985 판결요지 [1]). 이때에도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이 준용된다. 그 기간이 지난 신청은 부적법하다.

다만 작위의무가 일정 기간 계속된다면 채무자가 성실히 이행하는 동안에는 집행기간이 진행하지 않는다. 불이행으로 간접강제가 필요하게 된 때부터 2주가 기산된다(2010마985 판결요지 [1]).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은 채무자가 명령을 위반한 때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2010마985 판결요지 [2]). 다만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의 고지 전부터 위반 행위를 계속했다면 기산점이 달라진다. 이때에는 가처분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같은 판례).

본안에서 지면 어떻게 되나?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되면 보전처분 집행으로 생긴 손해에 대한 고의·과실이 사실상 추정된다(2009다82046 판결요지 [1]). 보전처분은 피보전권리의 확정을 본안소송에 맡긴 채 소명만으로 채권자의 책임 아래 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 추정은 번복될 수 있다(같은 판례). 손해배상의 요건은 부당한 보전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본다.

인용결정에는 어떻게 불복하나?

가압류신청이나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결정은 재항고나 즉시항고로 다툴 수 없다(2023마8214 판시사항). 채무자는 이의신청으로 다퉈야 한다.

반면 채권자는 신청을 기각하거나 각하한 결정에 즉시항고할 수 있고,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에도 즉시항고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1조, 같은 법 제286조, 같은 법 제301조).

이의절차에서 신청 취지를 바꿀 수 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이의절차에서 신청 취지를 확장·변경할 수 없다(2010마279 판결요지). 이의절차는 이미 재산의 처분 등이 제한된 채무자를 위하여 인정된 불복절차다. 여기서 신청 취지의 변경을 허용하면 보전처분의 유용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채권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해질 수 있다(같은 판례).

피보전권리와 본안의 청구는 같아야 하나?

보전처분의 피보전권리와 본안의 소송물인 권리는 엄격히 일치할 필요가 없다. 청구의 기초가 같다면 기존 보전처분의 효력은 변경된 본안 청구권에도 미칠 수 있다(81다1223 판결요지).

피보전권리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

피보전권리가 없음에도 그 권리보전이라는 구실 아래 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집행했다면, 그 가처분 후에 가처분에 반하여 한 행위라도 효력이 무시되지 않는다(2010마818 판결요지 [2]).

현행법상 허가가 필요한 토지거래계약은 허가를 받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6항). 대법원도 구 국토계획법 사안에서 허가를 전제로 한 매매계약은 허가 전에는 아무런 효력이 없어 매수인이 이행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보았다(2010마818 판결요지 [1]). 그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은 허용되지 않는다. 허가를 조건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내세워도 같다(같은 판례).

피보전권리는 민사판결절차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여야 한다. 하급심에는 재개발조합의 조합원이 재개발사업으로 신축되는 건축시설의 수분양권을 내세워 분양금지가처분을 구한 사안이 있다. 이는 공법상 권리인 수분양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공법상 처분인 분양처분을 민사소송절차로 정지시켜 달라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가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을 각하했다(2002카합617).

집행비용에는 무엇이 포함되나?

가압류·가처분 집행에 드는 비용은 민사집행법 제53조 제1항의 집행비용에 해당한다(같은 법 제291조, 같은 법 제301조, 2011마197 판결요지). 단체 임원 등의 직무대행자를 선임하는 가처분에서 채권자의 예납금으로 지급한 직무대행자 보수도 집행비용이다(같은 판례).

집행문이 필요한가?

가처분 재판에는 원칙적으로 집행문이 필요 없다. 발령과 동시에 집행력이 생기므로 당사자의 승계가 없는 한 집행문 없이 집행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92조 제1항, 2022마5873 판결요지).

다만 보전처분 절차에서 이루어진 화해권고결정은 가압류·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아니다.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그 정본에 집행문을 받아야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가처분 재판의 2주 집행기간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다(2022마5873 판결요지).

취소신청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나?

다음 신청권은 모두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있다(2011마1258 판시사항 [1]).

  • 가압류·가처분결정에 대한 본안의 제소명령 신청권
  • 제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한 취소신청권
  •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신청권

다만 대위의 요건은 따로 본다. 확정판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만 가지고 있을 뿐 아직 소유권을 취득하지 않은 자는 독립한 지위에서 직접 취소를 구할 수 없다. 채무자를 대위하여 사정변경을 이유로 취소를 구할 당사자적격이 있을 뿐이다(같은 판례 판시사항 [2]).

실무 체크포인트

  • 처분금지가처분의 대항 범위는 등기의 선후로 정해진다. 가처분등기 접수 시각과 상대방 처분등기의 접수 시각을 함께 확보한다(2000다65802).
  • 이의로 다툴 때에는 결정 당시가 아니라 이의 심리의 변론종결시를 겨냥해 자료를 낸다(2004다62597).
  • 퇴임이사를 상대로 한 직무집행정지는 퇴임 당시 이사 원수가 충족돼 있었는지부터 확인한다.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살핀 뒤 일시 이사 선임 청구를 검토한다(2009마1311, 상법 제386조).
  • 작위·부작위 가처분의 간접강제는 고지·불이행·위반 상태에 따라 2주 기산점이 달라지므로 유형별로 계산한다(2010마985,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 인용결정에 즉시항고를 내지 않는다. 이의신청으로 간다(2023마8214).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의절차에서 신청 취지를 넓히지 못한다. 필요하면 별도 신청을 낸다(2010마279).
  • 허가가 필요한 토지거래계약에 관하여 허가 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처분금지가처분은 허용되지 않는다(2010마818,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 보전처분 화해권고결정으로 집행하려면 집행문을 받되, 가처분 재판의 2주 집행기간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다(2022마5873, 민사집행법 제292조).
  • 직무대행자 보수는 집행비용이므로 예납금 정산 시 함께 본다(2011마197, 민사집행법 제5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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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6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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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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