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담보 목적의 전세권이란 빌려준 돈이나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을 채권을 담보하려고 설정한 전세권이다.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였고 그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1], 94다18508 판결요지 가).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이지만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을 대신할 수도 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1]). 전세권 일반은 전세권에서, 전세권에 잡은 저당권의 실행 절차는 전세권저당권에서 다룬다.
쉽게 말하면 — 상가를 빌린 사람이 보증금을 떼일까 걱정돼서 「보증금만큼 전세권을 걸어 달라」고 하고, 집주인이 등기를 해 주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전세금을 따로 건넨 적이 없고 이미 낸 보증금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이 전세권은 유효합니다. 다만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진짜 약속은 여전히 임대차계약이라, 두 사람 사이에서는 밀린 월세를 보증금에서 뺄 수 있습니다. 그 사정을 모른 채 전세권 등기를 믿고 거래한 제3자에게는 통하지 않고, 알고 거래한 제3자에게는 통합니다.
목적물을 넘겨받지 않고 전세금도 따로 주지 않았는데 전세권이 유효한가
유효하다. 목적물의 인도는 전세권의 성립요건이 아니고, 전세금은 기존 채권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것이 1995년 판결 이래의 법리다(94다18508 판결요지 가·나). 2021년 12월 30일 같은 날 선고된 세 판결이 이를 그대로 이어받아 임대차보증금 담보 전세권에 적용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1], 2020다257999 판시사항 [1], 2018다233860 판시사항 [1]).
전세권의 성립과 목적물의 인도
전세권은 용익물권적 성격과 담보물권적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고, 목적물의 인도는 전세권의 성립요건이 아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1]). 민법은 전세권자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사용·수익한다고 정하지만(민법 제303조 제1항), 판례는 설정과 동시에 인도가 없어도 전세권이 성립한다고 본다. 다만 농경지는 전세권의 목적으로 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303조 제2항). 그래서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고 그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않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1]).
판례가 유효하다고 본 것은 「주로」 채권담보 목적이고 사용·수익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닌」 경우다. 사용·수익을 배제했는지는 전세권 설정의 동기와 경위, 설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채권의 발생 원인과 목적물의 관계, 전세권자의 사용·수익 여부와 그 가능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당사자가 전세권의 핵심인 사용·수익 권능을 배제하고 채권담보만을 위해 전세권을 설정했다면,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전세권을 창설하는 것이어서 물권법정주의(민법 제185조)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고 그 전세권설정등기는 무효다(2018다40235 판결요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권 자체를 담보등기부에 등기하는 채권담보권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다른 제도다.
전세금의 지급과 기존 채권의 갈음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이지만,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을 대신할 수 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1], 94다18508 판결요지 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임차인 명의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쳤다면, 전세금의 지급은 이미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으로 대신한 것이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2]). 이때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전세권설정등기는 유효하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채권담보를 위하여 담보권을 설정할 때 채권자·채무자·제3자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그 담보권의 명의를 제3자로 할 수도 있다(94다18508 판결요지 다). 이 경우 채무자와 담보권명의자 사이에 담보계약관계가 성립하고, 담보권명의자는 피담보채권을 수령하고 담보권을 실행하는 담보계약상의 권한을 가진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다). 공사잔대금 채권을 담보하려고 채권자가 아닌 사람 명의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사안에서, 담보물권의 부수성을 이유로 그 등기를 무효로 본 원심은 파기환송되었다(같은 판결 이유 1.·2.).
위 판결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전의 것이다. 임대인·임차인·제3자의 합의로 제3자 명의로 마친 담보 목적 전세권설정등기는 그 법 시행 뒤에도 유효하다고 본 판결이 있다(98다20981 판결요지 [1]). 다만 명의신탁에 의한 전세권설정등기를 그 법의 유예기간 안에 실명등기하지 않았으면 전세권 명의신탁약정은 당사자 사이에서 무효이고, 그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3]). 실질적인 권리 귀속을 수반하는 담보약정인지 명의만 빌리는 명의신탁인지를 구별하고, 명의신탁의 현행법상 효력은 명의신탁에서 다룬다.
임대차보증금을 담보하는 전세권설정계약은 어디까지 유효하고 어디부터 무효인가
전세권설정등기는 유효하지만, 그 바탕이 된 전세권설정계약은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2], 민법 제108조 제1항). 무효는 그 범위에 그치므로 전세권설정계약 전부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는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만 전세금으로 담보된다.
양립할 수 없는 범위의 판단
차임 지급 약정이 없고 전세금에서 연체차임을 공제하지 않는 부분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다.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인이 목적물을 인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차임 및 기타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한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2]). 그래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하려고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했다면,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전세금으로 하는 것이 두 사람의 합치된 의사라고 볼 수 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그런데 전세권설정계약은 외관상 차임지급 약정이 없고, 그에 따라 전세금이 연체차임으로 공제되지 않는 등 임대인과 임차인의 진의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임대차는 차임 지급 약정을 요소로 하므로(민법 제618조), 바로 이 부분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다.
전세권설정계약 전부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라고 보아 전세권근저당권자에게 등기 말소의 승낙을 명한 원심은 파기되었다(2018다268538 이유 3. 나. 3)). 원심은 보증금에서 공제되는 연체차임 등의 존재와 범위를 심리하여, 전세권설정등기가 그 나머지 보증금을 담보하는 범위에서 유효한지를 판단했어야 한다(같은 판결 이유 3. 나. 3)).
종전 판결의 표현과 2021년 판결
2008년과 2013년 판결은 「실제로는 전세권설정계약이 없으면서도」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등기를 마친 경우를 다루었다. 그 판결들은 전세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 무효라 하더라도 새로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에게는 그가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만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2006다29372 판결요지 [1], 2012다49292 판결요지 [1]). 2021년 판결들은 무효의 범위를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로 적고, 전세권설정등기 자체는 유효하다고 명시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2], 2020다257999 판시사항 [1]·[2]).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진짜 약속은 임대차계약입니다. 전세권 등기는 그 보증금을 지키려고 만든 겉모습이라, 「밀린 월세를 빼지 않는다」는 부분만 가짜(무효)이고 남은 보증금을 담보하는 등기 자체는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세입자가 월세를 밀렸다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에서 뺀 나머지만 담보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무효를 제3자에게도 주장할 수 있나
제3자가 그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만 주장할 수 있다. 전세권설정계약에 따라 형성된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새로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제3자에게는, 그 제3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만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2], 민법 제108조 제2항). 임대차계약에 따른 연체차임 공제는 전세권설정계약과 양립할 수 없으므로, 전세권설정자는 선의의 제3자에게 연체차임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없다(2020다257999 판시사항 [2], 2018다233860 판시사항 [2]). 제3자가 담보 목적을 알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나뉜다.
| 상대방 | 연체차임 공제 주장 | 근거 |
|---|---|---|
| 임차인(전세권설정계약의 당사자) | 가능.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만 담보된다 | 2018다268538 판결요지 [2] |
| 담보 목적을 모른 전세권저당권자 | 불가. 무효 주장도, 연체차임 등으로 상계도 못 한다 | 2006다29372 판결요지 [1]·이유 3., 2005다59864 판시사항 [1] |
| 담보 목적을 안 전세권저당권자 | 가능. 압류·추심명령 송달 전 발생한 연체차임 등 | 2018다268538 판결요지 [3] |
| 담보 목적을 모른 전세권부 채권 가압류채권자 | 불가 | 2018다233860 이유 2. |
| 담보 목적을 모른 채 전세권근저당권부 채권을 압류한 채권자 | 불가. 근저당권자가 악의여도 같다 | 2012다49292 판결요지 [2], 2020다257999 이유 3. |
선의의 제3자와 보호되는 이해관계의 범위
보호되는 이해관계는 전세권설정계약의 당사자와 직접 맺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위에 다시 맺은 이해관계까지 포함한다. 선의의 제3자로 보호된 예는 전세권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사람, 전세권부 채권을 가압류한 사람, 전세권근저당권부 채권을 압류한 사람이다.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뒤 그 전세권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면, 임대인은 그 사정을 알지 못한 근저당권자에게 통정허위표시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2006다29372 판결요지 [1], 2005다59864 판시사항 [1]). 그 근저당권자가 전세금반환채권을 압류·추심할 때 임대인은 연체차임·관리비·손해배상 채권으로 상계할 수도 없다(2006다29372 이유 3.). 전세권부 채권을 가압류한 은행이 담보 목적을 알았다고 인정되지 않은 사안에서도, 임대인의 지분을 이전받은 원고는 연체차임 공제로 대항하지 못했다(2018다233860 이유 2.).
보호되는 법률상 이해관계는 전세권설정계약의 당사자를 상대로 직접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에 그치지 않는다. 그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다시 전세권설정계약에 따라 형성된 법률관계와 새로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2020다257999 판시사항 [2], 2012다49292 판결요지 [1]). 그래서 담보 목적을 알면서 전세권근저당권을 설정받은 丙의 근저당권부 채권을 丁이 가압류·압류했다면, 丁이 선의인 한 丙이 악의라도 허위표시자는 丁에게 대항할 수 없다(2012다49292 판결요지 [2]). 丙의 악의만으로 대항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은 丁의 선의 여부를 심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되었다(같은 판결 이유 2. 나.). 전세권근저당권부 채권을 체납 세금으로 압류한 지방자치단체와 국가도 같은 지위에서 보호되었다(2020다257999 이유 3.).
제3자가 담보 목적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면, 전세권설정자는 그에게 연체차임 공제를 주장할 수 없다(2020다257999 이유 3.). 제3자의 악의를 누가 증명하는지는 통정허위표시에서 다룬다.
악의의 제3자
전세권저당권자가 저당권 설정 당시 그 전세권설정등기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쳐진 것임을 알고 있었다면, 전세권설정자는 그에게 전세권설정계약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3]). 그래서 저당권자가 물상대위로 전세금반환채권을 압류·추심할 때 연체차임 등의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3]). 악의 여부는 「저당권 설정 당시」를 기준으로 본다.
악의의 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어도 무효는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 그친다. 전세권설정등기는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을 담보하는 범위에서 여전히 유효하고, 저당권자는 그 나머지를 지급받을 때까지 등기 말소를 저지할 이익이 있다(2018다268538 이유 3. 나. 2)).
전세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은행이 「이 전세권은 사실 보증금 담보용」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집주인은 은행에 밀린 월세를 빼자고 할 수 없습니다. 알고 빌려줬다면 뺄 수 있지만, 그래도 등기 자체는 남은 보증금만큼 살아 있어서 은행은 그 돈을 받을 때까지 등기 말소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전세권에 저당권을 잡은 채권자는 존속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회수하나
전세권 자체를 경매할 수 없고, 전세금반환채권에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회수한다. 전세권자는 설정행위로 금지하지 않은 한 전세권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고(민법 제306조 본문·단서), 저당권 규정은 전세권을 목적으로 한 저당권에 준용된다(같은 법 제371조 제1항).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용익물권적 권능이 소멸하기 때문에 더 이상 전세권 자체에 대하여 저당권을 실행할 수 없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3]). 저당권자는 전세권에 갈음하여 존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받거나, 제3자가 실시한 강제집행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는 방법으로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전세금의 지급을 구하여야 한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3], 2013다91672 판시사항, 2006다29372 판결요지 [2], 민법 제370조·같은 법 제342조). 실행 방법 일반과 상계 대항 문제는 전세권저당권과 물상대위에서 다룬다.
전세권자 자신의 우선변제와 경매청구
담보 목적 전세권을 가진 채권자 자신은 전세권저당권자와 다른 경로로 회수한다. 전세권자는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고(민법 제303조 제1항),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금의 반환을 지체하면 전세권의 목적물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같은 법 제318조). 다만 건물의 일부에만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 전세권의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건물 부분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은 있어도 경매를 신청할 수 없다(91마256 판결요지).
항변사유의 기준 시점
전세권저당권자는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받고 추심금·전부금을 청구한다. 이때 제3채무자인 전세권설정자는 일반적 채권집행의 법리에 따라, 그 명령이 송달된 때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채무자와 사이에 발생한 모든 항변사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3]). 담보 목적 전세권에서는 여기에 선의·악의의 구별이 겹친다. 저당권자가 담보 목적을 알고 있었다면 송달 전에 발생한 연체차임 등의 공제로 대항할 수 있고(같은 판결 판결요지 [3]), 몰랐다면 연체차임·관리비·손해배상 채권으로 상계하지 못한다(2006다29372 이유 3.).
선의의 근저당권자 사안에서 「압류·추심명령 송달일까지 발생한 연체 임대료 등으로 상계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은 파기되었다(2006다29372 이유 2.·3.). 대법원은 근저당권자가 담보 목적을 알고 있어 임대차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었던 종전 사안과 구별했다(같은 판결 이유 3.).
전세금이 담보하는 채권과 전세권의 일부 소멸
전세금은 목적물 멸실에 따른 민법 제315조의 손해배상채권 외의 채권을 원칙적으로 담보하지 않고, 전세권의 일부 소멸도 저당권자의 동의 없이는 그에게 주장할 수 없다. 전세금은 그 성격에 비추어 전세권설정자의 전세권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같은 조) 외 다른 채권까지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전세권설정자가 그 밖의 채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가지고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전세권저당권자에게 상계 등으로 대항할 수 없다(2006다29372 판결요지 [3]). 다만 설정자에게 합리적 기대 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는 다르다. 전세권저당권이 설정된 때에 이미 설정자가 전세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변제기가 장래 발생할 전세금반환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반대채권으로 상계하여 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2013다91672 판결요지). 담보 목적 전세권에서 악의의 저당권자에게 연체차임 공제로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전세권설정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어 임대차계약의 효력이 그에게도 미치기 때문이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3]).
전세권을 목적으로 저당권을 설정한 자는 저당권자의 동의 없이 전세권을 소멸하게 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민법 제371조 제2항). 임대인과 임차인이 존속기간 중에 임대차계약을 변경하여 보증금을 1억 원에서 8,000만 원으로 줄였다면, 두 사람 사이에서는 전세권이 그만큼 일부 소멸한다(2005다59864 이유 2.). 그러나 전세권저당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의 동의가 없는 한 임차인은 물론 전세권설정자도 그 일부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같은 판결 판시사항 [2]).
담보 목적 전세권은 등기부에 어떻게 나타나고 거래 전에 무엇을 확인하나
등기부에는 담보 목적이라는 사정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전세권에 저당을 잡거나 압류하기 전에 임대차계약과 차임 연체 여부를 확인한다. 전세권설정등기에는 전세금과 범위가 반드시 기록되고, 존속기간·위약금 또는 배상금·양도 등 금지 약정은 등기원인에 그 약정이 있는 경우에만 기록된다(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 담보하는 채권이 무엇인지, 임대차계약이 따로 있는지는 등기사항이 아니다. 전세권에 저당권을 잡으려는 사람은 양도·담보제공 금지 약정이 등기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민법 제306조 단서). 신청 절차와 등기사항은 전세권설정등기에서 다룬다.
전세권에 저당권을 잡거나 전세권부 채권을 압류하려는 채권자는 등기부만으로는 담보 목적 여부를 알 수 없다. 임대차계약의 존재와 담보 목적을 알고 거래했다면 악의의 제3자로서 연체차임 등의 공제 대항을 받으므로(2018다268538 판결요지 [3]), 대출 심사 때 임대차계약서와 차임 연체 여부를 확인해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한다.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이 소멸한 때 목적물 인도·말소등기 서류 교부와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한다(민법 제317조). 연체차임과 정산 내역은 그때그때 확인해 기록해 두고, 제3자에게 공제를 주장할 수 있는지는 그 제3자의 지위와 인식, 권리 취득 시점, 저당권자의 동의 필요 여부에 따라 따로 판단한다.
등기부에는 「전세금 얼마」라고만 적혀 있고, 그것이 사실은 월세 보증금이라는 사정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돈을 빌려주려는 쪽은 임대차계약서를 받아 보고 월세가 밀렸는지까지 확인해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알 수 있습니다. 집주인 쪽은 밀린 월세와 정산 내역을 미리 확인해 기록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전세권설정자(임대인): 담보 목적 전세권설정계약은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만 무효이고 등기는 유효하다. 임차인에게는 연체차임 공제를 주장할 수 있지만, 그 사정을 모르는 전세권저당권자·압류채권자에게는 주장할 수 없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2], 2020다257999 판시사항 [2]).
- 전세권설정자: 존속기간 중 임대차계약을 변경해 보증금을 줄이려면 전세권저당권자의 동의를 받는다. 동의 없이는 그에게 전세권의 일부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민법 제371조 제2항, 2005다59864 판시사항 [2]).
- 전세권저당권자: 저당권 설정 당시 담보 목적을 알았는지가 기준이다. 알았다면 압류·추심명령 송달 전 발생한 연체차임 등의 공제로 대항받는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3]).
- 전세권부 채권이나 전세권근저당권부 채권을 압류·가압류한 채권자: 자신이 새로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때의 선의·악의로 판단하고, 앞선 근저당권자가 악의여도 그 인식이 승계되지 않는다(2012다49292 판결요지 [1]·[2]).
- 전세권저당권자: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권 자체를 경매할 수 없으므로, 전세금이 지급되기 전에 전세금반환채권을 압류(추심·전부명령)하거나 배당요구를 한다(2018다268538 판결요지 [3], 민법 제34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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