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권말소등기는 존속기간 만료·소멸청구·합의해지·혼동·포기 등으로 소멸한 지상권의 등기를 지우는 등기다. 토지 소유자가 등기권리자, 지상권자가 등기의무자가 되어 공동으로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지상권의 법적 성질과 존속기간은 지상권에서 다룬다.
이 글의 대상은 등기부에 지상권설정등기가 돼 있는 약정 지상권이다. 민법 제366조에 따른 법정지상권은 법률 규정으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관습법으로 성립해 둘 다 등기 없이도 효력이 있지만(민법 제187조, 70다2576), 이를 등기해 둔 때에는 소멸 후 그 등기를 말소해야 한다. 지하·공중의 구분지상권, 등기 자체가 없는 분묘기지권은 성질이 달라 따로 본다. 설정 절차는 지상권설정등기에서 다룬다.
쉽게 말하면 — 지상권(남의 땅에 건물·나무를 두고 그 땅을 쓰는 권리)의 기간이 끝나도 등기부의 지상권은 저절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땅 주인과 지상권자가 함께 말소등기(등기부에서 지우는 등기)를 신청해야 등기부가 깨끗해집니다. 지상권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판결을 받아 땅 주인 혼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유로 말소하나
소멸 사유는 등기 없이 소멸하는 것과 등기해야 소멸하는 것으로 나뉜다. 어느 경우든 등기부를 정리하는 말소등기는 따로 신청해야 한다.
등기 없이 소멸하는 사유는 법률 규정에 따른 소멸이다. 존속기간 만료, 지상권자가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해 생기는 혼동(민법 제191조 제1항), 목적물의 전부 멸실, 수용, 경매·공매로 인한 소멸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혼동은 그 지상권이 저당권 같은 제3자 권리의 목적이면 소멸하지 않는다(같은 항 단서).
등기해야 소멸하는 사유는 법률행위에 따른 소멸이다. 합의해지와 포기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소멸은 등기해야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86조) 말소등기를 마쳐야 지상권이 소멸한다. 지상권이 제3자 권리의 목적이면 그 제3자의 권리를 해치는 포기는 제한된다.
기간 만료나 혼동처럼 법이 정한 사유는 등기를 지우지 않아도 권리 자체는 이미 없어집니다. 반대로 합의로 해지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에는 말소등기를 해야 비로소 권리가 사라집니다. 어느 쪽이든 등기부 정리는 따로 해야 합니다.
지료 연체로 소멸을 청구하려면
지료를 2년분 이상 연체하면 토지 소유자가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87조). 연속 2년일 필요는 없고 연체액 합계가 2년분에 이르면 된다. 소멸청구는 형성권이라, 2년분 연체로 자동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소멸청구의 의사표시가 지상권자에게 도달해야 소멸한다(93다10781). 소멸청구는 내용증명 같은 재판 외 방법으로도 할 수 있고, 지상권자가 말소에 협조하지 않으면 판결을 받아야 한다.
지료가 확정돼 있어야 연체를 따진다. 지료는 지상권의 필수 요소가 아니어서 무상 지상권도 가능하므로, 지료 약정이나 법원의 지료결정이 없으면 지료를 안 냈어도 지체로 볼 수 없어 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99다17142). 지료 약정은 등기해야, 법원의 지료결정은 지료결정판결로 해야 제3자에게 효력이 미친다.
2년분 연체는 소멸청구 당시에 존재해야 한다. 설정자가 소멸청구 전에 연체지료 일부를 이의 없이 받아 연체액이 2년분 미만으로 줄면, 과거 2년분을 연체했다는 이유로는 소멸청구할 수 없다(2012다102384). 토지 양수인은 자기에 대한 연체가 2년분에 못 미치면 종전 소유자에 대한 연체기간을 합산해 소멸청구할 수 없다(99다17142).
지상권이나 그 지상 건물·수목이 저당권의 목적이면, 소멸청구는 저당권자에게 통지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288조). 이 통지는 소멸의 실체법상 효력 요건이다. 지상 건물에 저당권이 설정됐는지는 토지 등기사항증명서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건물 등기사항증명서도 확인한다.
지료를 2년치 넘게 밀렸다고 지상권이 저절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땅 주인이 “소멸을 청구한다”는 뜻을 지상권자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게다가 지료 액수가 약정이나 법원 판결로 정해져 있어야 하고, 청구하는 시점에 2년치가 밀려 있어야 합니다.
경매·공매로 소멸한 경우는 어떻게 하나
등기된 지상권이 저당권·압류·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후순위 권리이면 경매 매각으로 소멸한다(민사집행법 제91조). 이때는 당사자가 공동으로 말소를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매각대금이 지급되면 집행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이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는 부담의 말소등기를 촉탁한다(민사집행법 제144조 제1항). 공매로 소멸하는 경우에도 관공서의 촉탁으로 말소한다(부동산등기법 제97조, 촉탁등기).
누가 어떻게 신청하나
토지 소유자(등기권리자)와 지상권자(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혼동으로 소멸한 때에는 지상권자가 곧 소유자여서, 동일인이 혼동을 등기원인으로 말소를 신청한다.
지상권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아 소유자가 단독으로 신청한다(같은 조 제4항). 이때 판결은 “지상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이행판결 주문이라야 하고, 재판상 화해조서·조정조서·확정된 화해권고결정처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집행권원도 같은 근거가 된다. 등기의무자인 지상권자의 소재를 알 수 없으면 공시최고를 거쳐 제권판결을 받아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다(부동산등기법 제56조).
지상권자의 사망이나 법인의 해산으로 지상권이 소멸한다는 약정이 등기돼 있고 실제로 사망·해산이 생겼으면, 소유자가 그 사실을 증명해 단독으로 말소를 신청할 수 있다(부동산등기법 제55조).
지상권을 목적으로 저당권이 설정돼 있는 등 말소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으면, 그 제3자의 승낙이나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이 있어야 한다(부동산등기법 제57조 제1항, 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3호). 승낙하지 않으면 그 제3자를 상대로 말소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판결을 받는다 — 지상권자만 상대로 받은 말소판결은 그 제3자의 승낙을 대신하지 못한다. 승낙이나 그에 갈음하는 재판을 갖추면 그 제3자 명의의 등기는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한다(부동산등기법 제57조 제2항).
지상권자가 도장을 안 찍어 주면 소송으로 판결을 받아 땅 주인 혼자 신청하고, 행방을 알 수 없으면 법원의 공시최고 절차를 거쳐 혼자 말소할 수 있습니다. 지상권에 저당권이 얹혀 있으면 그 저당권자의 승낙서나 그를 상대로 받은 판결이 따로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첨부하나
-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정보 — 말소 원인에 맞는 서면을 낸다(합의해지면 해지증서, 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판결로 신청하면 확정판결 정본과 확정증명을, 제권판결이면 그 정본을 낸다.
- 공동신청이면 등기의무자(지상권자)의 등기필정보를 제공한다(부동산등기법 제50조 제2항). 다만 소유자가 이행판결로 단독신청하는 경우에는 지상권자의 등기필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반대로 승소한 지상권자가 단독신청하는 경우에는 자기 등기필정보를 제공한다(같은 항 후문).
- 지상권자의 등기필정보가 없어 확인조서·자격자대리인 확인서면 등 본인확인 절차를 이용하면(부동산등기법 제51조), 지상권자의 인감증명을 함께 낸다(부동산등기규칙 제60조 제1항 제3호).
- 말소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으면 그 승낙서(또는 대항 재판 정보)와, 방문신청이면 그 제3자의 인감증명(부동산등기규칙 제60조 제1항 제7호).
- 대리인에게 맡기면 위임장을, 그리고 등록면허세·수수료 납부정보를 함께 낸다 — 일반 첨부는 첨부정보에서 다룬다.
세금과 비용은 얼마인가
등록면허세는 부동산 1건당 6,000원 정액이다(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마목). 여기에 지방교육세 20%가 더해져 합계 7,200원이다(지방세법 제151조 제1항 제2호). 지상권 설정등기가 부동산 가액의 1천분의 2인 것과 달리(같은 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다목 1) 말소는 금액과 무관하다. 새로 취득하는 권리가 없어 취득세도 없다.
세금 외에 등기신청수수료가 부동산 1개당 든다 — 말소등기는 그 밖의 등기로 보아 서면신청 4,000원이고 전자신청하면 줄어든다(부동산등기법 제22조 제3항, 등기신청수수료). 지상권 말소등기는 국민주택채권 매입 대상이 아니다. 법무사에게 맡기면 보수가 추가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지료 연체 소멸청구는 요건을 꼼꼼히 본다. 지료가 약정·판결로 확정돼 있는지(99다17142), 청구 시점에 2년분이 밀려 있는지(2012다102384), 지상권·건물이 저당권 목적이면 저당권자에게 통지했는지(민법 제288조)를 확인한다.
- 혼동으로 소멸해도 말소신청은 별도다. 지상권자가 소유권을 취득한 때도 동일인이 말소등기를 따로 접수한다. 지상권에 저당권이 얹혀 있으면 혼동으로 소멸하지 않으니 따로 검토한다(민법 제191조 제1항 단서).
- 판결로 단독신청할 때 등기필정보를 요구받지 않는지 확인한다. 소유자가 이행판결로 단독신청하면 지상권자의 등기필정보는 필요 없다(부동산등기법 제50조 제2항).
- 기간 만료를 단정하기 전에 존속기간부터 확인한다. 등기부에 적힌 기간이 최단존속기간에 미달하는지,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인지에 따라 만료 시점이 달라진다(민법 제280조·민법 제281조).
- 지상 건물의 처리를 함께 살핀다. 지상권이 소멸하면 지상권자는 건물·공작물·수목을 수거해 토지를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민법 제285조 제1항). 다만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하고 지상물이 현존할 때 지상권자가 지체 없이 갱신을 청구했는데(민법 제283조 제1항) 설정자가 거절하면,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 매수청구권은 지료연체로 소멸한 경우(93다10781)나 갱신청구를 지체해 갱신청구권이 소멸한 경우(2022다306642)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거꾸로 설정자가 상당한 가액을 제공해 지상물 매수를 청구하면 지상권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민법 제285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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