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비송(家事非訟)이란 가정법원이 심판으로 처리하는 가사사건 중 소송이 아닌 비송(非訟) 절차에 따르는 사건으로, 라류와 마류 두 종류로 구분된다(가사소송법 제2조).
쉽게 말하면 — 이혼·친생부인처럼 판결로 끝나는 소송사건과 달리, 가사비송은 법원이 개인 사정을 살펴 후견인을 선임하거나 상속포기를 수리하는 등 후견적 판단을 내리는 절차입니다. 결과는 ‘판결’이 아니라 ‘심판’으로 나옵니다.
가사비송은 어떤 사건으로 구성되는가
가사비송사건은 라류와 마류로 나뉜다(가사소송법 제2조).
라류 사건은 성년후견·한정후견 개시(다만 개시 심판에는 가사소송법 제45조의2의 감정과 가사소송법 제45조의3의 진술·심문 특칙이 있어 서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종선고, 성·본 변경, 미성년 입양 허가, 상속의 한정승인·포기 신고 수리, 유언 검인·집행자 선임 등 비교적 당사자 이해대립이 적은 사건이 중심이다. 법원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건관계인을 심문하지 않고 심판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5조).
마류 사건은 부부의 동거·부양, 자녀의 양육에 관한 처분(이혼뿐 아니라 재판상 이혼 준용·혼인 취소·인지를 원인으로 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재산분할, 친권 상실·일시정지, 기여분 결정, 상속재산 분할 등 당사자 사이의 이해가 대립하는 사건이다. 심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건관계인을 심문해서 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48조). 소송사건과 달리 판결이 아니라 심판으로 처리하지만, 대심적 분쟁이라는 점에서 라류와 성격이 다르다.
라류는 성년후견 개시나 상속포기 수리처럼 상대방이 없거나 이해대립이 작은 경우가 많고, 마류는 재산분할이나 양육권처럼 양쪽이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사비송의 재판 방식은 어떠한가
가사비송의 제1심 종국재판은 원칙적으로 심판으로 하되, 절차상의 이유로 종국재판을 하는 경우는 예외다(가사소송법 제39조 제1항). 심판은 심판을 받을 사람이 고지받은 때 효력이 생긴다. 단, 즉시항고가 허용되는 심판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있다(가사소송법 제40조).
금전 지급, 물건 인도, 등기 등 의무 이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된다(가사소송법 제41조). 재산상의 청구나 유아 인도에 관한 심판으로서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는 심판에는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가집행할 수 있음을 명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42조 제1항). 즉시항고할 수 있는 심판은 원칙적으로 확정되어야 효력이 있지만, 재산상 청구나 유아 인도에 관한 즉시항고 대상 심판에는 가집행을 명하여야 하는 특칙이 있다(가사소송법 제42조 제1항). 대법원도 양육비에 관한 심판이 즉시항고와 가집행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 재항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심판에 불복할 때는 대법원규칙이 정한 경우에만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3조). 즉시항고 기간은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날부터 14일이다(같은 조 제5항). 항고법원 결정에 대해서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어느 심판에 즉시항고가 열리는지와 기간 기산·항고장 제출법원은 가사비송 심판에 대한 즉시항고에서 다룬다.
가사비송의 결론은 판결이 아니라 심판입니다. 의무 이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됩니다. 즉시항고가 허용되는 심판은 원칙적으로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기지만, 재산상 청구나 유아 인도에 관한 즉시항고 대상 심판에는 가집행을 명해야 합니다. 불복은 대법원규칙이 즉시항고를 허용한 심판에 한하여 14일 안에 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43조 제5항).
어느 법원에 청구하는가
관할은 라류·마류에 따라 다르다. 라류 가사비송사건은 사건 종류별로 관할이 다르다. 입양·친양자 입양·파양은 양자나 양자가 될 사람의 주소지, 친권에 관한 사건(부부 공동 자녀에 대한 친권 행사방법 결정은 제외)은 미성년 자녀의 주소지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4호·제5호). 그 밖에 사건 본인·피후견인의 주소지, 부재자의 마지막 주소지나 재산 소재지, 상속 개시지 등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44조).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46조).
후견 개시나 상속 관련 라류 사건은 대체로 사건 본인이나 피후견인, 상속 개시지를 기준으로 관할이 정해지고, 재산분할·양육비 같은 마류 사건은 상대방 주소지 법원에 청구합니다.
청구 방법과 절차 준용
당사자가 청구하여 개시하는 가사비송사건의 심판청구는 가정법원에 하며, 서면 또는 구술로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36조 제1항·제2항).
절차 일반에 관해서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비송사건절차법 제1편을 준용한다(가사소송법 제34조 본문). 다만 비송사건절차법 제15조는 준용하지 않는다(같은 조 단서).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심판청구 전에 조정을 먼저 신청해야 하는 조정 전치가 적용된다(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 조정 신청 없이 심판을 청구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한다(같은 조 제2항). 나류·다류 가사소송사건도 조정 전치 대상이지만, 라류 가사비송사건은 조정 전치 대상이 아니다.
다만 공시송달의 방법이 아니면 당사자의 어느 한쪽 또는 양쪽을 소환할 수 없거나, 조정에 회부하더라도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조정에 회부하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단서).
조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질 수 있고, 그 결정이 적힌 조서의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가 없으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가사소송법 제49조, 민사조정법 제30조, 민사조정법 제34조). 조정을 하지 않기로 하거나 조정 불성립으로 종결되거나 그 결정에 적법한 이의가 있으면 심판절차로 이어진다(가사소송법 제49조, 가사소송법 제61조, 민사조정법 제36조).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같은 마류 사건은 법원에 바로 심판청구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법원이 먼저 조정으로 넘겨 당사자 합의를 시도합니다.
심판 전·후의 처분과 이행 확보
가사사건의 소·심판·조정 절차가 계속 중이고 사건 해결을 위해 특히 필요하면 가정법원·조정위원회·조정담당판사는 사전처분을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2조). 현상 변경·물건 처분의 금지, 재산 보존, 관계인 감호·양육을 위한 처분 등이 가능하다. 다만 사전처분 자체는 집행력이 없다(같은 조 제5항). 본안 재산의 보전이 필요하면 가사소송사건·마류 가사비송사건을 본안으로 가압류·가처분을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3조).
심판·조정조서 등으로 정해진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은 당사자 신청으로 일정 기간 내 이행을 명하는 이행명령을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이행명령은 이미 확정된 의무 중 명령할 때까지 이행되지 않은 범위에서만 할 수 있고, 기존 의무를 변경하거나 새 의무를 만들 수는 없다(2025으517). 이행명령을 받은 뒤에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각 조문이 정한 추가 요건을 충족하면 과태료(가사소송법 제67조)나 감치(가사소송법 제68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본안이 진행 중이면 사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지만 사전처분 자체에는 집행력이 없습니다. 집행력 있는 재산 보전이 필요하면 가압류·가처분을 검토합니다. 상대방이 양육비 등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명령과 각 제재의 요건에 따라 과태료나 감치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심판청구를 취하할 때 상대방 동의가 필요한가
상대방이 있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인 재산분할심판에서 심판청구를 취하할 때 상대방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상대방이 부동의했더라도 취하의 효력이 생긴다(2023므12218). 소의 취하에 피고 동의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의 규율이 가사비송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재산분할 청구를 접겠다고 하면 상대가 반대해도 취하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라류 사건(상속포기 수리, 후견인 선임 등)은 특칙이 없으면 심문 없이 서면만으로도 심판이 가능하고, 마류 사건(재산분할, 양육비 등)은 조정 전치와 심문이 원칙이다. 사건 유형 파악이 절차 설계의 첫 단계다.
- 의무 이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된다(가사소송법 제41조). 즉시항고 가능한 심판은 원칙적으로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기지만, 재산상 청구나 유아 인도에 관한 즉시항고 대상 심판에는 가집행 특칙이 있으므로 주문을 함께 확인한다(가사소송법 제4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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