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민법상 친권·양육·입양 사건의 자녀 복리를 중심으로 다룬다.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이나 특별법상 입양의 일반 원칙을 민법 제912조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국내입양에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별도 원칙이 있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자녀의 복리란 자녀에 관한 여러 법적 판단에서 각 근거 조문이 정한 방식으로 고려하는 이익 기준이다. 친권을 행사하거나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한 민법 제912조가 대표 조문이다. 다만 그 조문의 적용 대상은 친권 행사와 친권자 지정이고, 양육·면접교섭·성과 본의 변경·입양, 친권의 상실과 제한은 각 조문이 저마다 복리 요건을 두는 방식이다.
요구하는 강도도 조문마다 다르다 — “우선적으로 고려”, “복리에 반하는”,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처럼 문언이 저마다 달라서, 복리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각 조문의 요건 안에서 작동한다. 제912조가 다른 절차에 일괄 준용되는 구조도 아니다. 같은 기준이 여러 조문에 저마다의 문언으로 들어 있고, 준용으로 옮겨 가는 것은 양육·면접교섭 조문 같은 개별 조문이다(아래에서 본다).
부모의 권리를 어떻게 나눌지가 아니라 자녀에게 무엇이 이로운지를 먼저 묻게 한다는 것이 이 조문들에 공통된 방향이다.
앞세운다는 말이 다른 이익을 아예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은 면접교섭권을 자녀의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발달을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 보면서, 이는 자녀의 권리임과 동시에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다고 했다(2017스628 결정요지). 그래서 면접교섭의 허용 여부를 판단할 때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부모에게도 면접교섭을 통해 자녀와 관계를 유지할 기본적인 이익이 있으므로 이를 아울러 살펴야 한다고 했다(같은 결정).
다만 이 결론은 면접교섭권이 자녀의 권리이면서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그 제도의 성질에서 나온 것이다. 부모의 이익을 나란히 견주라는 문언이 없는 친권의 상실이나 성·본의 변경에까지 그대로 옮겨 쓸 수는 없다.
쉽게 말하면 — 자녀의 복리(자의 복리)는 친권·양육·입양 등 각 조문이 정한 요건 안에서 자녀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누가 더 억울한지가 아니라 자녀에게 어느 쪽이 나은지를 봅니다. 주로 미성년 자녀 사건에서 문제 되지만, 성과 본의 변경이나 파양처럼 성년인 자녀에게도 걸리는 조문이 있습니다.
조문이 정한 지위는 무엇인가
의무 규정이다. 친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자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도 같다(민법 제912조 제1항·제2항). 같은 조 제2항은 두 문장이고, 뒷문장은 이를 위하여 가정법원이 관련 분야의 전문가나 사회복지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한다. 복리를 우선 고려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이다. 받을 수 있다고만 되어 있어 반드시 거칠 절차는 아니다.
의무라고 해서 위반의 효과가 조문에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다. 친권자가 복리를 앞세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행위가 무효·취소되는 것이 아니고, 제912조 자체가 가정법원에 어떤 처분을 청구하는 근거 조문이 되는 것도 아니다.
혼인 중 공동친권자가 특정 친권행사에 합의하지 못하면 당사자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정하고(민법 제909조 제2항), 정당한 이유 없는 동의 거부로 자녀의 생명·신체·재산에 중대한 손해 위험이 있으면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22조의2). 친권의 상실·정지·제한은 다시 별도 요건에 따른다.
복리 우선 기준은 언제 자리 잡았나
명문화 이전에도 판례의 태도는 같았다. 대법원은 양육에 관한 협정이 없어 법원이 정하는 경우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부모의 권리가 아닌 자의 복지라고 했고, 아버지만 친권자가 되던 구법의 사정도 아버지에게 양육자 우선권을 줄 사유는 되지 못한다고 보았다(90므828 판결요지).
판결이 적시한 구법의 내용은 둘이다 — 이혼하면 어머니가 전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의 친권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과, 협정이나 법원의 결정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아버지가 양육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뒤의 규정은 판결이유가 구 민법 제837조라고 조문을 명시했고, 앞의 친권 규정은 내용만 적고 번호는 적지 않았다(90므828 판결이유).
지금 그런 사안이라면 적용되는 조문이 다르다. 이혼하는 부모는 협의로 친권자를 정하고,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가정법원이 지정하며(민법 제909조 제4항), 혼인의 취소·재판상 이혼·인지청구의 소에서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정한다(같은 조 제5항). 양육에 관한 사항은 민법 제837조 제3항·제4항의 기준으로 정한다. 이 양육 결정은 그 밖의 부모 권리·의무를 바꾸지 않으므로, 양육자 지정과 친권자 지정은 구별해야 한다(민법 제837조 제6항, 90므828 이유).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 복리를 우선 고려하라는 기준은 민법 제912조 제2항에 2011. 5. 19. 신설됐다. 친권 행사 때 복리를 우선 고려하라는 의무는 2005. 3. 31. 먼저 신설됐고, 2011년 개정은 그 기존 본문을 제1항으로 삼으면서 제2항과 조문 제목을 더한 것이다.
어느 조문까지 같은 기준으로 모이는가
후견·입양의 병렬 구조
여러 조문이 이 기준 하나로 모인다. 쓰임은 크게 넷이다 — 협의를 통제하고 대신 정하는 것, 정해진 것을 바꾸는 것, 신분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 친권을 거두거나 좁히는 것. 아래 소제목이 그 순서다. 그 밖의 조문에도 같은 기준이 들어 있다.
친권자 지정과 미성년후견
단독 친권자가 사망하거나 입양이 취소·파양되거나 양부모가 모두 사망한 뒤의 친권자 지정 청구와 미성년후견인 선임 청구가 그 예다. 두 청구는 병렬이 아니라 순서가 있다. 지정 청구는 사유를 안 날부터 1개월,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6개월 내에 하여야 하고, 그 기간에 청구가 없을 때 후견인 선임 단계로 간다(민법 제909조의2 제1항·제2항·제3항).
다만 대법원은 이 기간이 지난 뒤 친권자 지정 청구가 있더라도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면 가정법원이 생존하는 부 또는 모를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다고 했다(2016스107).
사망 갈래는 제1항, 입양취소·파양·양부모 사망 갈래는 제2항이다. 친양자의 양부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이 지정 청구 자체가 없다(제2항 단서). 그 사이의 공백에는 임무를 대행할 사람을 선임할 수 있다(같은 조 제5항).
단독 친권자의 친권상실·일시 정지·일부 제한, 대리권·재산관리권의 상실이나 사퇴, 소재불명 등에는 민법 제927조의2가 이 절차를 준용한다. 이 준용은 민법 제909조 제4항부터 제6항까지에 따라 정해진 단독 친권자와 친양자의 양부모를 제외한 양부모 쌍방을 대상으로 한다.
민법 제909조의2 제1항과 제3항부터 제5항까지만 준용하고, 입양 해소·양부모 사망의 제2항과 후견 종료·친권자 지정의 제6항은 준용하지 않는다. 여기서 사퇴는 친권 전부가 아니라 법원의 허가를 받은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의 사퇴다. 상세는 미성년후견에서 다룬다.
가정법원은 친권자 지정 청구나 미성년후견인 선임 청구가 양육의사와 양육능력, 청구 동기, 미성년자의 의사, 그 밖의 사정에 비추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면 기각할 수 있다. 이때 후속처분은 자유로운 양자택일이 아니라, 기각한 청구로 생길 친권 또는 후견의 공백을 메우는 구조다. 친권자 지정 청구를 기각하면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고, 미성년후견인 선임 청구를 기각하면 직권으로 생존하는 부 또는 모나 친생부모 일방 또는 쌍방을 친권자로 지정하여야 한다(민법 제909조의2 제4항, 2016스107).
그렇게 제3항·제4항으로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된 뒤에도 양육상황·양육능력의 변동, 미성년자의 의사 등을 고려하여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면 후견을 종료하고 친권자를 지정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직권이 아니라 생존하는 부 또는 모, 친생부모 일방 또는 쌍방, 미성년자의 청구가 있어야 한다(같은 조 제6항 — 유언으로 지정된 후견인의 경우는 민법 제931조 제2항의 별도 경로다).
입양·파양의 복리 기준
재판상 파양(민법 제905조 제1호 — 그 “양자”에는 성년 양자도 든다)도 같은 기준을 쓰고, 친양자 파양 사유에도 복리 기준이 들어 있다(민법 제908조의5 제1항 제1호). 기간은 청구별로 다르다. 제905조 제1호·제2호·제4호 사유의 일반양자 재판상 파양은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하고(민법 제907조), 친양자 입양의 취소는 입양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이다(민법 제908조의4 제1항).
친양자 파양에는 제898조의 협의상 파양과 제905조의 재판상 파양 사유가 적용되지 않는다(민법 제908조의5 제2항). 따라서 친양자관계는 협의만으로 해소할 수 없다.
친양자 입양의 취소 청구와 민법 제908조의5 제1항 제2호에 따른 파양 청구에는 입양 기각 기준인 민법 제908조의2 제3항이 준용되고(민법 제908조의6 — 민법 제908조의5 제1항 제1호의 파양에는 이 준용이 없다), 친생부모의 동의 없이 친양자 입양을 인용할 수 있는 사유에도 같은 문구가 있다(민법 제908조의2 제2항 제3호). 후견인의 변경(민법 제940조)은 문언이 ‘피후견인의 복리’여서 성년후견에도 함께 걸리지만, 미성년후견에서는 곧 자녀의 복리를 뜻한다.
협의를 통제하고 정해진 것을 바꾼다
- 협의 통제와 협의가 없을 때의 결정 — 양육에 관한 협의가 자의 복리에 반하면 가정법원은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민법 제837조 제3항).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결정한다(민법 제837조 제4항). 친권자 협의도 같다(민법 제909조 제4항 본문·단서). 혼인의 취소, 재판상 이혼, 인지청구의 소에서는 부모의 협의와 별개로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한다(민법 제909조 제5항).
가정법원은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혼인취소·재판상 이혼 청구를 심리할 때에는 친권자로 지정될 사람과 양육·면접교섭권에 관하여 미리 협의하도록 부모에게 권고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25조 제1항). 혼인무효 청구가 인용되는 경우 남편과 자녀 사이 친생자관계가 존속하고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같은 권고를 해야 하며(같은 조 제2항), 인지청구의 소에도 이 조항이 준용된다(가사소송법 제28조).
- 정해진 것의 변경 —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부·모·자 및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 제5항).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고(민법 제837조의2 제3항), 자의 4촌 이내 친족의 청구로 정하여진 친권자를 다른 일방으로 변경할 수 있다(민법 제909조 제6항).
면접교섭에는 주체 확장 조문도 있다. 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 일방이 사망하였거나 질병·외국거주, 그 밖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면접교섭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에 자와의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 2016. 12. 2. 신설). 이때 가정법원은 자의 의사, 청구인과 자의 관계, 청구의 동기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같은 항).
위 양육 조문들은 협의상 이혼 부분에 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자녀의 양육책임에는 제837조가, 재판상 이혼에 따른 면접교섭권에는 제837조의2가 준용된다(민법 제843조). 혼인이 취소된 경우와 자가 인지된 경우에도 자의 양육책임과 면접교섭권에 관하여 두 조문이 준용된다(민법 제824조의2 · 민법 제864조의2).
신분사항의 형성·변경
- 신분에 관한 사항의 형성·변경 — 자의 복리를 위하여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부·모 또는 자의 청구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경할 수 있고, 자가 미성년자이고 법정대리인이 청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777조의 친족이나 검사가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81조 제6항 본문·단서). 이 조항은 자가 쓰는 성과 본을 바꿀 뿐이고, 친자관계나 친권을 새로 만들거나 끊지는 않는다.
민법상 미성년자 입양은 양자가 될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양육 상황·입양 동기·양부모의 양육능력 등을 고려해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민법 제867조 제2항). 부모의 동의(제870조 제1항)와 법정대리인의 동의·승낙(제869조)도 절대 요건은 아니다.
부모가 3년 이상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학대·유기 등으로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에는 동의 거부에도 허가할 수 있다(민법 제870조 제2항). 법정대리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승낙을 거부하거나 소재불명 등으로 동의·승낙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같다. 다만 법정대리인이 친권자인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만으로는 안 되고 제870조 제2항의 사유가 있어야 한다(민법 제869조 제3항 제1호 단서·제2호).
대법원도 미성년자 입양허가에서는 입양될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입양 동기·목적, 양부모가 될 사람의 양육능력·적합성, 양육 상황 등을 후견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했다(2018스5 다수의견).
보호대상아동의 국내입양에는 현행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의 양자가 될 아동의 결정·결연·동의와 승낙·가정법원 허가 절차가 적용되므로 민법상 일반입양 절차만으로 진행하지 않는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13조 등). 친양자 입양은 친양자가 될 사람의 복리를 위하여 같은 사정을 고려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면 기각할 수 있다(민법 제908조의2 제3항).
친권을 거두거나 그 범위를 좁힌다
- 친권의 상실·제한 — 친권 남용으로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으면 상실이나 일시 정지를 선고할 수 있다(민법 제924조 제1항). 일시 정지는 기간을 정하여 선고하며 2년을 넘을 수 없고,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면 2년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제3항 — 연장 청구권자에는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이 더해진다). 거소의 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 등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친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사유가 있어 복리를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으면 범위를 정해 일부 제한을 선고할 수 있다(민법 제924조의2). 조문이 신상 쪽 사항을 들고 있고,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는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선고(민법 제925조)가 맡는다.
개별 행위 하나가 문제라면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민법 제922조의2) 같은 더 작은 조치로 끝날 수도 있다. 다만 그 재판은 친권자가 동의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해 자녀의 생명·신체·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경우의 제도다.
친권자가 이미 한 대리행위의 효력이 문제 되는 경우는 갈래가 다르다 — 객관적 성질상 이해상반행위였다면 특별대리인(민법 제921조) 없이 한 행위의 효력 문제로 간다. 그렇지 않더라도 객관적으로 미성년자에게 경제적 손실만 생기는 반면 친권자나 제3자에게 경제적 이익이 생기고, 상대방이 그러한 배임적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대리권 남용의 법리로 다루어진다(2011다64669, 상세는 이해상반행위).
다만 그 사정은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새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제3자의 악의는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2016다3201).
청구권자는 갈래마다 다르다. 상실·일시 정지(민법 제924조 제1항)와 일부 제한(민법 제924조의2)은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고,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선고의 청구권자는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자녀 본인이 빠져 있다(민법 제925조). 어느 쪽이든 앞의 양육사항과 달리 직권으로 선고한다는 문언은 두지 않았다.
보충성 기준은 층이 나뉘어 있다. 친권 상실 선고는 일시 정지·일부 제한·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선고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로는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민법 제925조의2 제1항). 일시 정지·일부 제한·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선고는 민법 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로는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민법 제925조의2 제2항).
원인이 소멸하면 민법 제926조의 실권회복을 청구할 수 있고, 상실·정지·제한 뒤에도 부모의 그 밖의 권리와 의무는 변경되지 않는다(민법 제925조의3). 수단의 순서는 친권에서 다룬다.
양육 관련 친권만 제한하고 그 범위에서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그 후견인은 민법 제837조를 유추적용하여 비양육친에게 양육비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2019스621). 친권 제한 뒤에도 부모의 부양의무가 남는다는 원칙을 실제 양육비 확보 절차로 잇는 판시다.
같은 말이 여러 조문에 흩어져 있어도 쓰임은 크게 넷입니다. 부모끼리 정한 내용을 뒤집거나 정하지 못한 것을 대신 정하는 근거, 정해진 것을 바꾸는 근거, 성·본이나 입양처럼 아이의 신분에 관한 사항을 새로 정할지 판단하는 근거, 친권을 거두거나 그 범위를 좁히는 근거입니다.
법원은 복리를 어떻게 심리하는가
양육자 지정 요소와 현상유지
법원이 민법 제837조 제4항에 따라 미성년 자녀의 양육자를 정할 때에는 자녀의 성별·연령,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경제적 능력, 양육방식, 부모와 자녀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렇게 고려한 끝에 미성년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하여야 한다(2021므12320 판결요지 [1]). 별거 이후 재판상 이혼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한쪽이 특히 유아를 평온하게 양육해 왔다면, 그 상태를 바꾸어 상대방을 친권자·양육자로 지정하려면 현재 상태가 복지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변경이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해야 한다(같은 판결요지).
2021므12320 판결요지는 실현 가능성까지 보라고 한다. 비양육친이 자신을 양육자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하는 경우, 법원은 지정 후 자녀의 인도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지, 이행 가능성이 낮은데도 지정하여 비양육친이 경제적 이익을 누리거나 양육친에게 경제적 고통을 주는 결과가 생길 우려가 없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기존 조정이나 재판으로 정해진 양육방법을 바꾸는 재판·사전처분이나 별도 합의 없이 임의 양육한 경우에는 실제 양육자가 그 임의 양육 기간의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없다. 조정이나 재판으로 정해진 양육방법이 바뀌지 않은 채 임의로 한 양육은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위법한 양육이어서, 그 양육에 관하여 양육비 지급의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2005스18 결정요지 [1]).
이 결론은 기존 조정으로 상대방이 친권자·양육자로 정해져 있던 사건에 관한 것이므로, 종전 협의·조정·재판이 전혀 없는 과거양육비 청구까지 같은 결론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다만 그 사건에서 배척한 시적 범위는 임의 양육을 개시한 때부터 변경 심판 확정일까지다(2005스18 결정 이유). 그 사건의 임의 양육자도 결국 변경 심판으로 친권자·양육자로 지정받았으므로 영구히 못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결정도 조정조항을 임시로 변경하는 사전처분(가사소송법 제62조) 등을 받지 아니한 채 임의로 양육하였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들었다.
임의 양육과 잠정처분
그래서 실무에서는 변경 심판과 함께 사전처분 신청을 검토하게 되는데, 구할 처분의 내용도 특정해야 한다 — 양육 상태를 잠정적으로 바꾸는 처분과 임시 양육비 지급을 명하는 처분은 별개다. 사전처분과 별도로 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한 가처분도 가능하고, 이 경우 민사집행법상 보전처분 규정이 준용된다(가사소송법 제63조).
다만 사전처분은 사건 해결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만 할 수 있는 재판이고(같은 법 제62조 제1항), 사전처분을 받아 두기만 하면 양육비 지급의무가 생긴다고 판시한 것도 아니다. 사전처분에는 집행력이 없고(가사소송법 제62조 제5항), 위반에는 과태료 제재가 있을 뿐이다(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 처분 시 그 제재를 고지한다, 같은 법 제62조 제2항).
지정만 받고 인도받지 못한 쪽은 키우지도 않으면서 부담도 지지 않는 반면 양육친은 양육에 관한 경제적 부담을 전부 지게 되는데, 그런 상황은 자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2021므12320 이유).
사전처분을 명한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2조 제4항). 다만 사전처분 신청을 기각하거나 각하한 결정에는 즉시항고가 허용되지 않고,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 위반이나 재판의 전제가 된 명령·규칙·처분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이유로 한 특별항고만 가능하다(2014으32).
복리 판단을 당사자의 속성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한국인과 혼인해 입국한 외국인 배우자 사건에서, 한국어 소통능력이 부족한 외국인보다 대한민국 국민인 상대방에게 양육되는 것이 더 적합하리라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판단으로 그 외국인 배우자가 양육자로 지정되기에 부적합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2021므12320 판결요지 [2]).
심리 방법 자체에 대한 판시도 있다. 가정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당사자들 사이의 다툼에만 심리를 집중한 나머지 친권자·양육자 지정에 관한 심리와 판단이 소홀해지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가사조사관의 조사보고서로도 양육 상태나 양육자의 적격성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지만, 충실한 심리를 통해 실제의 양육 상태와 양육자의 적격성을 의심케 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2021므12320 판시사항 [3]·이유).
종전 협의·조정·재판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과거양육비청구권은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성년이 된 때부터 진행하고, 일반채권의 10년 시효가 적용된다(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민법 제162조 제1항·민법 제166조 제1항). 2005스18의 임의양육 결론과 이 시효 법리를 섞어서는 안 된다.
양방향으로 심리한 뒤 견준다
결론을 먼저 세우지 않고 양쪽을 각각 심리한 뒤 견주라고 한 예가 둘 있다. 대법원은 성·본 변경 사건에서 변경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겪는 불이익의 정도를 먼저 심리하고, 다음으로 변경이 이루어질 경우 겪는 불이익의 정도를 심리한 다음, 자의 입장에서 두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자의 행복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다(2009스23 결정요지). 각 항목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자의 성과 본에서 다룬다.
견준 뒤에도 허가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2009스23은 주관적·개인적 선호를 넘어 복리를 위하여 변경이 필요하고 변경권 남용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허가함이 상당하다고 했다. 뒤의 2021스3은 변경으로 생길 학교·사회생활의 불편과 혼란, 불필요한 호기심이나 의구심, 정체성 유지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 한쪽이 원하고 다른 쪽이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도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같은 결정요지 [2]·[3]).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지 판단할 때,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인지를 보는 대목에서도 양방향 심리를 요구한다.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혼인 유지가 안정적 양육환경을 만들어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부모의 극심한 분쟁상황에 자녀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거나 자녀에 대한 부양·양육을 방기하는 등으로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을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2021므14258 판결요지).
성·본 변경 쪽은 조문 요건(민법 제781조 제6항)의 판단 방법이고, 유책배우자 쪽은 판례가 세운 예외 허용 법리의 한 요소다. 복리가 문제되는 모든 사건에 같은 두 단계 심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성과 본의 변경이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처럼 양쪽을 견주라고 한 사건에서, 법원은 바꾸는 쪽이 낫다고 바로 고르지 않습니다. 바꾸지 않으면 아이가 무엇을 겪는지, 바꾸면 무엇을 겪는지를 따로 살핀 뒤 견줍니다. 한쪽 사정만 담은 자료로는 견주어 볼 것이 반쪽만 남습니다. 아이 문제라고 해서 어느 사건에서나 이 두 단계를 밟는 것은 아닙니다.
형량에는 방향이 있다
견주는 저울이 늘 수평에서 출발하지는 않는다. 양육사항 변경의 기준부터 그렇다. 2007. 12. 21. 개정으로 구 민법 제837조 제2항에 있던 ‘언제든지’라는 문구가 빠지고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문구가 들어왔다 — 그 문구가 들어간 자리는 현행 제837조 제5항(변경 조항)이다. 현행 조항 아래에서도 정해진 양육비 부담이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게 되었다면 변경할 수 있지만, 부당한지 여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2018스566 결정요지).
양육비 감액은 특히 그렇다.
양육비 감액은 일반적으로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감액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참작할 사정도 열거되어 있다. 종전 양육비가 정해진 경위와 액수, 줄어드는 양육비 액수가 그 첫머리다.
당초 결정된 양육비 부담 외에 혼인관계 해소에 수반하여 정해진 위자료·재산분할 등 재산상 합의의 유무와 내용, 그 재산상 합의와 양육비 부담의 관계도 든다. 재산상태 변경이 당사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정인지, 자녀의 수·연령·교육 정도, 부모의 직업·건강·소득·자금 능력, 신분관계의 변동, 물가의 동향 등도 이어진다.
그렇게 참작한 끝에 감액이 불가피하고 그 조치가 궁극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필요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2018스566 결정요지). 실제 파기 사유도 그 목록에서 나왔다 — 상대방이 위자료·재산분할을 전혀 받지 못했고 그 사정이 양육비 산정에 고려되었다고 주장했는데도 원심이 이를 심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같은 결정 이유). 무엇을 먼저 볼지를 정해 둔 데 그치지 않고 감액을 허용할지 자체의 기준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은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배제할 수 있다(2017스628 결정요지).
침해 여부의 판단요소도 열거되어 있다. 자녀의 연령·건강상태·면접교섭에 대한 의사, 청구하는 부모 일방과 자녀 사이의 유대관계나 친밀도, 청구하는 의도나 목적이 그것이다.
현재 양육환경에 비추어 갈등을 유발하거나 새로운 양육환경 적응에 장애가 되는지, 청구인에게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등의 전력이 있는지도 함께 본다(2017스628 결정 이유).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이 일부 보이더라도 장기적으로 면접교섭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까지 고려하여, 시기·장소·방법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녀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2017스628 결정). 그런 고려 없이 막연한 우려를 내세워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하여야 한다(2017스628 결정).
실제 적용도 그 방향이었다. 낮은 친밀도는 배제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면접교섭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는 사정이고, 양육친이 강력히 반대한다는 사정만으로 배제할 수 없으며 제한과 점진적 확대로 개선할 문제라고 보았다. 그래서 면접교섭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17스628 결정 이유·주문). 부모의 직계존속이 청구하는 경우에는 먼저 비양육친의 사망·질병·외국거주 등 그 부모가 면접교섭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부모 사건의 허용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같은 복리 기준이라도 사건에 따라 출발선이 다릅니다. 양육비를 깎는 것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이로운 조치라고 보지 않습니다. 여러 사정을 따진 끝에 깎는 것이 불가피하고 결국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인정되어야 깎을 수 있습니다. 이때 깎으려는 쪽의 소득 감소만이 아니라, 이혼할 때 위자료·재산분할을 어떻게 주고받았는지까지 함께 따져집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은 반대로 허용이 원칙이고, 아이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막을 수 있습니다. 조부모 등 직계존속은 먼저 별도의 청구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왜 청구한 것 밖까지 판단하는가
이유는 둘이다. 양육처분이 가사비송이라는 것과, 심판대상인 양육에 관한 사항이 처음부터 세 항목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마류 가사비송사건에서 가정법원은 후견적 입장에서 폭넓은 재량으로 당사자의 법률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청구취지에 엄격하게 구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민법 제837조 제2항은 제1항의 협의가 양육자의 결정, 양육비용의 부담, 면접교섭권의 행사 여부 및 그 방법을 포함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대법원은 이를 심판대상인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에 그 세 항목이 들어 있다는 뜻으로 읽었다. 그래서 그중 일부 항목에 대한 청구만 있어도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다른 항목을 심판할 수 있다(2009스113 이유).
청구취지 초과의 제한
청구취지를 초과해 재산상 의무이행을 명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은 당사자가 금액 등 청구취지를 특정해 청구한 경우에만 걸린다. 금액 등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청구한 경우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그 항목을 심판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2009스113 이유). 그 사건에서도 청구인이 양육비 금액을 특정해 청구하지 않은 점이 결론을 지탱했다.
그 뒤 규칙에 가정법원이 자의 복리를 위하여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경우라는 단서가 들어와, 그 경우에 한하여 금액을 특정해 청구했더라도 범위를 넘을 수 있게 되었다(가사소송규칙 제93조 제2항 단서, 2010. 3. 30. 개정).
단서의 대상은 양육에 관한 사항이므로, 재산분할·부양료 같은 다른 마류 청구에는 본문의 제한이 그대로 걸린다.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는 애초에 마류 비송이 아니라 다류 가사소송사건이어서(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류) 이 규칙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같은 재량은 청구들 사이를 정리할 때에도 쓰인다. 대법원은 가사비송사건이 법원의 후견적 재량으로 처리되는 성격을 가지고 양육처분 사건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본다는 점을 들어, 친권자·양육자 변경 본심판을 인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면 그와 양립하기 어려운 유아인도 반심판청구는 기각함이 상당하다고 했다(2005스18 결정요지 [3]). 이 결정에는 당시 조문에 따라 양육사항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는 판시도 함께 들어 있는데, 그 부분 기준은 앞에서 본 대로 2007. 12. 21. 개정으로 달라졌다.
친권·양육 사건에서 자녀 의견은 언제 듣나
13세를 기준으로 의견 청취가 의무가 된다. 가정법원이 미성년자인 자의 친권자 지정, 양육과 면접교섭권에 관한 사항을 직권으로 정하는 경우 자가 13세 이상이면 그 의견을 들어야 하고(가사소송규칙 제18조의2), 그 사항들이 심판으로 청구된 경우에도 같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 대상인 규칙 제99조 제1항·제2항의 청구에는 지정만이 아니라 양육처분·친권자의 변경, 면접교섭의 제한·배제·변경까지 들어 있다).
예외는 둘뿐이다. 의견을 들을 수 없는 때, 그리고 듣는 것이 오히려 자의 복지를 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때다(같은 조들 단서). 뒤의 예외가 복리 기준에서 나온다. 청취 자체가 해가 되면 청취 의무가 물러난다.
13세 미만이어도 양육에 관한 사항에서 의견이 아예 빠지지는 않는다. 협의가 복리에 반하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법원이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때에는 자의 의사와 나이를 참작한다(민법 제837조 제3항·제4항). 다만 이 조항은 법원이 참작할 사정을 정한 것이고, 앞의 두 규칙처럼 의견을 듣는 절차를 밟으라고 정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건도 13세 기준을 쓰나
13세라는 기준은 위 두 규칙이 정한 친권자 지정·양육·면접교섭 사건에 대한 것이다. 사건 유형이 다르면 기준도 달라진다. 성과 본의 변경허가 청구에서는 부, 모 및 자가 13세 이상인 때에는 그 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정해져 있어 청취가 의무는 아니고, 듣는 대상에 부모가 함께 들어 있다(가사소송규칙 제59조의2 제2항). 자와 성과 본이 동일한 부모 쪽이 사망 등으로 의견을 낼 수 없으면 같은 성과 본의 최근친 직계존속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같은 항 후문).
다만 대법원은 자의 나이와 성숙도를 감안하여 자 또는 친권자·양육자의 의사를 고려한다고 했다(2009스23 결정요지). 그 사건의 사건본인은 결정 당시 이미 성년에 도달해 사리분별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성과 본의 변경은 미성년 자녀에게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후견·입양에서도 13세 기준을 쓰나
앞의 두 규칙과 같은 의무 청취가 후견·친권자 지정 쪽에도 있다.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의 선임과 변경 심판, 그리고 단독 친권자의 사망 등에 따른 친권자 지정과 미성년후견의 종료 및 친권자 지정 심판에서도 미성년자가 13세 이상이면 그 의견을 들어야 하고, 예외 단서도 같다(가사소송규칙 제65조 제4항 · 가사소송규칙 제65조의2).
입양에서는 13세 이상이면 자녀의 의사가 청취를 넘어 요건으로 들어간다. 양자가 될 사람이 13세 이상의 미성년자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스스로 입양을 승낙하고, 13세 미만이면 법정대리인이 그를 갈음하여 승낙하므로 이때는 본인 의사가 법정 요건은 아니다(민법 제869조 제1항·제2항). 친양자 입양도 승낙 연령의 구조는 같다(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4호·제5호).
다만 허가 절차의 의견 청취 조문은 갈린다. 일반 입양허가에서는 가사소송법 제45조의9가 청취 대상과 예외를 정한다. 친양자 입양의 가사소송규칙 제62조의3은 13세 이상인 친양자가 될 사람 등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친생부모의 사망 등으로 의견을 들을 수 없으면 최근친 직계존속의 의견을 듣도록 할 뿐 청취를 생략하는 일반 예외는 두지 않는다.
친권자 지정·양육·면접교섭 사건에서 아이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은 아이 말을 들어야 합니다. 듣는 것 자체가 상처가 될 사정이 있으면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건 유형이 다르면 규칙도 달라서, 성과 본의 변경에서는 들을 수 있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들었다고 그대로 따르지는 않고 판단 자료로 씁니다.
보호대상아동의 국내입양은 13세라는 고정 하한을 쓰지 않는다. 아동의 연령과 성숙 정도를 고려하여 의견을 들어야 하고(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4조), 가정법원도 입양허가·취소와 임시양육결정·취소결정에서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을 종합하여 적절한 방법으로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에 관한 대법원규칙 제3조).
실무 체크포인트
- 성과 본의 변경을 구할 때에는 변경하지 않을 때의 불이익만 적지 않는다. 법원이 두 불이익을 견주므로, 변경으로 생길 불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함께 낸다(2009스23). 그 결정에서도 친부·오빠와 유대 관계가 이미 상실된 상태로 보여 단절로 인한 불이익이 미미할 것으로 추단되었다.
- 법원은 부모의 의견도 들을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59조의2 제2항). 성과 본이 같은 쪽 부모의 반대가 예상되면 그 의견에 대응할 자료까지 준비한다. 2009스23의 원심이 중시한 사정도 친부의 반대였다.
- 부모 쪽 사정만 쌓는 것도 위험하다. 부모 일방이 희망하고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이혼 뒤의 청구에서는 양육비·면접교섭 갈등과 연계해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비양육친과 자녀의 관계를 끊으려는 의도까지 심리한다(2021스3).
- 양육비 감액은 감액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먼저 다투어지므로 청구인의 소득 감소 자료만으로는 부족하다(2018스566).
- 자의 양육에 관한 처분이 심판대상이 된 사건에서는 청구하지 않은 양육비·면접교섭까지 직권으로 정해질 수 있다. 청구취지에 없는 항목의 자료도 준비한다(2009스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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