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의 상대적 효력

가처분의 상대적 효력이란 가처분 집행 이후 채무자가 한 처분행위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행위를 가처분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는 효력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민사집행법 제305조). 이 글은 주로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의 상대적 효력을 다룬다.

쉽게 말하면 — 처분금지가처분이 걸린 부동산을 채무자가 제3자에게 팔았다고 해도, 그 매매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처분을 건 채권자에게만큼은 그 매매를 내세울 수 없고, 채권자가 소송에서 이기면 제3자 명의 등기를 지울 수 있습니다.

상대적 효력이란 무엇인가?

처분행위가 세상 누구에게도 효력이 없는 절대적 무효와 달리, 상대적 효력은 특정인(가처분채권자)과의 관계에서만 효력이 없을 뿐이다. 채무자의 처분행위는 채무자·제3자 사이에서는 유효하게 존속한다.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 등기가 마쳐진 후 가처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확정되면, 그 피보전권리의 범위 내에서 가처분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2000다65802).

절대무효가 아니라 대항불가라는 점은 압류의 효력(민사집행법 제92조)과 비교할 수 있다. 다만 제92조는 제3자가 압류를 “알았을 경우”라는 인식을 요건으로 하는 반면,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은 등기가 공시된 이상 선의·악의를 따지지 않고 등기 선후로만 가린다(2000다65802).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의 직접 근거는 민사집행법 제305조 제3항·부동산등기법 제94조와 위 판례다.

채무자와 제3자 사이에서는 그 거래가 살아 있습니다. 가처분 건 사람에게만 “그런 거래 없었던 셈”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 생기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이 발령되고 집행되면 채무자의 처분권이 제한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 채무자가 가처분 집행 이후 목적물을 양도하거나 담보를 설정하면, 그 행위는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부동산의 경우 법원은 가처분으로 양도·저당을 금지한 사실을 등기부에 기입하게 하고(민사집행법 제305조 제3항), 처분행위가 가처분에 저촉되는지는 그 처분행위 등기와 가처분등기의 선후에 의해 정해진다(2000다65802).

여기서 다루는 상대적 효력은 다툼의 대상에 관한 처분금지가처분에 한정된다.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은 직무집행정지·방해금지·지급명령 등 유형이 다양하고, 위반의 효과도 간접강제·손해배상·등기촉탁 등 사안별로 달라 후행 처분의 대항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는 법리로 묶을 수 없다.

가처분등기가 등기부에 올라간 뒤 생긴 거래에만 적용됩니다. 가처분 전 이미 완성된 권리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제3자가 선의여도 같은가?

처분금지가처분에 의한 등기가 공시된 경우, 제3자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그 제3자는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저촉 여부가 등기 선후로만 가려지므로(2000다65802), 등기된 처분금지 사실은 공시로써 제3자에게 통지된 것과 같이 취급된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구조가 다르다. 이 가처분에는 가처분 후 점유가 제3자에게 이전되어도 채무자가 가처분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여전히 점유자로 취급되는 당사자항정효가 인정될 뿐이다(98다59118). 가처분 자체의 효력으로 제3자를 직접 퇴거시킬 수는 없고, 본안 판결의 집행 단계에서 승계집행문을 받아 제3자의 점유를 배제해야 한다.

본안과의 관계

상대적 효력은 가처분채권자가 본안에서 이겼을 때 의미가 완성된다. 본안 승소 확정 전에는 가처분의 잠정적 구속력만 있고, 피보전권리의 존재가 최종 확정되어야 제3자의 처분행위를 무력화할 수 있다(2000다65802). 실현 방법으로, 가처분채권자가 가처분채무자를 등기의무자로 하여 권리이전·말소·설정등기를 신청하면 가처분등기 이후의 침해 등기를 단독으로 말소 신청할 수 있다(부동산등기법 제94조 제1항).

본안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피보전권리 소멸 또는 보전 필요성 상실로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사유가 된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준용 민사집행법 제301조). 다만 취소는 신청과 법원의 취소재판을 거쳐 이루어지므로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 효력의 범위는 가처분 대상에 따라 다르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같은 채권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은 그 채권 자체에 대한 것이지 부동산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고 등기부 공시방법도 없으므로, 가처분과 무관한 제3자에게는 처분금지적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98다42615). 먼저 된 가처분이 뒤에 된 가압류에 우선하지도 않는다(같은 판결). 부동산 자체에 등기되는 처분금지가처분과 효력 범위가 다르다.

가처분만 걸어두었다고 바로 제3자를 내쫓는 것이 아닙니다. 소송에서 이겨야 비로소 가처분이 건 사람이 제3자보다 우선하게 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가처분등기 이전에 이미 마쳐진 제3자 명의 등기는 상대적 효력 대상이 아니다. 기존 권리 말소는 별도 소송으로 다퉈야 한다.
  • 채무자가 가처분 집행 이후 한 처분이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 못 하더라도, 그 제3자가 스스로 가처분취소를 구하거나 본안 소송 결과를 다툴 여지는 남는다.
  • 부동산에서 상대적 효력의 결과(저촉 등기 말소)는 본안 승소 후 가처분의 순위보전적 효력으로 실현된다. 두 개념은 같은 구조의 두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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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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