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이란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보호·교양하고 그 재산을 관리하며 법률행위를 대리하는 권리이자 의무다(민법 제909조, 민법 제913조).
쉽게 말하면 — 부모가 자녀를 키우고, 자녀 대신 계약을 맺거나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입니다.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기도 해서 함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친권자는 누구인가
부모는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가 된다. 양자의 경우에는 양부모가 친권자다(민법 제909조 제1항).
부모가 혼인 중이면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한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당사자 청구로 가정법원이 결정한다(민법 제909조 제2항).
부모가 이혼하거나 혼인 외의 자를 인지한 경우에는 부모 협의로 친권자를 정해야 한다.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이 직권 또는 청구에 따라 친권자를 지정한다(민법 제909조 제4항). 지정 기준은 언제나 자녀의 복리다(민법 제912조).
친권자·양육자를 정하는 최우선 기준은 부모의 권리가 아니라 자녀의 복지다. 판례는 이혼 시 어느 한쪽이 친권자라는 사정이 곧 그 사람에게 양육자 우선권을 주는 사유가 되지는 않고, 자녀의 연령·부모의 재산상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 자녀 복지 관점에서 정해야 한다고 본다(90므828).
혼인 중이면 아빠·엄마가 함께 결정합니다. 이혼하면 둘 중 한 명을 친권자로 정해야 하고, 합의가 안 되면 법원이 정합니다. 이때 법원은 부모 중 누가 더 권리가 있느냐가 아니라 오직 아이에게 무엇이 나은지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친권의 내용 — 신상과 재산
친권은 크게 신상에 관한 권리의무와 재산에 관한 권한 두 축으로 나뉜다.
신상.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으며(민법 제913조), 거소를 지정할 수 있다(민법 제914조). 친권을 행사하는 부 또는 모는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된다(민법 제911조).
재산. 자녀가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자녀의 특유재산이고,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이를 관리한다(민법 제916조). 친권자는 자녀의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대리하되(민법 제920조), 자녀 본인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채무를 부담하게 할 때에는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재산관리는 자기 재산과 동일한 주의 의무를 진다(민법 제922조).
친권자와 자녀 사이에 이해가 충돌하는 행위를 할 때에는 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한다(민법 제921조).
이해상반행위인지는 행위의 객관적 성질로 판단한다. 판례는 이해상반행위란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친권자와 자녀 사이 또는 친권에 복종하는 여러 자녀 사이에 이해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하고, 친권자의 의도나 실제로 이해 대립이 생겼는지는 묻지 않는다고 본다(96다10270). 행위의 동기나 연유는 판단에 고려하지 않는다(2001다65960).
이 기준을 적용한 대표 사례가 상속 국면이다. 친권자인 모가 미성년 자녀와 동순위 공동상속인으로서 자녀를 대리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는 행위는 이해상반행위이므로 특별대리인을 선임해 자녀를 대리하게 해야 한다(92다18481). 친권자가 자기 채무의 담보로 자녀 공유지분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도 이해상반행위로 무효다(2001다65960). 반면 성년인 자녀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에는,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으로서 고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75다2340, 88다카28044).
이해상반행위가 아니면 친권자의 대리행위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오직 대리권 남용 법리로만 통제된다. 판례는 친권자의 대리행위가 사실상 자녀의 이익을 무시하고 친권자 본인이나 제3자의 이익만을 도모한 것이어서 대리권 수여의 법 취지에 현저히 반한다고 인정되는 사정이 없는 한, 대리권 남용으로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본다(2008다73731).
부모는 자녀를 보살피고, 자녀 재산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단, 부모와 자녀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예: 부모가 자녀 재산을 자기 빚 담보로 잡으려는 경우)에는 법원이 정한 별도의 대리인이 자녀를 대신해야 합니다. 이해가 엇갈리는지는 부모의 속마음이 아니라 그 행위의 겉모습만으로 판단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상속받아 재산을 나누는 협의가 대표적인 예로, 이때는 반드시 자녀 몫을 대리할 특별대리인을 세워야 합니다.
친권의 제한과 상실
친권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제한되거나 박탈될 수 있다. 법원이 개입하는 수단은 단계별로 다음과 같다.
- 동의 갈음 재판: 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해 자녀에게 중대한 손해가 생길 위험이 있으면 법원이 친권자 동의를 대신하는 재판을 할 수 있다(민법 제922조의2).
- 일부 제한: 특정 사항의 친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 법원이 그 범위를 정해 일부를 제한한다(민법 제924조의2).
- 일시 정지: 친권 남용으로 자녀 복리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면 법원이 2년(1회 연장 가능) 범위에서 친권을 일시 정지한다(민법 제924조).
-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 법원이 대리권과 재산관리권만 상실시킨다(민법 제925조).
- 상실: 일시 정지·일부 제한·대리권 및 재산관리권 상실 또는 그 밖의 조치로도 자녀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을 때에야 친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다(민법 제925조의2).
친권의 상실·일시 정지·일부 제한 또는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이 선고된 경우에도, 부모의 자녀에 대한 그 밖의 권리·의무는 변경되지 않는다(민법 제925조의3). 원인이 소멸하면 실권 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26조).
부모가 친권을 남용하거나 자녀에게 해가 된다면 법원이 친권을 빼앗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가장 가벼운 방법을 먼저 쓰고, 그래도 안 될 때에만 전면 상실을 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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