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지상권(區分地上權)이란 타인 토지의 지하나 지상 공간에 상하의 범위를 정해 건물 그 밖의 공작물을 소유하기 위한 지상권이다(민법 제289조의2 제1항). 토지 전체가 아니라 일정 높이·깊이의 입체적 공간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통상의 지상권과 다르다.
쉽게 말하면 — 남의 땅을 통째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 땅의 특정 높이의 공중이나 특정 깊이의 지하만 떼어서 쓰는 권리입니다. 고가도로가 지나는 공중, 지하철·지하상가가 들어선 지하 공간이 대표적입니다.
통상의 지상권과 무엇이 다른가?
구분지상권에는 지상권 규정이 준용되지만(민법 제290조 제2항), 통상의 지상권과 다른 점이 세 가지 있다(같은 법 제289조의2). 준용되는 지상권 법리에는 이전에 관한 것도 있다.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사람에게서 경매로 건물 소유권을 이전받은 매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상권을 당연히 취득한다(2013다43345 판시 [1]). 지료에 관한 약정을 등기하지 않았다면 토지소유자는 구 지상권자의 지료 연체 사실을 들어 지상권을 이전받은 사람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판결). 첫째, 지하 또는 지상 공간의 상하 범위를 반드시 정해야 한다. 둘째,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을 소유하기 위한 경우에만 설정할 수 있으므로, 수목 소유를 위한 구분지상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셋째, 정해진 공간 밖에서 토지소유자의 사용을 제한하는 특약을 둘 수 있다.
고가도로·고가철도 같은 공중 공작물이나 지하철·지하주차장·지하상가 같은 지하 공작물을 소유하기 위해 설정한다.
지하철이 지나는 깊이만 사용하기로 했다면 땅 위까지 통째로 넘겨주는 것은 아닙니다. 토지소유자는 정한 공간 밖을 계속 쓰되, 구분지상권 행사를 위해 약정한 사용제한은 지켜야 합니다.
어떻게 설정·등기하는가?
구분지상권도 통상의 지상권처럼 을구에 설정등기를 한다. 신청정보에는 목적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부동산등기법 제69조). 목적은 “지하철도 소유”·”고가철도 소유”처럼 표시하고, 범위는 특정 수평면을 기준으로 “지하 15m로부터 35m 사이”처럼 적는다(등기예규 제1040호). 사용제한 특약이 있으면 신청정보에 함께 적는다(부동산등기법 제69조, 부동산등기규칙 제126조).
동일 토지라도 미치는 범위가 다르면 2개 이상의 구분지상권을 각각 등기할 수 있다(등기예규 제1040호).
제3자 승낙서는 왜 필요한가?
제3자가 토지를 사용·수익할 권리를 가진 때에는 그 권리자의 승낙이 필요하다. 그 권리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를 가진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의 승낙도 받아야 한다(민법 제289조의2 제2항). 전세권자·통상의 지상권자·등기된 임차권자처럼 토지를 사용·수익하는 권리자뿐 아니라, 전세권이나 지상권을 목적으로 한 저당권자 등도 승낙 대상이 될 수 있다. 신청할 때 승낙을 증명하는 정보를 첨부하지 않으면 등기신청이 각하된다(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9호).
승낙의 효과는 그 권리의 소멸이 아니라, 구분지상권이 있는 한도에서 권리행사가 제한되는 데 그친다. 한편 범위가 겹치지 않는 기존 구분지상권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구분지상권자의 승낙 없이도 새 구분지상권을 설정할 수 있다.
이미 그 공간을 쓰는 사람(전세권자·지상권자 등)이 있으면 그들의 동의서를 받아야 합니다. 동의가 없으면 등기가 거부됩니다. 다만 서로 쓰는 공간이 겹치지 않으면 따로 동의받지 않아도 됩니다.
수용·사용재결로 설정되면 어떤 특례가 있는가?
도시철도법·도로법·전기사업법 등에 따른 수용 또는 사용 재결로 설정된 구분지상권은, 선순위 경매·공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촉탁이 있어도 말소되지 않는다. 송전선·지하철 등 공익사업 부지에 설정된 구분지상권을 보호하는 특례다.
다만 재결 없이 협의로 취득한 경우에는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공익사업 부지를 매수할 때는 이 점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범위를 수평면 기준으로 명확히 적지 않으면 각하될 수 있다(부동산등기법 제69조). “지하 ○m로부터 ○m 사이” 형식으로 못 박는다.
- 전세권자·지상권자 등의 승낙서를 빠뜨리면 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9호로 각하된다. 을구의 선행 권리를 먼저 확인한다.
- 수용재결로 설정된 구분지상권은 경매·공매에서도 말소되지 않으므로, 송전선·지하철 통과 토지를 매수할 때 부담을 반드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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