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

불법행위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 가해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민법 제750조).

쉽게 말하면 — 내 잘못(고의든 실수든)으로 남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 피해를 돈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통사고로 다치게 하거나, 남의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모두 불법행위입니다.

성립 요건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네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① 고의 또는 과실 — 가해자가 결과를 의도했거나(고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과가 발생했어야 한다(과실). 고의도 과실도 없으면 책임이 없다. 채무불이행(민법 제390조)과 달리, 불법행위는 가해자의 고의·과실을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② 위법성 — 행위가 법질서에 반해야 한다. 정당방위·긴급피난 등 위법성 조각사유가 있으면 배상 책임이 없다(민법 제761조). 이때 피해자는 방위행위를 유발한 원래의 불법행위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③ 손해 발생 —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신체·자유·명예 침해 등 정신적 손해(위자료)도 포함된다(민법 제751조).

④ 인과관계 —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잘못이 있어도 그 잘못과 피해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내가 한 행동이 이 피해를 낳았다”는 연결이 증명돼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의 잘못과 이 연결고리는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 계약 위반을 주장할 때와 다른 점입니다.

책임능력

책임을 지려면 행위의 결과를 판단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미성년자가 그 능력이 없는 경우(민법 제753조) 또는 심신상실 중에 손해를 가한 경우(민법 제754조)에는 본인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 다만 고의 또는 과실로 스스로 심신상실을 초래한 때(음주·약물 등)에는 배상 책임을 진다(같은 조 단서). 본인에게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람을 감독할 법정 의무가 있는 자(부모 등)가 배상한다. 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면 면책된다(민법 제755조).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감독의무자가 당연히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손해가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배상책임을 지고, 이때 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는 피해자가 증명해야 한다(93다13605).

어린 아이나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를 줬다면, 그 본인이 아니라 보호·감독하는 사람이 책임을 집니다. 다만 스스로 술이나 약에 취해 그런 상태를 만든 경우에는 본인이 책임집니다. 또 판단력 있는 미성년자(예: 고등학생)가 사고를 냈더라도, 부모가 감독을 소홀히 한 탓이 인정되면 부모에게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의 범위와 내용

손해배상은 원칙적으로 금전으로 한다(민법 제394조). 손해배상의 범위(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방법(제394조), 과실상계(민법 제396조), 손해배상자의 대위(민법 제399조)가 불법행위에도 준용된다(민법 제763조).

생명을 해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직계존속·직계비속·배우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없어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52조). 태아는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보므로(민법 제762조), 사고 당시 태아였다가 그 뒤에 태어난 자녀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다칠 당시 태아였던 자녀에게 위자료청구권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93다4663).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손해배상과 함께 또는 대신해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64조).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면 법원이 배상 책임 및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한다(민법 제396조 준용). 또한 배상의무자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 없이 손해를 발생시켰고 배상으로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법원에 배상액 경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65조).

피해자도 잘못이 있었다면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고, 실수로 낸 사고인데 배상금이 너무 커 생계가 위협받는다면 법원에 감액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특수 불법행위

민법은 일반 불법행위(민법 제750조) 외에 특정 관계·상황에 관한 특수 불법행위를 별도로 규정한다.

  • 사용자 책임 —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사용자가 배상한다. 사용자가 선임·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다했거나, 주의를 해도 손해가 생겼을 경우에는 면책된다(민법 제756조).
  • 도급인 책임 — 도급인은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다. 도급 또는 지시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만 책임을 진다(민법 제757조).
  • 공작물 책임 — 공작물 설치·보존의 하자로 손해가 생기면 점유자가 우선 책임을 지고, 점유자가 면책되면 소유자가 책임을 진다(민법 제758조). 소유자에게는 면책 단서가 없다 — 민법에서 드문 무과실책임이다.
  • 동물 점유자 책임 —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는 점유자가 배상한다. 종류와 성질에 따라 상당한 주의를 다했으면 면책된다(민법 제759조).
  • 공동불법행위 —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해 손해를 가하면 연대하여 배상한다. 누구의 행위가 손해를 가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때에도 같고, 교사자·방조자도 공동행위자로 본다(민법 제760조). 판례상 이 연대는 부진정연대채무이고, 내부적으로는 과실 비율에 따라 구상한다(96다50896 — 상세는 구상권).

직접 손해를 낸 사람이 아니어도 고용주·건물 관리자·동물 주인 등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중 누구에게든 전액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소멸시효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 않는다(같은 조 제3항).

같은 행위가 계약상 채무불이행(민법 제390조)의 요건도 충족하면 두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여 병존하고, 피해자는 어느 쪽이든 선택해서 행사할 수 있다(82다카1533 전원합의체). 불법행위 시효(3년)가 지났어도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가 남아 있으면 그쪽으로 청구할 수 있다. 그 시효는 일반 민사채권이면 10년이지만(민법 제162조), 상행위 채권의 5년(상법 제64조)을 비롯해 계약 유형에 따라 더 짧은 기간이 적용될 수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피해 사실과 가해자를 안 지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게 되니 기간 관리가 중요합니다. 다만 미성년자가 성폭력 등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대와 계약 관계(예: 치료계약)가 있었다면 계약 위반으로는 더 긴 기간(일반적으로 10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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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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