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변경 등에 따른 보전처분 취소란 피보전권리나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사정이 바뀌거나 법원이 정한 담보가 제공되는 등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의 사유가 생겼을 때 채무자가 보전처분의 취소를 신청하는 제도다. 가처분에도 이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보전이의와는 별개의 취소 절차다. 채무자는 보전처분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도 있고(민사집행법 제283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301조), 이의절차의 심리대상은 보전신청의 당부이며 그 당부 판단의 기준시는 변론종결시이므로(2004다62597 판시사항 [2]) 발령 뒤 생긴 피보전권리의 부존재·소멸 사유도 이의절차에서 주장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 가압류나 가처분을 받을 당시엔 맞았더라도, 그 뒤 빚을 다 갚았거나 본안판결로 피보전권리의 부존재가 확정됐다면 더 묶어둘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사정이 바뀐 것을 들어 처분을 풀어달라고 신청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정변경이 취소사유가 되나?
제288조 제1항이 정한 취소사유는 세 가지다. 가압류이유가 소멸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때,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 가압류가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때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조문 본문은 이 사유가 있으면 「가압류가 인가된 뒤에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신청의 재판에는 민사집행법 제286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와 제6항·제7항만 준용되고 제5항은 준용되지 않는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3항). 보전이의와 달리 이 절차에서는 담보 제공을 명할 근거가 없다.
피보전권리의 소멸
피보전권리에 관한 사정변경으로는 변제로 피보전권리가 소멸한 경우가 있다. 소멸한 피보전권리와 다른 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기존 가압류를 유용할 수도 없다(93므1259).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실체법상 이유로 패소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도 보통 사정변경이 된다. 다만 장래채권의 기초적 법률관계가 남아 있고 아직 그 권리의 부존재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된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만으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 없다(2003다18005).
패소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취소할 수 있다. 본안소송에서 가처분채권자가 패소하고 그 판결이 상급심에서 변경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면 사정변경을 이유로 가처분결정을 취소할 수 있고, 변경 가능성이 있는지는 취소신청 사건의 사실심 종결시를 기준으로 그때까지 제출된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방법을 기초로 판단한다(2007마1470). 반대로 본안 항소심의 소각하 판결이 상고심에서 파기환송되었다면 변경될 염려가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판결을 들어 사정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2020마7773).
본안 확정판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피보전권리의 부존재가 분명하게 된 경우는 제288조 제1항 제1호의 사정변경에 해당한다(2014마1379). 반면 본안소송이 소송법상의 이유로 각하된 것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사정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2004다53715). 다만 제288조 제1항 제3호의 기간 안에 다시 소를 제기해 흠결을 보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취소신청 사건의 사실심 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2017마5829).
보전 필요성의 소멸
보전의 필요성이 사라진 것도 사정변경이다. 가압류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하고 집행권원을 얻어 즉시 본집행을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는데도, 본집행을 하지 못할 장애가 있다는 등의 다른 사정 없이 집행하지 않고 있으면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본다(2006다24568). 점유물반환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에서, 채권자의 점유회수 본소청구와 그 인용에 대비한 채무자의 소유권에 기한 조건부 인도 반소청구가 모두 인용되어 확정된 사례도 있다. 이 경우 점유회수의 집행은 무의미한 점유상태 변경을 반복할 뿐이므로, 가처분을 더 유지할 필요가 없는 사정변경이 생긴다(2013마198). 사정변경이 일부에만 생겼으면 그 범위에서 일부 취소를 한다. 채권자가 본안에서 청구를 줄여 일부승소 확정판결을 받고 채무자가 그 판결에 따른 금액을 변제공탁하자, 확정판결의 심판대상이었던 부분에 한하여 가압류를 취소한 사례가 있다(2005나4664).
담보제공·해방공탁은 어떻게 되나?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는 사정변경과 별개로 제288조 제1항 제2호가 직접 정한 취소사유다. 채권자가 보전의사를 포기하거나 상실했다고 볼 사정은 제1호의 사정변경이 될 수 있다(2020마7039). 다만 채무자가 가압류명령에 정한 해방금액을 공탁하는 것은 명령 자체의 취소가 아니라 집행만 푸는 별개 절차다(민사집행법 제299조). 가처분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취소할 수 있는 별도의 특칙도 있다(민사집행법 제307조, 특별사정에 의한 가처분취소).
빚을 갚거나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경우, 상대가 본안소송에서 실체법상 이유로 패소하여 피보전권리의 부존재가 확정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단순히 소송이 각하된 경우(절차상 이유)는 원칙적으로 사정변경으로 보지 않습니다.
본안을 제기하지 않으면 언제 취소사유가 되나?
보전집행 뒤 3년이 지나면 취소사유가 되고(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제3호), 그전이라도 제소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취소된다.
3년간 본안 미제기
보전집행 뒤 3년 동안 채권자가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취소사유가 된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제3호). 이 경우에는 채무자뿐 아니라 이해관계인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가압류 집행 전에 이미 본안의 소가 제기되었거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호가 적용되지 않는다(2020마7039). 기간이 지났다고 보전처분이 저절로 풀리는 것도 아니다. 구 민사소송법의 10년 규정에 관한 판례도, 그 기간 안에 본안소송이 제기되지 않았더라도 취소재판 없이 보전처분의 효력이 당연히 소멸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취소재판의 효력도 기간 경과 시점으로 소급하지 않으므로, 취소 전에 가처분에 반하는 권리를 취득한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2002다58389).
제소명령 불이행
3년을 기다려야만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가 본안의 제소명령을 신청한 뒤 채권자가 법원이 정한 2주 이상의 기간 안에 본안 제기 또는 소송계속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했더라도 그 기간 안에 소송계속을 증명하는 서류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마찬가지이고, 기간이 지난 뒤 서류를 내거나 청구취지를 변경해 본안의 소를 추가해도 불이행은 치유되지 않는다(2023마7931).
집행권원 취득의 예외
본안의 소 제기는 형식적인 소송 제기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압류채권자가 집행증서를 취득했거나 조정·재판상 화해로 집행권원을 취득하여 채권의 실현·회수 의사가 명백하면, 가압류 집행 뒤 3년 안에 별도의 본안소송을 내지 않았더라도 제3호의 취소사유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집행권원에 표시된 권리와 가압류의 피보전권리 사이에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있어야 한다(2013마1412).
반대로 민사재판이 아닌 절차는 여기서 말하는 본안의 소가 아니다. 제288조 제1항 제3호의 「본안의 소」는 보전처분으로 직접 보전될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를 확정하는 민사재판절차를 뜻하므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그 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하급심 재판례가 있다. 같은 결정은 3년이 지난 뒤에 제기된 민사 본안소송도 이미 완성된 취소요건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았다(2009카합11. 판시사항·판결요지가 수록되지 않아 결정 이유에서 읽는다).
누가 신청하나?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신청한다. 제288조 제1항 제3호의 3년간 본안 미제기를 이유로 할 때에만 법문이 이해관계인의 신청도 명시한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그러나 가처분이 집행된 뒤 그 목적물을 양수하여 가처분의 대항을 받는 사람은 가처분절차상 채무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사정변경에 따른 가처분취소의 신청인적격이 있다(2004다50235).
양수인과 대위채권자
보전처분이 집행된 뒤에 그 보전처분의 대항을 받는 물권을 취득한 목적물 양수인도 마찬가지로 신청인적격이 있고, 그러한 양수인에 대한 채권자는 제288조 제1항 후문의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2014마1413).
채무자의 채권자는 채권자대위권의 요건을 갖추면 채무자를 대위하여 제소명령이나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2011마1258).
신청이익이 없는 경우
가압류가 본압류로 이행하여 본집행이 유효하게 진행 중이면 원칙적으로 가압류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에 포섭되어 처음부터 본집행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채권자가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추심명령으로 피압류채권을 추심하고 추심신고까지 마쳐 강제집행이 끝났다면, 그 근거가 된 가압류결정의 취소를 구할 이익도 더는 없다(2004다54725). 다만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된 부동산에 대하여 배당요구 종기 뒤의 경매신청으로 본압류가 이행된 경우는 다르다. 이때는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에 포섭되지 않는다. 먼저 경매개시결정을 한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그 절차가 취소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렇다. 따라서 채무자나 이해관계인이 가압류취소를 구할 이익이 있다(2013마1412). 반대로 해당 가압류에 기한 집행절차가 아닌 경매절차의 매각으로 가압류등기가 직권말소되더라도 가압류결정의 효력은 남으므로, 결정이 유효하게 존재하고 신청의 이익이 있으면 제288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취소를 구할 수 있다(2018마1006).
가처분이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신청의 이익이 없다. 처분금지가처분의 피보전권리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목적달성을 이유로 집행법원에 가처분등기 말소를 신청하면 된다. 사정변경을 들어 가처분결정 자체의 취소를 신청하는 것은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며, 취소신청을 낸 뒤에야 그 등기를 마친 경우에도 같다(2005다14779).
관할은 보전처분을 명한 법원이지만, 본안이 이미 계속 중이면 본안법원이 관할한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여기서 본안법원은 원칙적으로 제1심법원이고, 본안이 제2심에 계속 중이면 그 법원이다(민사집행법 제311조). 신청서를 어떻게 쓰고 인지를 얼마 붙이며 결정 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사정변경에 따른 가압류취소 신청 절차에서 다룬다.
취소되면 어떻게 되나?
취소결정의 효력이 생기고 그 정본을 집행기관에 제출하면 이미 한 집행처분이 취소된다.
취소결정의 효력
법원은 변론기일이나 양쪽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정해 통지해야 한다. 심리를 종결하려면 상당한 유예기간을 두고 종결기일을 고지하되, 해당 변론·심문기일에서는 즉시 종결할 수 있다. 재판은 이유를 적은 결정으로 하되, 변론을 거치지 않은 경우에는 이유의 요지만 적을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1항부터 제4항,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3항).
법원이 취소신청을 받아들이면 보전처분을 취소한다. 법원은 채권자가 고지받은 날부터 2주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의 효력 발생을 미루는 선언을 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6항,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3항). 효력이 생긴 취소결정의 정본을 집행기관에 제출하면 이미 한 집행처분을 취소한다(민사집행법 제49조 제1호, 민사집행법 제5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91조).
취소가 이미 실현된 권리까지 되돌리는 것은 아니다. 가처분채권자가 본안에서 승소해 가처분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그 뒤 사정변경에 따른 가처분취소로 가처분기입등기가 말소되었더라도 가처분에 기한 소유권취득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취소재판의 확정에 따라 법원의 촉탁으로 말소된 가처분기입등기는 부적법하게 말소된 것이 아니므로 그 말소회복등기를 신청할 수는 없다(2009다32928).
가처분에 따라 채권자가 물건을 인도받거나 금전을 지급받거나 물건을 사용·보관하고 있다면, 채무자는 가처분취소 재판에서 그 물건이나 금전의 반환을 함께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8조).
불복과 집행정지
취소신청을 인용·기각·각하한 결정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지만, 즉시항고 자체에는 집행정지 효력이 없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7항,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3항, 2019다226975). 채권자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의 위험 등 법정 요건을 소명해 취소결정의 효력정지를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9조). 가처분 취소신청이 계속 중인 경우에는 만족적 가처분에 관해 민사집행법 제309조의 집행정지·취소 제도가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10조).
가압류취소결정이 상소법원에서 취소되고 법원이 가압류의 집행기관인 경우에는 그 취소의 재판을 한 상소법원이 직권으로 가압류를 다시 집행한다(민사집행법 제298조 제1항, 2021마7088). 다만 그 상소법원이 대법원이면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제1심법원이 집행한다(민사집행법 제298조).
취소돼도 효력 발생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원은 효력 발생을 2주까지 미룰 수 있고, 채권자는 즉시항고와 효력정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6항, 민사집행법 제289조). 효력이 생긴 결정문을 집행기관에 내야 집행이 취소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사정변경 취소는 제288조 제1항의 법정 취소사유를 주장하는 독립 절차다. 같은 사정을 보전이의절차에서 주장할 수도 있으나 두 절차는 별도 사건으로 진행된다.
- 채권자가 본안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3년 도과만 기다리지 말고 제287조의 본안 제소명령과 불이행 취소가 가능한지 확인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민사집행법 제288조).
- 본안소송이 소송법상 이유로 각하된 것은 원칙적으로 사정변경이 아니다. 본안 패소가 “실체 판단”인지 “절차 각하”인지 먼저 구별하고, 절차 각하라면 흠결 보완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확인한다(2017마5829).
- 취소결정에 즉시항고해도 효력이 자동으로 멈추지 않는다. 효력유예선언이나 별도 효력정지 결정이 있는지 확인한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6항, 민사집행법 제289조).
- 만족적 가처분의 취소신청 중 집행을 먼저 멈춰야 한다면 제309조·제310조의 요건에 따른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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