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처분의 유용이란 어떤 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받아 둔 보전처분을, 나중에 다른 청구권을 보전하는 데 돌려 쓰는 것이다(피보전권리). 통설과 판례는 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대법원 1963. 9. 12. 선고 63다354 전원합의체 판결).
쉽게 말하면 — A 권리를 지키려고 받아 둔 가압류·가처분을, 나중에 B 권리를 지키는 데 그대로 쓰는 것을 유용이라 합니다. 법은 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새 권리를 지키려면 그에 맞는 보전처분을 새로 받아야 합니다.
왜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나?
유용을 허용하면 채권자가 채무자를 부당하게 오래 묶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미리 열거해 보전처분을 받아 놓고, 순차로 별소를 내며 모든 소송이 끝날 때까지 그 처분을 계속 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본안소송에서 피보전권리에 관해 패소가 확정되면, 청구의 기초가 다른 권리는 물론 같은 권리의 보전을 위한 유용도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63. 9. 12. 선고 63다354 전원합의체 판결).
허용하면 채권자가 온갖 권리를 갖다 붙여 채무자를 한없이 묶어둘 수 있어, 이를 막으려는 것입니다.
유용이 막힌 사례
법원은 다음과 같은 유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 가장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보전한 처분금지가처분을,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돌려 쓰는 것(대법원 1970. 4. 28. 선고 69다1311 판결).
- 이혼위자료청구권을 보전한 가압류를, 재산분할로 인한 금전지급청구권에 돌려 쓰는 것(대법원 1994. 8. 12. 선고 93므1259 판결).
본안소송 패소 확정 말고도 종국판결 후 소취하, 제척기간 경과, 소를 내도 패소가 명백한 경우에는 보전처분의 이유가 사라져 취소되어야 하고, 다른 소송을 위한 유용도 안 된다.
허용되는 경우 — 본안에서 청구를 바꾼 때
본안소송 안에서 청구를 변경해 피보전권리가 바뀐 경우에는, 청구의 기초가 같은 이상 보전처분의 효력이 변경된 청구권을 보전하게 된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1223 판결). 즉 보전처분을 받은 뒤 별소를 내 피보전권리를 바꾸는 것은 유용으로 막히지만, 같은 본안소송 안에서 청구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된다.
다만 종국판결 전에 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취하의 경위·동기 등에 비추어 채권자가 보전의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한 보전처분의 효력이 유지된다(대법원 1998. 5. 21. 선고 97다47637 전원합의체 판결).
실무 체크포인트
- 피보전권리를 바꾸려면 같은 본안소송 안에서 청구를 변경한다. 별소를 새로 내고 기존 보전처분을 끌어다 쓰려 하면 취소사유가 된다.
- 본안 패소가 확정되면 곧 보전처분 취소신청이 들어오므로, 채권자 쪽은 새 피보전권리에 기한 보전처분을 따로 신청할지 미리 판단한다.
- 가처분이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을 내지 않으면 그 자체가 취소사유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제3호, 민사집행법 제301조 준용 — 기산점은 가처분 명령이 아니라 집행 시점이다). 본안 패소 확정과는 별개의 취소사유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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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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