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이란 금전 외의 특정 물건이나 권리에 관한 청구권을 가진 채권자가, 본안 판결로 강제집행을 할 때까지 그 다툼의 대상이 처분·멸실되어 권리 실현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으려고 그 현상을 묶어두는 가처분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 가처분의 두 종류 중 하나로, 본안에서 이길 권리를 미리 보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쉽게 말하면 — 돈이 아니라 특정 부동산이나 물건을 돌려받으려고 소송을 하는데, 그사이 상대가 그 물건을 남에게 넘겨버리면 이겨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 물건을 못 빼돌리게 현 상태로 묶어두는 것입니다.
무엇을 보전하는가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은 보전의 필요성만 정한다. 피보전권리가 금전 외의 특정물에 관한 이행청구권으로 좁혀지는 것은, 금전채권과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의 보전을 가압류가 맡기 때문이다(같은 법 제276조 제1항).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권·말소등기청구권·이전등기청구권, 매매·양도담보 계약에 따른 등기청구권 등이 대표적이다. 금전채권의 보전은 가압류가 맡으므로 이 가처분의 대상이 아니다.
피보전권리가 신청 당시 확정적으로 발생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발생의 기초가 존재하고 내용이나 주체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의 요건만 갖추어져 있으면 조건부·부담부 청구권도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2002다1567 판결요지 [1]). 담보 목적으로 가등기·본등기가 마쳐진 부동산에 관하여 채무변제를 조건으로 한 말소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금지가처분도 그래서 허용된다(2002다1567 판결요지 [2]). 부동산 공유자가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하기 전에, 장래 분할판결 확정으로 취득할 부동산의 전부 또는 특정 부분에 대한 소유권 등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다른 공유자의 공유지분에 처분금지가처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2013마396). 다만 한계가 있다. 위탁자가 채무를 갚지 못해 우선수익자의 채권회수를 위한 신탁부동산 처분절차가 이미 시작된 경우처럼 피보전권리(신탁종료에 기한 반환청구권)의 발생을 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장래의 권리 발생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본다(2007마380 판시사항 [2]).
돈을 받을 권리는 가압류로 지키고, 특정 부동산·물건을 넘겨받거나 잘못된 등기를 지울 권리는 이 가처분으로 지킵니다.
가압류와 어떻게 다른가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은 보전 대상이 채무자의 일반재산이 아니라 다툼이 된 특정 물건·권리라는 점에서 가압류와 다르다. 가압류는 본안 승소 후 본압류로 이전돼 환가·배당으로 이어지지만, 이 가처분은 현상을 동결해 두고 본안 판결을 받은 뒤 그 가처분 상태에서 별도로 강제집행을 한다.
어떤 형태가 있는가
대표 형태는 처분금지가처분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다. 가처분으로 부동산의 양도나 저당을 금지한 때에는 법원이 민사집행법 제293조를 준용해 등기부에 그 금지 사실을 기입하게 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305조 제3항). 처분금지가처분은 채무자가 목적물을 양도하거나 담보로 잡지 못하게 막는 부작위 명령으로, 부동산 이전등기·말소등기 청구권 보전에 주로 쓴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점유를 제3자에게 넘기지 못하게 막아 인도청구권을 보전한다.
부동산 등기를 지키려면 처분금지가처분, 건물·물건의 점유를 지키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씁니다.
보전의 필요성은 어떻게 보는가
현상이 바뀌면 권리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실행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인정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 피보전권리가 소명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도 비교적 넓게 인정되는 편이다. 채무자의 일반 재산 상태가 나쁜지는 따지지 않고, 다툼의 대상 자체에 현상변경 위험이 있는지만 본다.
본안과 어떤 관계인가
보전처분의 피보전권리와 본안소송의 소송물인 권리는 엄격히 일치할 필요가 없고, 청구의 기초에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 보전처분에 의한 보전의 효력은 본안소송의 권리에 미친다(2016다257046, 2013다18011 판시사항 [3]). 동일한 생활 사실 또는 동일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서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청구취지·청구원인의 변경은 청구의 기초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2016다257046). 그래서 유증에 기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처분금지가처분의 효력은, 청구의 기초가 동일한 상속에 기한 명의신탁해지 원인의 이전등기청구권에도 미친다(2007다26882 판시사항 [3]).
집행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
가처분 집행으로 현상이 동결되고, 본안 판결을 받으면 그 가처분 상태에서 강제집행으로 나아간다. 변론 없이도 재판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301조이 준용하는 같은 법 제280조 제1항),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과 달리 기일을 반드시 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같은 법 제304조). 집행기간은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다(같은 법 제301조·같은 법 제292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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