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 성과 본은 원칙적으로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법이 정한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된다(민법 제781조 제1항). 예외는 조문이 정한 유형에 한정된다. 그중 일부는 당사자의 협의로, 일부는 법원의 허가로 정해진다.
쉽게 말하면 — 아이의 성과 본은 아버지 것을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어머니 성을 따르거나 성을 새로 만들거나 나중에 바꾸는 것은 모두 법이 정해 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혼인신고 때 부부가 협의하면 되는 경우도 있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칙은 무엇인가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대법원은 이를 부성주의 원칙이라고 부른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60940 판결). 원칙이라는 말은 예외가 조문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원칙은 2005년 개정으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위 판결에 따르면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민법은 호주제도를 폐지하면서 제781조 제6항을 신설하였다. 자녀의 성과 본은 부성주의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같은 판결은 그 배경으로 모든 국민의 평등(헌법 제11조 제1항)과 개인의 존엄·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가족생활(헌법 제36조 제1항)을 든다.
어떤 예외가 있는가
첫째는 부모의 협의다.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민법 제781조 제1항 단서). 위 대법원 판결은 이 경우 자가 출생 시부터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설시한다. 협의 사실을 적어 내는 시점은 혼인신고이므로 혼인신고에서 확인한다.
둘째는 부가 외국인인 경우다. 이때 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셋째는 부를 알 수 없는 경우다. 부를 알 수 없는 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같은 조 제3항).
두 예외는 문언이 다르다. 제2항은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이어서 고를 여지가 있고, 제3항은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것이다.
법원 허가는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
세 가지 유형이 있고 요건이 서로 다르다.
부모를 알 수 없는 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창설한다(민법 제781조 제4항 본문). 창설한 후 부 또는 모를 알게 된 때에는 부 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같은 항 단서).
혼인외의 출생자가 인지된 경우 자는 부모의 협의에 따라 종전의 성과 본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같은 조 제5항 본문). 부모가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협의가 먼저이고 허가는 협의가 되지 않을 때 쓰인다.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부, 모 또는 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같은 조 제6항 본문). 자가 미성년자이고 법정대리인이 청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777조의 친족 또는 검사가 청구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각 유형의 관할·청구인·심판 진행은 성과 본의 창설 허가, 종전 성과 본의 계속사용 허가, 자녀의 성·본 변경 심판에서 다룬다.
변경의 기준은 무엇인가
자의 복리다. 대법원은 성·본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겪는 불이익과 변경으로 겪는 불이익을 먼저 각각 심리하라고 한다(대법원 2009. 12. 11. 자 2009스23 결정). 앞의 불이익으로는 가족 사이의 정서적 통합 방해와 학교생활·사회생활에서의 편견이나 오해를 들고, 뒤의 불이익으로는 정체성의 혼란과 친부·형제자매 등과의 유대 관계 단절, 부양의 중단을 든다. 두 불이익을 자의 입장에서 비교형량해 자의 행복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한다.
같은 결정은 그렇게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성·본 변경권의 남용으로 볼 수 없다면 원칙적으로 허가함이 상당하다고 한다. 남용의 예로는 범죄를 기도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 법령에 따른 각종 제한을 회피하려는 목적을 든다. 한편 부, 모 중 일방이 변경을 희망하고 타방이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대법원 2022. 3. 31. 자 2021스3 결정).
기준은 “부모가 원하는가”가 아니라 “아이에게 이로운가”입니다. 법원은 성을 바꾸지 않아서 생기는 불이익과 바꿔서 생기는 불이익을 견주어 봅니다.
성과 본이 바뀌면 신분관계도 바뀌나
민법 제781조는 성과 본을 어떻게 정하고 바꾸는지만 정한다. 성과 본의 변경이 친족관계를 종료시킨다는 내용은 이 조문에 없다. 민법은 친족관계의 종료를 별도의 제도에서 정한다. 친양자는 부부의 혼인중 출생자로 보고, 친양자의 입양 전의 친족관계는 친양자 입양이 확정된 때에 종료한다(민법 제908조의3 제1항·제2항 본문). 제2항 단서에는 배우자의 친생자를 단독으로 입양한 경우의 예외가 있다.
다만 성과 본이 다른 지위의 기준이 되는 경우는 있다.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2017다260940). 자녀의 성과 본이 모의 것으로 변경된 경우 성년인 그 자녀는 모가 속한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 같은 판결은 그 자녀가 더 이상 부의 성과 본을 따르지 않아 부가 속한 종중에서는 탈퇴하게 된다고 본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제1항 단서의 협의는 혼인신고 시에 하는 것이다. 혼인신고를 마친 뒤 모의 성과 본으로 하려는 경우는 제1항 단서가 아니라 제6항의 변경 허가 문제가 된다.
- 창설·계속사용·변경은 이름이 비슷하나 대상과 요건이 다르다. 부모를 알 수 없는 경우인지, 인지로 성이 바뀌게 된 경우인지, 자의 복리를 위해 바꾸려는 경우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 성과 본을 바꾸는 것과 친자관계를 새로 만드는 것은 다른 제도다. 친족관계까지 정리하려는 목적이라면 친양자 입양을 검토한다(민법 제908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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