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상반행위란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친권자와 그 자녀 사이 또는 친권에 따르는 여러 자녀 사이에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다(민법 제921조, 96다10270). 친권자가 자녀와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를 하려면 법원에 그 자녀의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하고, 여러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면 그 일방의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한다(민법 제921조 제1항·제2항). 이 규정은 후견인에게도 준용되지만,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준용되지 않는다 — 이해상반 국면에서는 후견감독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하기 때문이다(민법 제949조의3, 민법 제940조의6 제3항).
쉽게 말하면 — 부모(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도장을 찍을 때, 부모와 자녀의 이익이 부딪히는 일이면 부모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법원이 정해 주는 특별대리인이 자녀 몫의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그 행위는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자녀 쪽에서 나중에 정식으로 추인하면 유효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판단하나 — 외형(객관적 성질) 기준
이해상반 여부는 행위 자체를 객관적으로 관찰해 판단하고, 친권자의 의도나 실제로 이해 대립이 생겼는지는 묻지 않는다(96다10270). 여기서 보는 것은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그 행위가 만들어 내는 권리·의무의 구조다. 행위의 동기나 연유도 고려하지 않는다(2001다65960 — 차용금이 대부분 자녀의 생활비로 쓰였다는 사정으로도 이해상반이 부정되지 않는다). 판례는 이른바 외형판단설(객관적 성질설)을 일관되게 취한다.
다만 이해상반행위가 아니라고 해서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니다. 친권자의 대리행위가 자녀에게 경제적 손실만 주고 친권자나 제3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고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친권 남용으로서 그 행위의 효과는 자녀에게 미치지 않는다 — 다만 이 사정으로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고, 제3자가 악의라는 점은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2016다3201).
“부모가 자녀를 위해서 한 일”이어도 소용없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이익이 부딪힐 수 있는 구조인지로 판단합니다. 반대로 겉모습에 이해 대립이 없으면 결과적으로 자녀가 손해를 봐도 이해상반행위는 아니지만, 자녀에게 손해만 주는 거래인 줄 상대방도 알면서 했다면 친권 남용으로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이해상반행위인가
- 상속재산 분할협의 = 원칙적으로 이해상반행위. 공동상속인인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대리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는 것은, 상속인 사이에 이해 대립의 우려가 없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해상반행위다(2007다17482). 미성년자가 여러 명이면 각자마다 특별대리인을 따로 선임해 각 특별대리인이 협의에 참여해야 하고, 특별대리인 1인이 여러 미성년자를 함께 대리한 협의는 무효다(94다6680·2007다17482).
- 친권자 자신의 책임과 얽힌 담보 제공 = 이해상반행위. 친권자가 성년 자녀의 채무에 연대보증을 서면서 미성년 자녀의 공유지분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는, 저당권 실행과 보증책임 사이에 친권자와 자녀의 이해 충돌이 행위 외형상 당연히 예상되므로 이해상반행위로서 무효다(2001다65960).
- 친권자 자신의 책임과 연결되지 않은 제3자 채무 담보 = 이해상반행위 아님. 친권자가 자신이 대표이사인 회사의 채무를 담보하려고 자신과 자녀 공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는, 자녀에게 불이익만 주는 것이어도 객관적 성질상 친권자와 자녀 사이에 이해 대립의 우려가 없어 이해상반행위가 아니다(96다10270 — 친권자 자신은 주채무자·보증인이 아니었던 사안이다). 친권자가 보증인 등으로서 자녀 재산 제공으로 자기 책임이 줄어드는 구조면 위 2001다65960처럼 이해상반행위가 된다.
- 성년 자녀와 미성년 자녀 사이 = 제2항의 이해상반 아님. 민법 제921조 제2항(수인의 자 사이)은 쌍방이 모두 친권에 따르는 미성년자일 때의 문제다. 성년인 자녀와 미성년인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돼도 — 예컨대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대리해 상속포기를 해서 성년 자녀가 단독상속하게 되더라도 — 제2항의 이해상반행위가 아니다(88다카28044). 다만 그 행위에 친권자 자신의 이해가 얽혀 미성년 자녀와 대립하면 제1항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다.
- 소송행위에도 적용 — 공유물분할 소송. 친권자와 여러 미성년 자녀가 공유물분할 소송의 당사자면 미성년자마다 특별대리인을 선임해 그 특별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해야 하고, 친권자가 대리한 소송행위는 적법한 추인이 없는 한 무효다(2023다301941). 법정대리권의 흠은 보정할 수 있으므로 법원은 보정할 수 없음이 명백하지 않은 한 보정을 명해야 하고, 보정은 항소심에서도 가능하다(같은 판결).
위반하면 어떻게 되나
특별대리인 없이 한 이해상반행위는 피대리자의 적법한 추인이 없는 한 무효다(2007다17482·2001다65960). 상속재산 분할협의처럼 상속인 전원의 합의로 하나의 법률관계를 만드는 행위를 친권자가 여러 미성년자를 한꺼번에 대리해서 했다면, 피대리자 전원이 추인하지 않는 한 그 분할협의 전체가 무효다(2007다17482).
민법 제921조는 강행법규이므로, 그 분할협의에 참여했던 상속인 스스로 무효를 주장해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 위반이 아니다(2007다17482). 다만 무효인 협의분할로 마쳐진 상속등기의 말소 청구는 상속회복청구에 해당해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제척기간(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제한을 받는다(2007다17482).
여기서 특별대리인은 민법 제921조에 따라 가정법원이 그 이해상반행위를 위해 선임하는 특별대리인이다. 법정대리인이 없거나 대리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 소송 지연을 막으려고 수소법원이 선임하는 민사소송법상 특별대리인(민사소송법 제62조)과는 다른 제도다.
특별대리인 없이 한 유산 나누기 합의는, 자녀 쪽이 나중에 추인하지 않는 한 일부가 아니라 통째로 무효입니다. 다만 무효라도 등기를 되돌리는 소송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니,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이 쓰이는 절차
미성년자의 상속포기·한정승인에 특별대리인이 필요한지는, 그 포기·승인으로 상속분과 채무의 귀속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움직이는지를 행위의 외형으로 개별 판단한다. 미성년자가 관련됐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 특별대리인 선임 청구: 특별대리인 선임
- 미성년 자녀가 있는 상속포기·한정승인: 미성년자의 상속포기, 한정승인 신고 · 배우자 상속포기와 미성년자녀 단독상속
- 상속재산 분할: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 상속재산 분할협의서에는 상속인 전원이 연명으로 날인 해야 하는지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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