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認知)란 혼인 외의 출생자에 대해 생부 또는 생모가 자신의 자녀임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이다(민법 제855조).
쉽게 말하면 —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는 특히 아버지와의 법적 친자관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때 아버지(또는 어머니)가 “이 아이가 내 아이”라고 공식적으로 신고하는 절차가 인지입니다. 인지가 완료되면 아이는 법적으로 그 부모의 자녀가 되고, 상속권도 생깁니다.
인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생부 또는 생모가 인지할 수 있다(민법 제855조 제1항). 인지는 임의인지와 재판인지로 나뉜다.
- 임의인지: 생부나 생모가 자발적으로 인지 신고를 하는 방식이다.
- 재판인지(인지청구의 소): 자와 그 직계비속 또는 법정대리인이 부 또는 모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 강제로 인지를 구하는 방식이다(민법 제863조).
아버지가 피성년후견인인 경우에는 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인지할 수 있다(민법 제856조).
포태 중인 자(태아)에 대해서도 인지가 가능하다(민법 제858조). 자가 이미 사망했더라도 그 직계비속이 있으면 인지할 수 있다(민법 제857조).
자녀가 “내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며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인지청구의 소이고, 아버지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합니다.
인지는 어떻게 하는가
인지는 가족관계등록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859조 제1항). 유언으로도 인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유언집행자가 신고한다(같은 조 제2항).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해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는 경우(민법 제844조 제3항), 생부는 가정법원에 인지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55조의2 제1항). 다만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허가청구를 할 수 없다(같은 조 제1항 단서). 가정법원은 혈액형 검사·유전자 검사 결과나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같은 조 제2항).
인지 관련 소의 관할은 가정법원 전속관할이다. 인지의 무효·취소 소는 자녀의 주소지 가정법원에,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와 인지청구의 소는 상대방의 주소지 가정법원에 제기한다(가사소송법 제26조).
인지의 효력은 언제부터 생기는가
인지는 자의 출생 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860조). 다만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는 해치지 못한다.
소급효로 인해 인지된 자는 출생 시부터 법적 친자였던 것으로 취급된다. 인지된 자에 대한 양육책임과 면접교섭권에 관해서는 민법 제864조의2가 준용 규정을 둔다.
부모의 혼인이 무효인 때에는 그 출생자를 혼인 외의 출생자로 보아 인지 대상이 된다(민법 제855조 제1항 후단). 혼인 외의 출생자가 그 부모의 혼인으로 혼인 중의 출생자가 되는 경우는 혼인한 때부터 그 효력이 생긴다(같은 조 제2항).
소급효의 제한을 받는 “제3자”는 넓게 인정되지 않는다. 부의 사망 후 인지의 소로 친생자로 인지받은 경우, 피인지자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형제자매 등은 피인지자의 출현으로 자신이 취득했던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는다(92다48512). 후순위 상속인의 상속권은 민법 제860조 단서가 보호하는 제3자의 기득권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같은 조가 제1014조와 함께 제3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취지로 규정된 것으로 본 결과다.
인지가 완료되면 아이는 출생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 법적 자녀로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이미 사망한 뒤 재판으로 인지가 확정되면, 그 자녀는 상속권을 갖게 됩니다. 다만 다른 상속인이 이미 상속재산을 나눠 가진 경우에는 가액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개시 후 인지된 경우의 처리
상속개시 후 인지 또는 재판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 분할을 청구할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이나 처분을 한 때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민법 제1014조).
이 상속분상당가액지급청구권은 성질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이다(80므20, 2006므2757). 인지자가 다른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상속재산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도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해당한다.
상속회복청구권이므로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제척기간, 즉 침해를 안 날부터 3년·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적용된다(2006므2757, 79다2052). 여기서 “침해를 안 날”은 인지판결이 확정된 날을 가리킨다.
가액 산정의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시가다(2002므1398). 상속개시 시나 분할·처분 시의 가액이 아니다. 한편 인지 전에 이미 분할·처분된 상속재산에서 그 후 발생한 과실(果實)은 가액 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2006므2757). 그 재산의 소유권이 분할받은 공동상속인 등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어, 그로부터 나온 과실은 상속개시 당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민법 제1014조).
다만 이는 인지를 요하는 부자관계에 한한다. 혼인 외 출생자와 생모 사이에는 인지·출생신고 없이 출생만으로 당연히 법률상 친자관계가 생기므로, 인지를 요하지 않는 모자관계에는 인지 소급효 제한(민법 제860조 단서)이 적용되지 않고 민법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 제한도 받지 않는다(2018다1049). 따라서 모자관계가 다른 공동상속인의 분할·처분 후 친생자관계존재확인판결로 비로소 밝혀졌더라도, 그 자녀는 가액 지급에 그치지 않고 분할·처분의 효력 자체를 다툴 수 있다.
상속이 끝난 뒤에 인지로 상속인이 되면, 이미 재산을 나눠 가진 다른 상속인에게 자기 몫만큼 돈으로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재산 값은 소송의 마지막 변론 무렵 시세로 계산하지, 상속 당시 값으로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함정은 기간입니다. 이 청구는 상속회복청구의 일종이라, 인지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년(그리고 침해가 있은 날부터 10년) 안에 하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집니다. 단, 어머니와 자녀 사이는 인지가 필요 없어 이 3년 제한을 받지 않고, 나눠 가진 재산 자체를 되찾는 것도 가능합니다.
인지의 취소·이의
사기, 강박 또는 중대한 착오로 인지를 한 때에는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61조).
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인지 신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민법 제862조).
부 또는 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인지에 대한 이의 또는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민법 제864조).
실무 체크포인트
- 임의인지는 시(구)·읍·면의 장에게 인지신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한다. 신고 수리 시 효력이 발생하므로 신고 전에는 친자 관계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 상속 진행 중 인지가 문제 되는 경우에는 이미 분할된 재산에 대해 가액 반환 청구가 이루어질 수 있다(민법 제1014조). 상속인으로 확정하기 전 인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안전하다.
- 상속분상당가액지급청구권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이라 민법 제999조 제2항 제척기간(인지판결 확정일부터 3년, 침해행위일부터 10년)을 넘기면 소멸한다(2006므2757). 기산일이 인지확정일임에 유의한다.
- 인지의 소급효는 제3자 권리를 해치지 않으므로, 인지 전 다른 상속인이 취득한 부동산 소유권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민법 제860조).
- 유언에 의한 인지는 유언이 효력을 발생한 때부터 유언집행자가 신고 의무를 지고, 신고 수리로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859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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