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주의와 인수주의

소제주의란 경매로 부동산이 매각되면 그 위의 부담(제한물권 등)을 소멸시키고 매수인에게 깨끗한 소유권을 주는 원칙이다. 실무상 소멸주의라고도 부른다. 인수주의란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이 그대로 떠안게 하는 원칙이다(민사집행법 제91조).

민사집행법은 하나의 원칙만 택하지 않고 권리 종류와 순위에 따라 섞어서 정한다. 저당권은 모두 소멸하고,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은 앞선 담보권·압류·가압류 등에 대항할 수 있는지에 따라 소멸 또는 인수로 나뉜다. 이 경계선을 실무상 말소기준권리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 낙찰받으면 그 집에 걸린 빚·권리 중 일부는 깨끗이 지워지고(소제주의), 일부는 내가 떠안습니다(인수주의). 어디까지 지워지는지를 정하는 기준선이 “말소기준권리”입니다.

무엇이 소멸하고 무엇이 인수되나

저당권은 순위와 관계없이 매각으로 모두 소멸한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근저당권도 저당권의 일종이므로 매각대금에서 배당을 받을 뿐, 매수인이 인수하는 부담으로 남지 않는다.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으면 매각으로 소멸하고, 대항할 수 있으면 매수인이 인수한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제4항). 그래서 권리분석에서는 먼저 등기부상 최선순위 저당권·압류·가압류 등을 찾고, 그보다 앞선 용익권·임차권이 있는지 확인한다. 선순위 전세권이라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한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단서, 배당요구).

주택·상가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차권은 등기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각 법은 경매 매각으로 임차권이 소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보증금이 전부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정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8조).

유치권은 등기와 무관하게 매수인이 피담보채권을 변제할 책임을 진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사실상 인수되는 부담이다.

근저당 같은 담보권은 순위와 상관없이 다 지워집니다. 반면 기준권리에 대항할 수 있는 용익권·임차권은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낙찰자가 떠안습니다. 유치권은 등기에 없어도 떠안아야 합니다.

말소기준권리는 무엇인가

말소기준권리란 소멸과 인수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권리라는 실무상 표현이다. 통상 등기부에서 가장 먼저 등기된 저당권·근저당권·압류·가압류 등이 기준이 된다. 담보가등기도 강제경매등에서 순위를 정할 때 저당권으로 보며, 매각으로 소멸한다(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다만 “말소기준권리보다 뒤면 모두 소멸, 앞이면 모두 인수”라고 기계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 민사집행법 제91조는 권리별로 효과를 나누어 정한다. 저당권은 선순위라도 소멸하고, 선순위 전세권은 원칙적으로 인수되지만 배당요구를 하면 소멸한다. 유치권은 등기 순위가 아니라 점유와 피담보채권, 그리고 진행되는 경매절차의 성격이 중요하다.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점유관계와 매각으로 효력을 잃지 않는 등기된 권리·가처분, 매각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는 지상권의 개요 등이 기재되므로(민사집행법 제105조), 매수희망자는 명세서로 인수 위험을 확인한다.

매각대금이 지급되면 법원사무관등은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촉탁하고,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는 부담의 말소등기도 함께 촉탁한다(민사집행법 제144조). 따라서 매각으로 소멸하는 권리는 실체상 소멸에 그치지 않고 등기부에서도 정리된다.

가장 먼저 등기된 근저당·압류·가압류가 보통 기준선입니다. 하지만 권리 종류마다 예외가 있으므로 등기부만 보지 말고 매각물건명세서와 배당요구 여부까지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잉여주의와는 어떤 관계인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1항은 압류채권자보다 우선하는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하게 하거나, 매각대금으로 그 부담을 변제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부동산을 매각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이는 선순위 부담과 절차비용을 빼고도 압류채권자에게 돌아갈 여지가 있어야 경매를 진행한다는 잉여주의와 연결된다.

구체적으로 최저매각가격으로 선순위 부담과 절차비용을 변제하면 남을 것이 없다고 인정되면 법원은 압류채권자에게 통지하고, 압류채권자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1주 이내에 정해진 가격의 매수신청과 보증 제공을 하지 않으면 경매절차를 취소한다(민사집행법 제102조, 무잉여). 따라서 인수주의는 “선순위 부담을 매수인에게 넘겨도 되는가”의 문제이고, 잉여주의는 “그 부담을 고려해도 경매를 계속할 실익이 있는가”의 문제다.

임의경매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에서도 강제경매 규정이 준용되므로(민사집행법 제268조), 권리 소멸·인수의 기본 틀은 민사집행법 제91조를 따른다. 즉 근저당권 실행 경매라고 해서 그 근저당권만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매각부동산 위의 저당권은 모두 소멸하고, 용익권·임차권은 대항 가능성에 따라 소멸 또는 인수로 나뉜다.

집행법원은 매각조건으로 인수 또는 소멸 효과를 구체화할 수 있다(매각조건). 특히 유치권에 의한 경매처럼 형식적 경매의 성격이 섞인 경우에는 어떤 경매절차가 실제 매각을 진행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는 무엇이 다른가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담보권 실행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된다(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 대법원은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원칙적으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진행된다고 본다. 다만 집행법원은 매각조건 변경결정으로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2011다35593).

반대로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진행 중 같은 목적물에 대해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 경매가 개시되면 유치권 경매는 정지되고(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 그 강제경매·담보권 실행 경매가 취소되면 유치권 경매절차를 계속 진행한다(같은 조 제3항). 이 정지 상태에서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 경매로 매각이 이루어진 경우, 대법원은 유치권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한다고 보았다(2011다35593). 이는 일반 경매 매수인이 유치권자에게 피담보채권을 변제할 책임을 진다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과 연결된다.

이중경매에서는 어느 등기가 기준인가

이중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뒤 선행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그 절차가 취소·정지되면, 그때까지 진행된 선행 경매절차의 결과가 후행 절차에 유효한 범위에서 승계되어 이용된다. 다만 후행 경매절차에서 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는 후행의 이중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정한다(2019다271685). 이 판결의 사안에서는 유치권자가 선행 개시결정 뒤 이중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전에 점유를 시작해 유치권을 취득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행 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경매가 두 번 걸린 물건에서 앞선 절차의 결과는 뒤 절차로 넘어갈 수 있지만, 대항력 판단 기준은 후행의 이중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 효력 발생 시점입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등기사항증명서에서 최선순위 저당권·근저당권·압류·가압류·담보가등기를 먼저 찾는다.
  • 저당권류는 순위와 관계없이 매각으로 소멸한다는 점을 별도로 표시한다.
  •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은 기준권리에 대항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전세권은 배당요구 여부도 확인한다.
  • 주택·상가 임차권은 대항력 취득시점과 보증금 전액 변제 여부를 별도로 확인한다.
  • 매각물건명세서의 “매각으로 효력을 잃지 아니하는 권리”와 법정지상권 기재를 반드시 확인한다.
  • 유치권은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현황조사보고서, 점유 상태, 유치권 신고, 피담보채권의 견련성을 따로 본다.
  • 무잉여 통지나 절차취소 가능성이 있으면, 선순위 부담을 인수하는 구조인지 매각대금으로 소멸시키는 구조인지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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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1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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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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