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적 가처분이란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가운데 소송물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이행되는 것과 같은 내용을 명하여, 집행으로 채권자가 본안에서 승소한 것과 유사한 사실상 만족을 얻는 가처분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물건의 인도나 작위·급여 지급을 명하는 단행가처분(斷行假處分)이 그 대표적 형태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308조).
쉽게 말하면 — 보통 가처분은 “현 상태를 묶어두는” 임시 조치인데, 만족적 가처분은 “판결 전에 미리 받고 싶은 것을 받게 해 주는” 조치입니다. 예를 들어 건물을 당장 비워 받거나, 끊긴 월급을 계속 받게 하는 것입니다.
보통 가처분과 무엇이 다른가?
보전과 만족의 긴장 관계가 핵심이다. 일반 보전처분은 권리를 종국적으로 실현하지 않고 잠정적으로만 묶지만, 만족적 가처분은 외관상 권리 실현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건물 점유자 지위를 임시로 주거나, 해고무효를 다투는 사람에게 임금을 계속 지급하게 하는 것이 그 예다. 본안에서 명할 침해금지와 같은 부작위를 미리 명하는 지식재산·표현물 침해금지가처분도 이 성격을 띤다.
“묶어두기”가 아니라 “미리 받기”라는 점에서, 채무자가 입는 부담이 훨씬 큽니다.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각각 소명해야 하고, 만족적 가처분이라 심리 방식에도 제약이 붙는다.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
채권자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각각 소명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79조 제2항).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소명의 정도에 관하여 하급심은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을 요구한 사례가 이어진다(2008카합1040 판결요지 [1], 2015카합10012). 만족적 가처분은 본안판결로 얻으려는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권리관계를 형성한다. 채권자는 본안 전에 종국적 만족을 얻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지만, 채무자는 본안소송에서 다툴 기회를 갖기 전에 그 결과를 받기 때문이다.
같은 취지에서 가처분채무자가 이미 발행한 신주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처분(2008카합1306 판시사항 [2])이나 상장절차의 이행을 직접 명하는 가처분(2011카합113 판시사항 [4])에도 고도의 소명이 필요하다고 한 사례가 있다. 특히 2011카합113은 한 신청에서도 상장유예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부분은 인용하고, 상장절차이행을 명하는 부분은 고도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현상을 잠정적으로 되돌리는 부분과 만족을 주는 부분을 나누어 판단한 사례다. 다만 소명이 부족하더라도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하면 법원은 가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0조 제2항).
심리 방식
재판에는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하지만, 그렇게 심리하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예외가 인정된다(민사집행법 제304조). 법원은 신청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처분을 직권으로 정한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1항).
미리 받게 해 주는 만큼, 법원은 “정말 이렇게 급한가”를 훨씬 까다롭게 봅니다.
집행으로 만족을 얻으면 절차가 끝나는가?
집행으로 만족을 얻어도 법률상 잠정적 성격은 그대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가처분에도 가압류의 제소명령 절차가 준용되므로, 제소명령을 받으면 명령된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증명서류를 내거나 이미 소를 제기했다면 소송계속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1항). 이행하지 않으면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은 가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같은 법 제287조 제3항). 기간이 지난 뒤 서류를 내거나 청구취지를 바꾸어 본안의 소를 추가해도 기간 내 이행으로 보지 않는다(2023마7931 판시사항 [1]).
채무자가 가처분결정에 이의해도 그 신청만으로 집행이 정지되지는 않는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3조 제3항). 다만 이행된 것과 같은 내용의 가처분은 법정 요건이 소명되면 당사자가 별도로 집행정지나 집행한 처분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가처분이의절차에서는 변론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가처분신청의 당부를 판단한다(2004다62597 판시사항 [2]).
본안 패소확정만으로 반환명령이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가처분을 취소하는 재판에서 채무자의 신청이 있으면 가처분에 따라 채권자가 인도받은 물건이나 지급받은 금전의 반환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8조).
미리 받았더라도 본안 소송으로 분쟁을 끝내야 합니다. 가처분이 취소되면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부에 물건이나 금전을 돌려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직무대행자 선임형에서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만족적 가처분의 대표적인 형태가 대표자 직무집행정지와 직무대행자 선임이다. 가처분재판으로 법인이나 비법인사단 등의 대표자 직무를 대행하는 자를 선임한 경우, 직무대행자는 가처분명령에 다른 정함이 있거나 법원의 허가를 얻은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통상사무만 할 수 있다(2016다260400 판시사항 [1]). 통상사무는 단체를 종전과 같이 유지·관리하는 한도이므로, 정관을 변경하거나 임원 구성을 변경하기 위한 총회를 소집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통상사무가 아니다(같은 판례).
다만 이 제한은 직무대행자의 권한에 관한 것이지 적법하게 소집된 총회 자체의 권한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적법한 총회는 피대행자를 해임하고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으며, 그 후임자의 권한은 직무대행자와 달리 통상사무로 제한되지 않는다(2016다260400 판시사항 [1]). 그러나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이 취소되지 않는 한 직무대행자만이 적법하게 법인 등을 대표할 수 있고, 총회에서 선임된 후임자는 선임결의의 적법 여부와 관계없이 가처분 존속 중에는 대표권을 가지지 못한다(2020다203695). 또 2016다260400은 분쟁 당사자인 기존 임원들이 합의에 따라 모두 사임하고 연고항존자가 동의한 구체적 사정에서, 직무대행자가 후임자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소집한 것을 통상사무로 보았다(이유 중 개별 판단).
소송상 처분도 제한된다. 가처분결정으로 선임된 재단법인의 이사직무대행자는 가처분결정에 다른 정함이 있거나 관할법원의 허가가 없으면 항소를 취하할 수 없다(2004다63408 판시사항 [3]).
본안에서 지면 어떻게 되나?
보전처분은 피보전권리가 실재하는지의 확정을 본안소송에 맡기고 소명만으로 채권자의 책임 아래 하는 것이다(2009다82046 판결요지 [1]). 그래서 집행 후에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되면 그 집행으로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사실상 추정되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 추정은 번복될 수 있다(같은 판례). 만족적 가처분은 집행으로 이미 상태가 바뀌어 있으므로 이 손해가 현실화되기 쉽다.
실무 체크포인트
- 직무대행자가 정관·임원 구성을 바꾸기 위한 총회 소집이나 항소 취하 등 통상사무 밖의 행위를 하려면 가처분명령의 내용과 법원 허가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2016다260400, 2004다63408).
- 본안 패소가 확정되면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고의·과실이 사실상 추정되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번복될 수 있으므로, 집행 전에 손해배상 위험을 검토한다(2009다82046 판결요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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