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재산이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신탁 목적으로 이전하거나 처분한 재산(신탁법 제2조)과, 그 재산의 관리·처분·운용·개발 등으로 수탁자가 얻은 재산(같은 법 제27조)을 말한다. 형식적으로는 수탁자에게 귀속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독립된 별개 재산이다.
쉽게 말하면 — 신탁으로 맡긴 재산입니다. 명의는 수탁자 앞으로 되어 있어도 수탁자 개인 재산과 칸막이로 분리돼 있어서, 수탁자의 빚이나 파산으로부터 보호됩니다.
무엇을 신탁재산으로 할 수 있는가?
신탁재산은 적극재산뿐 아니라 소극재산(채무)도 포함한다. 2012년 전부개정으로 “재산권”에서 “재산”으로 용어가 바뀌면서,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포괄하는 영업의 신탁도 인정됐다(신탁법 제2조). 영업이나 저작재산권의 일부도 신탁재산이 될 수 있다(신탁법 제2조).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으로 수탁자가 새로 얻은 재산도 신탁재산에 속한다(신탁법 제27조). 신탁재산이 처분되면 그 대가(대용물)는 원래 신탁재산과 동일성을 갖는 것으로 보아 다시 신탁재산을 구성한다. 신탁재산과 고유재산이 부합·혼화·가공된 경우에는 민법 첨부 규정을 준용한다(같은 법 제28조).
부동산뿐 아니라 빚을 포함한 사업 전체도 통째로 맡길 수 있습니다. 맡긴 재산을 팔아 받은 돈도 그대로 신탁재산이 됩니다.
신탁재산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위탁자의 위탁으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면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93다62119). 그래서 신탁 해지 등 신탁종료 사유가 생기더라도 신탁재산이 수익자나 위탁자에게 당연히 복귀·승계되지는 않고, 수탁자가 귀속권리자에게 신탁재산을 새로 이전할 의무를 질 뿐이다(같은 판결).
이 귀속 구조는 종료 전에 생긴 채권에도 그대로 미친다. 신탁 존속 중 제3자의 무단점유로 생긴 임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수탁자가 가지고, 그 채권도 신탁재산의 관리로 얻은 재산이어서 신탁재산에 속하므로(신탁법 제27조), 뒤에 신탁이 해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탁자의 상속인이 그 채권을 당연히 행사할 수는 없다(93다62119). 수탁자가 이전절차를 밟아야 귀속권리자가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그 이전을 소유권이전등기 방법이 아니라 수탁자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는 방법으로 하더라도 위탁자는 수탁자의 소유권에 기하여 다시 소유권을 취득한다(2004다50235).
앞 문단의 두 판결은 2012. 7. 26. 전부개정 전 구 신탁법 시기의 판결이다. 무단점유로 생긴 채권이 신탁재산에 속한다는 판단은 구 제19조(물상대위성)에 따른 것이고, 현행 신탁법 제27조도 관리·처분·멸실·훼손 등으로 수탁자가 얻은 재산을 신탁재산으로 정한다. 종료 후 이전까지 신탁이 존속한다는 구 제61조는 현행 같은 법 제101조 제4항으로 이어졌다.
수탁자가 대외적으로 완전한 소유자라는 점은 제3자와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지난 뒤 원래 소유자의 위탁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수탁자는 점유자가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는 새로운 이해관계인인 제3자에 해당하고, 그 수탁자가 해당 부동산 공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한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이라고 해서 달리 보지 않는다(2001다47467).
맡긴 재산의 주인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입니다. 신탁이 끝나도 재산이 저절로 위탁자에게 돌아오지 않고, 수탁자가 넘겨주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신탁재산은 왜 독립성을 갖는가?
신탁재산의 독립성은 신탁의 핵심 효과다. 신탁법은 이 독립성을 전제로 여러 보호 규정을 둔다.
- 강제집행 금지: 신탁재산에는 강제집행·담보권 실행 경매·보전처분·체납처분을 할 수 없다(신탁법 제22조). 다만 신탁 전의 원인으로 발생한 권리나 신탁사무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기한 경우는 예외다(신탁법 제22조). 예외 인정범위와 등기소의 촉탁 수리 기준은 신탁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에서 다룬다.
- 상속·이혼분할 제외: 수탁자가 사망해도 신탁재산은 그의 상속재산에 속하지 않고, 이혼 재산분할 대상도 아니다(신탁법 제23조).
- 파산재단 불산입: 수탁자가 파산하거나 회생·개인회생에 들어가도 신탁재산은 파산재단 등을 구성하지 않는다(신탁법 제24조).
- 상계 제한: 신탁재산에 속하는 채권과 신탁재산에 속하지 않는 채무는 원칙적으로 상계하지 못한다(신탁법 제25조).
수탁자가 개인적으로 빚을 못 갚거나 파산해도, 맡긴 재산은 칸막이로 보호돼 채권자가 손댈 수 없습니다. 단, 신탁 전부터 그 부동산에 잡혀 있던 담보권이나 압류는 예외입니다.
수탁자가 의무를 위반하면 어떻게 되는가?
수탁자가 의무를 위반해 신탁재산에 손해가 생기거나 신탁재산이 변경된 경우, 위탁자·수익자·다른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신탁법 제43조).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부적절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신탁법 제43조). 수탁자가 충실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에는 손해가 없더라도 수탁자나 제3자가 얻은 이득 전부를 신탁재산에 반환해야 한다(신탁법 제4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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