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지상권

법정지상권(法定地上權)이란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원래 같은 소유자에게 속했다가 저당권 실행(경매) 등 법률의 규정에 의해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법률이 당연히 인정하는 지상권이다(민법 제366조).

쉽게 말하면 — 내 땅 위에 내 건물이 있었는데, 경매로 땅만 다른 사람한테 넘어간 상황입니다. 이때 건물 주인이 새 땅 주인의 동의 없이도 그 땅을 계속 쓸 수 있게 법이 자동으로 권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법정지상권입니다.

성립 요건

저당권에 의한 법정지상권(민법 제366조)은 다음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성립한다.

  1.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 위에 건물이 존재해야 한다. 나대지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건물을 지은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다20330 판결).
  2.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해야 한다. 원래부터 소유자가 달랐다면 성립할 여지가 없다.
  3.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져야 한다. 경매는 법률의 규정에 의한 물권 취득이므로 등기 없이도 지상권이 발생한다(민법 제187조).

저당 잡힐 때 이미 건물이 있어야 하고, 그 땅과 건물이 같은 사람 것이어야 합니다. 경매로 땅이 팔린 뒤 소유자가 달라지는 순간 법정지상권이 자동으로 생깁니다.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존재해야 한다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부터 토지 위에 건물이 존재해야 인정된다(민법 제366조). 건물 없는 나대지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토지소유자가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가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는 같은 조의 법정지상권은 물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도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다20330 판결).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을 건축 중이던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저당권 설정 당시 사회관념상 독립된 건물로 볼 정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건물의 규모·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건축이 진전되어 있었고, 경매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다 낼 때까지 최소한의 기둥·지붕·주벽을 갖춰 독립된 부동산으로서 건물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29043 판결).

빈 땅에 저당을 잡힌 뒤 건물을 지은 경우에는 법정지상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저당 잡힐 때 이미 건물이 있거나, 적어도 규모를 알아볼 만큼 짓고 있던 상태여야 합니다.

신축·재축한 건물

저당권 설정 당시의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지은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은 성립한다(민법 제366조). 새 건물과 구건물 사이에 동일성이 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법정지상권의 내용은 구건물을 기준으로 그 이용에 일반적으로 필요한 범위로 제한된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다20330 판결).

공동저당의 경우는 다르다.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건물에 함께 저당권(공동저당)을 설정한 뒤 그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지었다면, 새 건물에 토지 저당권과 같은 순위의 공동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3. 12. 18. 선고 98다43601 전원합의체 판결). 저당권자는 토지와 건물 전체의 담보가치를 파악하고 저당권을 설정하는데, 건물이 철거되면 그 담보가치가 소멸하기 때문이다.

건물만 저당 잡힌 상태에서 헐고 다시 지으면 새 건물에도 법정지상권이 생깁니다. 하지만 땅과 건물을 함께 저당(공동저당) 잡힌 뒤 건물을 헐고 새로 지으면, 원칙적으로 법정지상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저당권자가 건물값까지 계산해 돈을 빌려줬는데 건물이 사라져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효과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면 건물 소유자는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 지상권은 물권이므로 새 토지 소유자는 물론 이후 토지를 취득하는 제3자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

존속기간은 당사자 합의가 없으면 민법 제281조에 따라 민법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견고한 건물 30년, 일반 건물 15년)이 적용된다.

지료(地料)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하지 못하면 어느 쪽이든 법원에 청구해 정할 수 있다(민법 제366조 단서). 법원이 정하기 전에는 지료 지급 의무가 확정되지 않으므로, 지료를 내지 않았다고 곧바로 지상권 소멸 청구를 할 수는 없다. 다만 법원이 지료를 정한 뒤 2년 이상 연체하면 토지소유자는 지상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87조).

건물 주인은 땅 주인이 바뀌어도 계속 그 땅을 쓸 수 있습니다. 대신 땅값에 해당하는 지료를 내야 하는데, 금액은 합의 안 되면 법원이 정해 줍니다.

전세권 설정과 법정지상권

저당권 외에도, 같은 소유자에게 속한 대지와 건물 중 건물에만 전세권을 설정한 경우, 이후 대지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새 대지 소유자는 전세권설정자에게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305조). 이 경우 대지 소유자는 제3자에게 대지를 임대하거나 지상권·전세권을 설정하지 못한다.

내 건물에 전세를 놓은 상태에서 땅이 팔리면, 전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새 땅 주인도 법정지상권을 져야 합니다.

입목의 법정지상권

토지와 그 위의 입목(立木)이 같은 소유자에게 속했다가 입목의 경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입목에 관한 법률 제6조). 이때 토지소유자는 입목소유자에게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며, 지료는 당사자의 약정으로 정한다. 건물이 아니라 등기된 입목을 위해 인정되는 법정지상권이다.

건물 양도와 지상권의 이전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뒤 건물을 양도하면 지상권도 함께 양도된 것으로 다룬다. 건물을 양수하면서 지상권까지 양도받기로 한 사람은 채권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전 건물소유자와 토지소유자에게 차례로 지상권 설정등기·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지위에 있는 건물양수인에게 토지소유자가 건물 철거를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85. 4. 9. 선고 84다카113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7. 5. 26. 선고 85다카2203 판결).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경매로 건물 소유권을 넘겨받은 매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상권도 당연히 취득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73158 판결). 다만 지상권을 제3자에게 처분하려면 지상권설정등기를 먼저 마쳐야 한다(민법 제187조 단서).

법정지상권이 붙은 건물을 사면 그 땅을 쓸 권리도 따라옵니다. 땅 주인은 이런 건물 매수인에게 건물을 헐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권리를 다시 남에게 넘기려면 지상권 등기를 먼저 해 두어야 합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판례는 민법 규정 외에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한다. 동일 소유자에게 속한 토지와 건물 중 하나를 매매·증여 등 법률행위로 처분해 소유자가 달라졌을 때, 당사자 사이에 건물 철거 합의가 없었다면 건물 소유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한다. 이는 민법 제366조의 요건(저당권·경매)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에도 건물 존속을 보호하는 법리다. 강제경매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동일인 소유였는지는 압류(또는 가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52140 전원합의체 판결).

경매가 아니라 땅만 팔았을 때도, 위에 건물이 있다면 건물 주인이 계속 그 땅을 쓸 수 있도록 판례가 관습법 차원에서 같은 결과를 인정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경매로 토지를 취득하려면 법정지상권 성립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 존재·동일인 소유를 등기부·건축물대장으로 확인.
  • 법정지상권 취득은 단독신청 규정이 없어 지상권설정등기는 토지소유자와 공동신청한다. 토지소유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지상권설정등기절차 이행청구의 소로 판결을 받아 단독신청.
  • 법정지상권이 붙은 건물을 매수하면 지상권 등기를 받아 두어야 나중에 처분할 수 있다. 양수인 명의 지상권 이전등기까지 챙긴다.
  • 지료는 합의가 안 되면 법원이 정한다. 지료 결정 판결을 받아 두어야 2년 연체 시 지상권 소멸청구가 가능하다.

관련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