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지상권(法定地上權)은 건물 소유자가 그 부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법률이 당연히 인정하는 지상권이다(민법 제366조).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같은 소유자에게 속했다가 저당권 실행(경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에 인정된다(같은 법 제366조).
쉽게 말하면 — 내 땅 위에 내 건물이 있었는데, 경매로 땅만 다른 사람한테 넘어간 상황입니다. 이때 건물 주인이 새 땅 주인의 동의 없이도 그 땅을 계속 쓸 수 있게 법이 자동으로 권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법정지상권입니다.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나
저당권에 의한 법정지상권(민법 제366조)은 다음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성립한다.
-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 위에 건물이 존재해야 한다. 나대지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건물을 지은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92다20330).
-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해야 한다. 원래부터 소유자가 달랐다면 성립할 여지가 없다.
-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져야 한다. 경매는 법률의 규정에 의한 물권 취득이므로 등기 없이도 지상권이 발생한다(민법 제187조).
저당 잡힐 때 이미 건물이 있어야 하고, 그 땅과 건물이 같은 사람 것이어야 합니다. 경매로 땅이 팔린 뒤 소유자가 달라지는 순간 법정지상권이 자동으로 생깁니다.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있어야 하나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부터 토지 위에 건물이 존재해야 인정된다(92다20330). 건물 없는 나대지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토지소유자가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가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는 같은 조의 법정지상권은 물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도 성립하지 않는다(92다20330).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을 건축 중이던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다(2003다29043). 당시 독립된 건물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규모·종류를 외형상 예상할 수 있을 만큼 건축이 진전되어 있어야 한다(2003다29043). 경매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다 낼 때까지는 최소한의 기둥·지붕·주벽을 갖춰 독립된 부동산인 건물이 되어야 한다(2003다29043).
빈 땅에 저당을 잡힌 뒤 건물을 지은 경우에는 법정지상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저당 잡힐 때 이미 건물이 있거나, 적어도 규모를 알아볼 만큼 짓고 있던 상태여야 합니다.
신축·재축한 건물은 어떻게 되나
토지에만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에는, 설정 당시 있던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지어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다(92다20330, 98다43601 전원합의체). 새 건물과 구건물의 동일성은 필요 없지만, 권리의 범위는 구건물의 이용에 일반적으로 필요한 범위로 제한된다(92다20330).
공동저당의 경우는 다르다.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건물에 공동저당을 설정한 뒤 건물을 헐고 새로 지으면, 원칙적으로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은 성립하지 않는다(98다43601 전원합의체). 다만 신축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같고, 토지 저당권자에게 신축건물에도 같은 순위의 공동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라질 수 있다(98다43601).
공동저당권자는 나대지로서의 토지 교환가치 전체를 담보로 기대한다(98다43601). 신축건물에서 법정지상권 가액을 회수할 수 없는데도 그 권리를 인정하면 저당권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기 때문이다(98다43601). 92다20330의 종전 견해도 공동저당 후 신축건물에 언제나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는 범위에서 변경되었다(98다43601 전원합의체).
땅에만 저당을 잡혔다면, 있던 건물을 헐고 다시 지어도 옛 건물에 필요한 범위에서 법정지상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92다20330, 98다43601). 같은 사람의 땅과 건물을 함께 저당 잡힌 뒤 다시 지으면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98다43601). 새 건물과 땅의 주인이 같고 새 건물에도 같은 순위의 공동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98다43601).
어떤 효과가 생기나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면 건물 소유자는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건물 소유에 필요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민법 제279조). 지상권은 물권이므로 그 성립 당시 토지 소유자는 물론 이후 토지를 취득한 제3자에게도 등기 없이 주장할 수 있다(84다카1131 전원합의체).
존속기간은 당사자 합의가 없으면 같은 법 제281조에 따라 같은 법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견고한 건물 30년, 일반 건물 15년)이 적용된다.
지료(地料)는 합의로 정할 수 있고, 합의하지 못하면 어느 쪽이든 법원에 청구해 정할 수 있다(같은 법 제366조 단서, 99다17142). 지료 합의나 법원의 결정이 증명되지 않으면 미지급을 지체로 볼 수 없어, 지료 연체를 이유로 한 소멸청구는 인정되지 않는다(99다17142).
지료액·지급시기 등의 약정은 등기해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99다17142). 법원의 지료 결정은 지료결정판결로 이루어져야 제3자에게 효력이 미치며, 다른 판결 이유에서 지료를 산정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99다17142).
토지소유자는 자신에 대한 2년분 이상의 지료가 지급되지 않으면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법 제287조, 99다17142). 토지양수인에 대한 연체기간이 2년에 못 미치면 전 소유자에 대한 연체기간을 합산해 청구할 수 없다(99다17142).
건물 주인은 땅 주인이 바뀌어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84다카1131). 땅을 쓰는 대가인 지료는 합의로 정하고,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366조, 99다17142).
전세권을 설정하면 어떻게 되나
저당권 외에도, 같은 소유자에게 속한 대지와 건물 중 건물에만 전세권을 설정한 경우, 이후 대지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새 대지 소유자는 전세권설정자에게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305조). 이 경우 대지 소유자는 제3자에게 대지를 임대하거나 지상권·전세권을 설정하지 못한다.
내 건물에 전세를 놓은 상태에서 땅이 팔리면, 새 땅 주인은 건물 주인에게 지상권을 설정해 준 것으로 봅니다. 법정지상권을 얻는 사람은 세입자가 아니라 건물 주인이고, 세입자는 그 건물에 설정한 전세권으로 보호됩니다.
입목에도 법정지상권이 생기나
토지와 그 위의 입목(立木)이 같은 소유자에게 속했다가 입목의 경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입목에 관한 법률 제6조). 이때 토지소유자는 입목소유자에게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며, 지료는 당사자의 약정으로 정한다. 건물이 아니라 등기된 입목을 위해 인정되는 법정지상권이다.
건물 양도와 지상권의 이전
법정지상권을 가진 건물 소유자에게서 건물과 지상권을 양도받기로 합의했다면, 양수인은 지상권 등기를 청구할 지위에 있다(84다카1131 전원합의체). 양수인은 전 건물소유자를 대위해 토지소유자에게 지상권설정등기를 청구하고, 전 건물소유자에게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85다카2203). 이 지위에 있는 양수인에게 토지소유자가 건물 철거를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84다카1131, 85다카2203). 일반 매매로 지상권 자체를 이전받으려면 등기를 마쳐야 한다(민법 제186조).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사람에게서 경매로 건물을 매수하면, 철거를 매각조건으로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상권도 당연히 취득한다(2012다73158). 취득한 지상권을 제3자에게 처분하려면 먼저 지상권설정등기를 마쳐야 한다(같은 법 제187조 단서).
보통 매매로 건물을 살 때는 지상권도 넘겨받기로 한 합의와 지상권 등기를 청구할 지위가 중요합니다(84다카1131). 이런 지위에 있는 매수인에게는 땅 주인이 건물 철거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85다카2203). 지상권을 가진 사람에게서 건물을 경매로 사면, 철거가 매각조건인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상권도 함께 얻습니다(2012다73158). 그 권리를 다시 넘기려면 지상권 등기가 필요합니다(같은 법 제187조 단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판례는 민법 규정 외에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한다. 동일 소유자에게 속한 토지와 건물 중 하나를 매매·증여 등 법률행위로 처분해 소유자가 달라졌을 때, 당사자 사이에 건물 철거 합의가 없었다면 건물 소유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한다. 이는 민법 제366조의 요건(저당권·경매)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에도 건물 존속을 보호하는 법리다. 강제경매의 동일인 소유 판단은 압류 효력 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되, 앞선 가압류가 본압류로 이행되어 경매가 진행된 경우에는 가압류 효력 발생시를 기준으로 한다(2010다52140 전원합의체).
땅과 건물이 같은 사람 것이었다가 땅만 팔려 주인이 달라졌고, 건물을 철거하기로 한 합의가 없다면 건물 주인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으로 땅을 계속 쓸 수 있습니다(2012다73158).
실무 체크포인트
- 경매로 토지를 취득하려면 법정지상권 성립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 존재·동일인 소유를 등기부·건축물대장으로 확인.
- 지상권설정등기는 토지소유자와 공동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토지소유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등기절차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받아, 승소한 등기권리자로서 단독신청한다(같은 법 제23조 제4항).
- 법정지상권이 붙은 건물을 매수하면 지상권 등기를 받아 두어야 나중에 처분할 수 있다. 양수인 명의 지상권 이전등기까지 챙긴다.
- 지료는 합의로 정할 수 있고,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청구한다(민법 제366조 단서, 99다17142). 소멸청구에서는 자신에 대한 2년분 이상 미지급과 지료의 대항요건을 확인한다(같은 법 제287조, 99다17142).
관련
- 개념·해설
- 판례
- 법령
이 문서를 인용·참조한 문서
인용·참조한 문서 목록 펼치기 (28)
- 해설 (2)
- 개념 (8)
- 법령 (7)
- 판례 (11)2013다43345 :: 경매로 건물 취득한 매수인의 지상권 당연취득·지료2012다73158 :: 채권자취소로 건물양도만 취소된 경우 관습 법정지상권2010다52140 :: 강제경매 시 관습 법정지상권 동일인 판단 기준시2003다29043 :: 건축 중 건물의 법정지상권 성립 요건2002다9660 :: 미등기건물 대지만 이전등기 후 저당 실행 — 법정지상권(전합)99다17142 :: 지료 미확정 시 연체 불성립 + 토지 양수인의 종전 소유자 연체기간 합산 불가98다43601 :: 공동저당 후 건물 철거·신축 시 법정지상권(전합)93다52297 :: 지료 미결정 시 지료 연체를 이유로 한 지상권소멸청구 가부92다20330 :: 법정지상권 — 저당권설정 당시 건물 존재 요건84다카1131 :: 법정지상권 있는 건물 양수인에 대한 철거청구(전합)70다2576 :: 관습상 지상권은 관습법에 의한 물권취득 — 등기 없이 대항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