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권

전세권이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그 용도에 따라 사용·수익하며,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물권이다(민법 제303조). 용익물권과 담보물권의 성질을 함께 갖는다.

쉽게 말하면 — 집 주인에게 목돈(전세금)을 맡기고 일정 기간 그 집을 사용하는 권리입니다. 임대차와 달리 등기를 해두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전세권을 설정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

전세권은 당사자 사이의 설정계약과 등기로 성립한다. 농경지는 전세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민법 제303조). 건물에 전세권을 설정할 때 그 대지와 건물이 같은 소유자에게 속한 경우, 대지 소유권의 특별승계인은 전세권설정자에 대해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305조 제1항).

계약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등기를 해야 전세권이 생깁니다. 등기를 하지 않으면 채권적 전세(임대차)로만 보호받습니다.

전세권자는 어떤 권리를 갖는가?

전세권자는 세 가지 핵심 권리를 가진다.

첫째, 사용·수익권이다. 목적 부동산을 그 용도에 따라 사용·수익한다. 다만 전세권자는 목적물의 현상을 유지하고 통상 관리에 속하는 수선을 해야 한다(민법 제309조).

둘째, 우선변제권이다. 전세금에 대해 후순위권리자 및 일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는다(민법 제303조).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금 반환을 지체하면 전세권자는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18조).

셋째, 처분권이다. 전세권을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있고, 존속기간 내에서 전전세 또는 임대도 할 수 있다. 단 설정행위로 이를 금지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민법 제306조).

전세권은 등기된 물권이라 집주인이 바뀌어도 새 소유자에게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경매가 개시되면 배당 순서에 따라 전세금을 돌려받고, 모자라면 나머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존속기간과 소멸은 어떻게 되는가?

전세권의 존속기간은 최장 10년이다. 약정 기간이 10년을 넘으면 10년으로 단축된다. 건물 전세권의 최단기간은 1년이며, 1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 1년으로 본다(민법 제312조).

기간 만료로 소멸한 때에는 전세권설정자는 목적물 인도 및 말소등기 서류 교부와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해야 한다(민법 제317조). 전세금이 목적 부동산에 관한 조세·공과금 기타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 변동으로 인해 적정하지 않게 된 경우 당사자는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12조의2).

전세권이 끝나면 집을 돌려주는 것과 전세금을 돌려받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집주인이 먼저 돈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고, 반대로 세입자도 먼저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전세권은 용익물권인가 담보물권인가?

전세권은 용익물권과 담보물권의 성질을 함께 가진다. 존속기간 중에는 목적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용익물권으로 기능하고(민법 제303조 제1항 전단), 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금 반환을 확보하는 담보물권으로 기능한다(같은 항 후단의 우선변제권). 이 이중 성질 때문에 전세금반환채권은 전세권과 밀접하게 결합한다.

전세금은 전세권의 요소다. 전세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전세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반드시 현금을 새로 건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에 갈음할 수 있고(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8508 판결), 채권 담보를 목적으로 설정한 전세권도 유효하다(같은 판결).

전세권은 두 얼굴을 가진 권리입니다. 계약 기간에는 집을 쓰는 권리이고, 기간이 끝나면 전세금을 우선해서 돌려받는 담보가 됩니다. 그래서 전세금을 받을 권리는 전세권과 뗄 수 없이 붙어 있습니다.

전세금반환채권만 따로 떼어 양도할 수 있는가?

존속기간 중에는 전세권과 전세금반환채권을 분리해 전세금반환채권만 확정적으로 양도할 수 없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다69122 판결). 담보물권의 부종성 때문이다. 존속기간 중에는 담보물권적 권능만 분리해 양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권의 용익적 권능은 소멸하고 담보물권적 권능만 남는다. 이때는 전세권을 그 담보 대상인 전세금반환채권과 함께 양도할 수 있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다35659 판결). 다만 전세권이전의 부기등기만으로는 부족하고, 전세금반환채권 양도에 관해 확정일자 있는 통지나 승낙을 갖춰야 압류·전부 채권자 등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같은 판결).

전세 기간 중에는 전세금 돌려받을 권리만 따로 팔 수 없습니다. 기간이 끝난 뒤라야 전세권과 함께 넘길 수 있고, 이때도 집주인에게 확정일자 있는 통지를 해두어야 다른 채권자에게 밀리지 않습니다.

전세권에 저당권을 잡으면 어떻게 실행하는가?

전세권은 저당권의 목적이 될 수 있다(민법 제371조 제1항). 전세권자는 목적물 소유자(전세권설정자)의 동의 없이 전세권에 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다(민법 제306조). 저당권을 설정한 자는 저당권자의 동의 없이 전세권을 소멸시키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실행 방법은 전세권의 존속 여부로 나뉜다. 존속기간 중에는 전세권 자체를 경매로 실행한다. 그러나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권이 소멸해 저당권도 함께 소멸하므로, 전세권 자체를 경매할 수 없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8다31301 판결). 이때 전세권저당권자는 물상대위로 전세금반환채권을 압류해 우선변제받아야 한다(민법 제370조, 제342조).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한 제3자의 압류 등이 없는 한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자에게만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98다31301 판결).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저당권자의 물상대위 행사에 대해 전세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로써 대항할 수 있다. 다만 반대채권의 변제기가 전세금반환채권의 변제기와 같거나 먼저 도래하는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로 한정된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91672 판결).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려고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뒤 그 전세권에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임대인·임차인 사이에서 전세권설정계약이 무효라도 이를 모르는 저당권자에게는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다59864 판결).

전세권 자체를 담보로 잡아 돈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전세 기간 중이면 전세권을 경매하고, 기간이 끝나면 전세권이 사라지므로 전세금 돌려받을 권리를 압류해서 회수합니다. 이 절차를 잘못 고르면 우선변제 지위를 잃을 수 있어 실무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등기하지 않은 전세(채권적 전세)와 어떻게 다른가?

민법상 전세권은 등기해야 성립하는 물권이다(민법 제186조). 등기하지 않은 전세는 물권이 아니라 임대차 유사의 채권 관계(채권적 전세)에 그친다. 채권적 전세는 우선변제권·경매청구권 같은 전세권의 물권적 효력이 없고, 대신 주택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대항요건(인도+주민등록 등)을 갖춰 보호받는다.

건물 일부에 전세권을 설정한 전세권자는 건물 전부에 대해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민법 제303조 제1항, 제318조). 그러나 경매신청권은 전세권의 목적인 부분에만 미치고,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건물 부분에 대해서는 경매를 신청할 수 없다(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마256 결정).

등기를 해야 진짜 전세권입니다. 등기 없는 전세는 세입자 보호법으로 지키는 채권 관계일 뿐입니다. 건물 일부만 전세로 든 경우, 배당은 건물 전체에서 우선해 받지만 경매는 내가 쓰는 부분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전세권설정등기 신청 시 전세금과 존속기간을 등기사항으로 기재한다. 건물 일부가 목적이면 그 부분을 특정하는 도면을 첨부한다.
  • 전세권저당권 실행은 전세권 존속기간 만료 전후로 절차가 다르다. 만료 전은 전세권 자체 경매, 만료 후는 전세금반환채권 물상대위다. 절차 선택을 착오하면 우선변제 지위를 잃는다.
  • 물상대위는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한 압류가 선행해야 하고, 배당요구 종기 내에 행사해야 우선변제 지위를 확보한다.
  • 실무에서 임차인은 등기를 기피당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권설정등기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갖추는 방식이 더 흔하다. 전세권설정등기 의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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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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