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이)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이 자녀와 서로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권리다(민법 제837조의2). 이혼뿐 아니라 혼인 취소(민법 제824조의2)·인지(민법 제864조의2)의 경우에도 인정된다.
쉽게 말하면 — 이혼하면 아이는 한쪽 부모와 함께 살게 됩니다. 같이 살지 않는 쪽 부모도 아이와 정기적으로 만나거나 연락할 수 있는데, 이 권리가 면접교섭입니다.
권리의 성질 — 부모와 자녀 쌍방의 권리
면접교섭권은 부모의 권리인 동시에 자녀의 권리다(민법 제837조의2 제1항). 조문이 “부모의 일방과 자(子)는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정해, 비양육 부모와 자녀 양쪽을 권리 주체로 명시한다.
이 이중성이 제한·배제의 한계로 이어진다. 자녀의 복리를 위해 부모의 면접교섭권은 제한·배제될 수 있으나(민법 제837조의2 제3항), 권리 성질상 자녀 자신의 면접교섭권까지 전면 부정하는 방향으로는 운용되지 않는다. 면접교섭 심판의 기준이 언제나 “자녀의 복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조부모의 면접교섭 청구 (제837조의2 제2항)
부모가 사망하거나 질병·외국 거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면접교섭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부모의 직계존속(조부모 등)이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2016.12.2 신설). 이 경우 법원은 자녀의 의사, 청구인과 자녀의 관계, 청구 동기 등을 참작한다(같은 항).
조부모의 청구권은 비양육 부모가 면접교섭을 할 수 없을 때 작동하는 보충적 권리다. 조부모가 부모와 나란히 독자적 면접교섭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조부모 면접교섭 심판의 당사자는 “비양육 부모의 직계존속과 양육 부모” 사이로 정해져 있다(가사소송규칙 제99조 제2항).
아빠가 돌아가셔서 아빠 쪽 할머니가 손자를 만나고 싶다면, 할머니도 법원에 면접교섭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조부모 신청은 2016년 말에 새로 생긴 제도입니다. 다만 부모가 멀쩡히 면접교섭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부모가 따로 신청할 수는 없고, 법원이 아이 의사 등을 따져 허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내용의 결정 — 협의 또는 법원 결정
면접교섭권 행사 여부와 방법은 부모 간 협의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837조 제2항 제3호). 협의 내용이 자녀의 복리에 반하면 가정법원은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협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 청구로 결정한다(같은 조 제4항).
구체적인 내용(만남 횟수·시간·장소·숙박 여부·연락 방법 등)은 자녀의 나이·의사·생활환경, 부모 양측의 사정을 종합해 정한다. 법원이 정한 면접교섭 조건은 이후 사정 변경이 생기면 변경 심판을 청구해 바꿀 수 있다.
이혼할 때 “격주 토요일에 만나기로” 합의하면 그게 기준이 됩니다. 합의가 안 되면 법원이 정해 줍니다. 나중에 아이가 크거나 생활이 바뀌면 법원에 조건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한·배제·변경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당사자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의2 제3항). 제한·배제는 자녀의 복리가 침해될 우려가 구체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단순히 비양육 부모에 대한 감정적 거부감만으로는 배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에도 같은 규정이 준용된다(민법 제843조). 혼인 취소·인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민법 제824조의2, 민법 제864조의2).
비양육 부모가 아이에게 해롭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만남을 막거나 조건을 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육 중인 부모가 단순히 싫다는 이유만으로는 면접교섭을 막기 어렵습니다.
양육비 미지급과의 관계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과 면접교섭은 별개다.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밀렸다는 이유만으로 양육 부모가 면접교섭을 거부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반대로 양육 부모가 면접교섭을 방해하더라도 비양육 부모의 양육비 지급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두 의무는 서로 이행을 미룰 수 있는 대가관계가 아니다.
“양육비 안 주니 아이 안 보여준다”거나 “면접교섭 안 시켜주니 양육비 안 준다”는 식의 맞대응은 통하지 않습니다.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각각 별도로 강제할 수 있는 별개의 의무입니다.
자녀 의견 청취 (13세 이상)
가정법원이 면접교섭에 관한 사항을 직권으로 정하거나 심판할 때,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그 자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자녀의 의견을 들을 수 없거나, 의견 청취가 오히려 자녀의 복지를 해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로 한다(같은 조 단서).
이행확보 — 이행명령·과태료
면접교섭을 정한 판결·심판·조정조서에도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면접교섭을 허용하지 않으면, 권리자는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 제3호). 이행명령은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를 명시적으로 대상에 포함한다(같은 호).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다만 면접교섭 허용의무는 감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감치는 금전의 정기지급(3기 이상)·유아 인도·양육비 일시금 지급 불이행에만 인정되고(가사소송법 제68조 제1항 각 호), 면접교섭 허용의무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감치로 억지로 면접교섭을 시키면 오히려 자녀의 복리를 해칠 수 있어 입법이 제외한 것으로 이해된다.
정해진 면접교섭을 계속 안 시켜주면 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그래도 안 지키면 최대 1천만원까지 과태료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양육비처럼 사람을 유치장에 가두는 감치는 면접교섭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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