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을 돌려받으려면 먼저 계약이 왜 끝났는지부터 특정해야 한다.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쌍방 책임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계약이 무효·취소된 경우, 당사자가 합의하여 계약을 끝낸 경우는 반환 근거와 함께 청구할 금액이 서로 다르다(민법 제537조·민법 제548조·민법 제741조·95다16011 판결요지 [3]).
경로를 먼저 나눕니다 — 계약이 깨졌다고 언제나 계약금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의 해약금·위약금 조항, 누가 계약을 어겼는지, 해제 통지가 적법하게 도달했는지를 나누어 확인한 뒤 반환할 계약금과 별도 손해배상을 계산해야 합니다.
어떤 근거로 계약금 반환을 청구하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했다면 원상회복으로 지급한 계약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행지체를 이유로 해제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에도 이행하지 않아야 하며,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을 뜻을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가 필요하지 않다(민법 제544조). 정기행위이거나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에도 최고 없이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5조·민법 제546조). 법률이나 계약에 따른 해제권을 행사하여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원상회복할 의무를 지고, 반환할 금전에는 받은 날부터 이자를 더해야 한다. 다만 해제로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는 못한다(민법 제548조·2013다14569 판결요지).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한쪽 채무가 이행불능이 되면 그 채무자는 반대급부를 청구하지 못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이 없어 부당이득으로 반환된다(민법 제537조·민법 제741조, 2008다98655 판결요지 [1]). 다만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 쌍방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되었다면 채무자는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고, 자기 채무를 면하여 얻은 이익은 채권자에게 상환해야 한다(민법 제538조·2017다254228 판결요지 [1]). 2008다98655 판결요지 [2]는 매매 목적물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어 쌍방의 책임 없이 이행불능이 된 사안에서 이미 지급된 계약금의 반환을 인정했다.
합의해제·무효·취소의 반환은 어떻게 다른가
계약의 무효나 취소를 이유로 돌려받는 경우에도 부당이득반환이 문제된다. 선의의 수익자는 현존이익의 한도에서 반환하고, 악의의 수익자는 이자를 붙여 반환하며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므로 반환 범위와 이자 기산을 따로 판단해야 한다(민법 제748조·민법 제749조). 제한능력자가 계약을 취소한 경우에는 그 행위로 얻은 현존이익의 한도에서 상환하고,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때에는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가 아니면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141조·민법 제746조). 단순히 계약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민법 제741조).
당사자가 합의하여 계약을 해제했다면 반환 범위는 그 합의 내용에 따라 정한다. 별도 약정이 없으면 민법 제548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아 받은 날부터의 이자가 당연히 붙지는 않는다(95다16011 판결요지 [3]).
해약금과 위약금은 어떻게 구별하나
매매에서, 그리고 계약의 성질이 허용되는 다른 유상계약에서는 다른 약정이 없으면 교부된 계약금이 해약금의 성질을 가진다(민법 제565조·민법 제567조).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현실로 제공하면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상대방이 받지 않더라도 공탁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565조, 91다2151 판결요지). 계약금을 지급한 사람이 이 방법으로 스스로 해제했다면 포기한 계약금의 반환을 다시 청구할 수 없고, 이 해약금 해제에는 민법 제551조의 손해배상 병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민법 제565조 제2항).
수령자가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해서 계약금 배액이 언제나 손해배상액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기로 한 특약이 없으면 계약금은 해약금일 뿐이고,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되어도 계약금이 상대방에게 당연히 귀속되지는 않는다(2013다14569 이유). 반대로 매수인 위약 때 계약금을 몰취하고 매도인 위약 때 배액을 상환하기로 약정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금은 손해배상액 예정과 해약금의 성질을 함께 가진다(91다2151 판결요지).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며,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계약금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잔액은 나중에 지급하기로 했거나 계약금 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했다면, 잔액이나 전부를 지급하기 전에는 계약금계약이 성립하지 않아 민법 제565조에 따른 임의해제를 할 수 없다. 2014다231378은 설령 일부 지급 상태에서 수령자의 해제가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해약금의 기준은 실제 지급액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므로 실제 지급액의 배액만으로는 해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
같은 계약금이라도 청구가 달라집니다 — 내가 해약금으로 계약을 무르면 계약금을 포기하고,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적법하게 해제하면 원상회복으로 지급액 반환을 구합니다. 배액이나 몰취는 위약금 특약이 있는지 따로 확인합니다.
소송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계약서와 특약에서 계약금의 성질, 지급일, 중도금·잔금일, 자동해제 조항, 위약금 조항을 확인한다. 계좌이체 내역·영수증으로 실제 지급액과 지급일을 정리하고, 상대방의 채무 내용과 이행기, 최고서·해제통지서의 발송 및 도달 자료를 함께 확보한다.
채무불이행 해제를 주장한다면 자신의 반대채무를 이행했거나 이행제공을 했는지도 점검한다. 원상회복할 물건이나 서류가 남아 있으면 상대방도 그 반환과 계약금 반환의 동시이행을 주장할 수 있다(민법 제549조·민법 제536조).
반환을 요구하는 통지에는 계약의 표시, 지급한 계약금, 해제·무효·취소 등 반환 원인, 반환기한과 계좌를 구체적으로 적는다. 해제권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행사하고, 그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할 때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43조·민법 제111조 제1항). 통지서와 배달증명은 도달 사실과 별도 약정기한이 없는 반환채무의 이행을 청구한 시점을 입증하는 자료가 된다(민법 제387조 제2항). 계약 당사자 한쪽 또는 양쪽이 여러 명이면 해제 의사표시는 전원이 하거나 전원에게 해야 한다(민법 제547조).
언제까지 권리를 행사하나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146조). 취소권 행사기간과 취소·해제·무효 등에 따른 금전 반환채권의 소멸시효는 서로 다른 문제다.
반환채권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시효가 진행하고, 일반 민사채권은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민법 제162조·민법 제166조). 상행위에서 생긴 채권에는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계약의 성질과 반환 원인별 기산점을 따로 확인한다(상법 제64조).
어느 법원에 어떤 내용을 청구하나
원칙적으로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법원에 소를 제기한다(민사소송법 제2조). 재산권에 관한 소는 거소지 또는 의무이행지 법원에도 제기할 수 있고, 다른 약정이 없는 일반 금전채무는 채권자의 현주소가 의무이행지다. 영업에 관한 채무는 채권자의 현영업소가 변제장소이고 실제 추심 업무를 담당하는 영업소도 포함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8조·민법 제467조 제2항·2021마6868). 계약서에 제1심 관할법원을 정한 서면 합의가 있는지도 확인한다(민사소송법 제29조).
소장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청구취지, 청구원인을 적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49조). 청구취지에서는 반환받을 원금과 이자·지연손해금의 법적 근거 및 기산점을 구분하고, 청구원인에서는 계약 체결·계약금 지급·해제 등 반환 원인의 발생·반환 요구와 미지급을 시간순으로 적는다. 법정해제의 원상회복 이자, 부당이득반환의 이자, 반환채무의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은 같은 기준으로 계산하지 않는다(민법 제548조 제2항·민법 제748조·민법 제749조·민법 제387조).
상대방이 계약금 몰취나 배액상환 약정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으면 계약서 문언과 실제 이행 경과를 함께 제출한다.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 또는 실제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할 때에는 각 금액의 근거를 나누어 적어 중복 계산을 피해야 한다(민법 제398조·민법 제551조).
실무 체크포인트
- 반환 원인을 하나씩 특정한다. 채무불이행 해제, 쌍방 무책 이행불능, 무효·취소를 한 문장으로 섞지 않는다.
- 배액상환을 자동 결론으로 삼지 않는다. 수령자의 해약금 해제인지, 위약금 특약에 따른 손해배상인지 구별한다(민법 제565조·2013다14569).
- 최고와 해제의 도달을 입증한다. 내용증명 자체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언제 도달했는지를 확인한다.
- 동시이행 항변을 예상한다. 돌려줄 물건·서류나 말소할 권리가 남아 있다면 원상회복 항목을 함께 정리한다(민법 제549조).
- 원금과 부가청구를 분리한다. 계약금 반환액, 위약금·실손해, 이자의 법적 근거와 기산점을 각각 적는다.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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