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점유란 지상권·전세권·질권·사용대차·임대차·임치 기타의 관계로 타인에게 물건을 점유하게 한 사람이 갖는 점유권이다(민법 제194조). 물건을 직접 손에 쥐고 있지는 않지만, 직접점유자를 매개로 법률상 점유를 인정받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집을 빌려준 경우, 집을 실제로 쓰는 사람은 세입자입니다. 그래도 집주인은 임대차관계를 통해 간접점유자로 보호받습니다.
성립 요건
간접점유가 성립하려면 직접점유자와 간접점유자 사이에 점유매개관계가 있어야 한다. 민법 제194조는 지상권·전세권·질권·사용대차·임대차·임치를 예로 들고, 그 밖의 관계도 포함한다.
점유매개관계는 직접점유자가 목적물을 점유하면서도 일정한 법률관계에 따라 간접점유자에게 반환하거나 그 지시에 따를 지위에 있는 관계다.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목적물을 직접 점유하고, 임대인은 그 임차인의 점유를 매개로 간접점유를 가진다.
직접점유자에게는 간접점유자를 위하여 점유한다는 관계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실상 다른 사람이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간접점유가 생기지 않는다. 점유매개관계가 종료하면 간접점유도 원칙적으로 사라진다.
간접점유는 “남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임대차·임치처럼 왜 그 사람이 가지고 있고 나중에 누구에게 돌려줘야 하는지가 설명되어야 합니다.
점유보조자와의 차이
점유보조자는 가사상·영업상 기타 유사한 관계에서 타인의 지시를 받아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이다(민법 제195조). 점유보조자는 독립한 점유자가 아니고, 그 지시를 하는 사람이 점유자다.
간접점유와 점유보조자의 차이는 독립성이다.
- 간접점유: 직접점유자가 독립한 점유자로 인정되고, 간접점유자와 직접점유자가 모두 점유권을 가진다.
- 점유보조자: 보조자는 지시자의 사실상 지배를 보조할 뿐이므로, 보조자 자신에게 독립한 점유권이 없다.
예를 들어 임차인은 독립한 직접점유자이고 임대인은 간접점유자다. 반면 직원이 회사 창고 물건을 관리하는 경우, 직원은 통상 점유보조자이고 회사가 점유자다.
간접점유자의 보호
간접점유자도 점유보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207조). 직접점유자가 점유를 침탈당하면 간접점유자는 원칙적으로 그 물건을 직접점유자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한다. 직접점유자가 반환받을 수 없거나 반환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간접점유자 자신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07조 제2항).
점유의 추정(민법 제197조), 점유계속의 추정(민법 제198조), 권리의 적법 추정(민법 제200조) 같은 점유 규정도 간접점유자에게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점유보호청구에서는 본권의 유무가 아니라 점유 침해 자체가 중심이므로, 점유권에 기한 소는 본권에 관한 이유로 재판하지 못한다(민법 제208조).
세입자가 점유하던 건물을 빼앗기면 집주인도 점유보호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돌려받을 사람은 원칙적으로 실제 점유하던 세입자입니다.
유치권에서의 간접점유
유치권은 목적물을 점유해야 성립하고 존속한다(민법 제320조, 민법 제328조). 이때 유치권자의 점유는 직접점유뿐 아니라 간접점유도 가능하다.
하지만 채무자를 직접점유자로 하여 채권자가 간접점유하는 구조는 유치권의 점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유치권은 목적물 인도를 거절해 채무자의 변제를 압박하는 권리인데, 채무자 본인이 직접점유하고 있으면 그 압박 기능이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채무자를 직접점유자로 한 간접점유로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2007다27236).
유치권에서는 “누가 직접 들고 있느냐”가 특히 중요합니다. 채무자가 물건을 그대로 들고 있다면, 채권자가 간접점유를 주장해도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취득시효와 간접점유
취득시효(민법 제245조)에서 점유는 직접점유에 한정되지 않는다. 간접점유자도 점유매개관계를 통해 점유를 계속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다만 시효취득에서는 점유가 소유의 의사로 하는 자주점유인지가 중요하므로, 간접점유라는 형식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임대차관계에서는 임차인의 직접점유가 임대인의 간접점유를 매개할 수 있다. 그러나 임대인에게 자주점유가 인정되는지는 소유권 주장 경위, 점유개시 원인, 외부 표시 등을 따로 보아야 한다. 임차인의 직접점유가 항상 임대인의 시효취득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점유매개관계를 먼저 확인한다. 임대차계약서, 임치계약, 사용대차계약, 점유 이전 경위가 핵심 자료다.
- 직접점유자와 간접점유자의 관계가 종료되었는지 본다. 계약이 끝나고 반환거부 상태가 되면 간접점유 유지 여부가 다툼이 될 수 있다.
- 점유보호청구에서는 반환 상대와 반환 받을 사람을 구분한다(민법 제207조).
- 유치권 사건에서는 직접점유자가 채무자인지 반드시 확인한다. 채무자를 직접점유자로 한 간접점유는 유치권 성립 근거가 되기 어렵다(2007다27236).
- 취득시효에서는 간접점유 자체보다 자주점유 여부와 점유개시 원인을 따로 검토한다(민법 제24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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