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상실·정지·제한 선고는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해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을 때 가정법원이 그 친권을 박탈·정지·제한하는 재판이다(민법 제924조, 민법 제924조의2). 청구권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다(같은 조).
쉽게 말하면 — 부모가 친권을 심하게 잘못 써서 아이에게 해가 될 때, 법원이 그 부모의 친권을 아예 없애거나(상실), 일정 기간 멈추거나(정지), 일부만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자녀 본인이나 친족, 검사, 지자체장이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유형이 있나
친권에 대한 개입은 상실·일시정지·일부제한·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네 가지로 나뉜다. 각 수단은 개입 강도가 다르다.
- 친권상실: 친권 전부를 박탈한다.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해 자녀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선고한다(민법 제924조 제1항).
- 친권 일시정지: 친권을 기간을 정해 정지한다. 그 기간은 2년을 넘을 수 없고, 필요하면 2년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제3항).
- 친권 일부제한: 거소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결정 등 특정 사항에 한해 구체적 범위를 정해 친권 행사를 제한한다(민법 제924조의2).
-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 법률행위 대리권과 재산관리권만 박탈한다(민법 제925조).
친권의 일부제한은 특히 양육권만 분리하는 방식으로 문제 될 수 있다. 대법원은 부모의 친권 중 보호·교양권(민법 제913조)과 거소지정권(민법 제914조) 등 양육 관련 권한만 제한하고, 그 제한된 범위에서 미성년후견인이 자녀를 양육하도록 하는 결정을 인정했다(2019스621). 이때 미성년후견인의 임무는 제한된 친권의 범위에 속하는 행위에 한정된다(민법 제946조).
위 네 가지는 모두 법원이 선고로 친권자의 권한을 박탈·제한하는 수단이다. 이와 달리 친권자가 정당한 사유로 대리권·재산관리권을 스스로 사퇴하는 길도 있다. 법원 허가를 받아 사퇴하고, 사유가 없어지면 다시 법원 허가를 받아 회복한다(민법 제927조).
같은 친권 개입이라도 강도가 다릅니다. 친권 전부를 뺏는 상실이 가장 무겁고, 기간을 정해 멈추는 정지, 특정 사항만 막는 일부제한, 재산 관리 권한만 뺏는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순으로 강도가 약해집니다.
왜 단계적 수단이 생겼나
일시정지·일부제한 같은 완화된 수단은 2015년 개정으로 도입됐다(2014.10.15 개정, 시행 2015.10.16). 그전에는 친권상실 하나뿐이라 전부 박탈 아니면 개입 불가라는 경직된 구조였다. 개정으로 자녀 복리에 필요한 만큼만 개입하는 단계적 조치가 가능해졌다.
친권상실은 언제 되나 — 보충성
친권상실은 더 완화된 수단으로 자녀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을 때에만 선고한다(민법 제925조의2 제1항). 일시정지·일부제한·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또는 그 밖의 조치로 충분하면 상실을 선고하지 않는다(같은 항). 개입은 비례원칙을 따른다.
일시정지·일부제한·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도 마찬가지로 보충적이다. 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이나 그 밖의 조치로 자녀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으면 이들 선고도 하지 않는다(민법 제925조의2 제2항).
친권 행사와 친권자 지정의 최상위 기준은 자녀의 복리다(민법 제912조). 친권상실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핵심은 부모에 대한 윤리적 비난이 아니라 자녀 복리다. 대법원은 친권자에게 비행이 있더라도 자녀의 나이·건강상태, 실제 양육·보호 상황, 대체 양육자나 후견인의 적합성 등 구체적 사정을 보아, 다른 사람이 친권을 행사하거나 후견을 하는 편이 자녀 복리에 더 낫다고 인정되지 않으면 섣불리 친권상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93스3).
상실 청구가 있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상실 아니면 기각만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친권상실 청구 사건에서 상실사유까지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자녀 복리를 위해 친권 일부제한이 필요하면, 가정법원이 청구취지에 엄격히 구속되지 않고 친권 일부제한을 선고할 수 있다고 보았다(2018스520). 이는 마류 가사비송에서 가정법원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법률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는 가사소송규칙 제93조와도 연결된다.
친권자의 개별 법률행위가 친권 남용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친권상실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96다43928). 자녀의 유일한 재산을 대가 없이 증여한 행위가 법정대리권 남용으로 무효라 해도(민법 제920조), 친권상실은 별도의 요건으로 판단한다.
반대로 학대처럼 자녀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사정이 있으면 친권상실이 선고된다. 양모가 다른 입양아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장기 수감이 예정된 사안에서, 앞으로 적정한 친권 행사를 기대할 수 없다며 친권상실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2012느합5).
법원은 가장 센 조치부터 고르지 않습니다. 약한 수단으로 아이를 보호할 수 있으면 그 수단을 먼저 씁니다. 친권을 통째로 뺏는 상실은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아이를 지킬 수 없을 때만 내려집니다.
선고돼도 부모 의무는 남나
친권이 상실·정지·제한되거나 대리권재산관리권이 상실돼도 부모의 그 밖의 권리와 의무는 그대로다(민법 제925조의3). 부양의무 같은 것은 친권 개입과 별개로 유지된다.
친권이 상실·정지되면 친권을 행사할 사람이 없어져 미성년후견이 개시될 수 있다. 이때 가정법원이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한다.
친권자가 없거나 친권자가 친권 전부 또는 일부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미성년후견인을 두어야 한다(민법 제928조). 특히 친권상실·일시정지·일부제한 또는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선고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필요가 있으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한다(민법 제932조 제2항). 친권 중 일부만 제한된 경우 미성년후견인의 임무는 그 제한된 범위에 한정된다(민법 제946조).
양육권만 제한되어 미성년후견인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도 부모의 부양의무는 남는다(민법 제925조의3). 대법원은 이 경우 미성년후견인이 민법 제837조를 유추적용하여 비양육친을 상대로 양육비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2019스621). 친권 일부제한 뒤 양육비 확보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원인이 없어지면 되돌릴 수 있나
선고 원인이 소멸하면 실권 회복을 선고받을 수 있다(민법 제926조). 청구권자는 본인,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다(같은 조). 친권상실·일시정지·일부제한이나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모두 회복 대상이다.
친권을 잃은 부모가 문제를 고쳤다면 영구히 못 되찾는 것은 아닙니다. 선고 원인이 사라지면 법원에 청구해 친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절차는 어떻게 되나
이들 선고는 모두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7). 마류 가사비송사건에는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된다(가사소송법 제50조). 원칙적으로 조정을 먼저 거친 뒤 심판으로 넘어간다.
청구 상대방도 별도로 정해져 있다. 친권자의 동의를 갈음하는 심판, 친권상실·일시정지·일시정지 기간 연장·일부제한, 법률행위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상실 선고는 그 친권자를 상대방으로 하여 청구한다(가사소송규칙 제101조 제1항). 실권회복선고는 청구 당시 친권 또는 제한된 권한을 행사하거나 대행하는 사람을 상대방으로 한다(같은 조 제2항).
심판 전 임시 보호가 필요하면 사전처분도 문제 된다. 친권자의 친권, 법률행위 대리권, 재산관리권 전부 또는 일부 행사를 정지하는 사전처분으로 그 권한을 행사할 사람이 없게 된 때에는, 법원은 심판 확정시까지 그 권한을 행사할 사람을 동시에 지정해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102조). 친권상실·정지·제한 및 실권회복,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 및 회복 심판에는 즉시항고가 허용된다(가사소송규칙 제103조).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어떻게 다른가
아동학대가 얽힌 사건은 청구 주체와 보호 절차가 넓어진다.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검사는 친권자가 친권을 남용하거나 아동학대 등 중대한 사유가 있으면 친권행사 제한이나 친권상실 선고를 청구해야 한다(아동복지법 제18조). 아동복지시설의 장이나 학교의 장은 청구를 요청하거나, 처리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직접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민법상 친권상실·제한 심판과 별도로,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가정법원이 피해아동보호명령으로 아동학대행위자인 친권자의 친권 행사를 제한·정지할 수 있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7호). 심판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신속히 아동을 보호하는 별도 절차다.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상황이라면 가족이 나서기 전에 지자체나 검사가 직접 나설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할 의무가 있습니다. 급할 때는 정식 재판이 끝나기 전이라도 법원이 학대한 부모의 친권을 임시로 멈출 수 있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청구 전에 어느 수단이 자녀 복리에 필요·충분한지 먼저 정한다. 보충성 때문에 곧바로 상실을 청구하면 완화된 수단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기각될 수 있다(민법 제925조의2).
- 상실 청구 사건에서도 일부제한 선고가 가능하므로, 대안적 청구취지와 필요한 제한 범위를 함께 정리한다(2018스520).
- 부모의 비행 자체보다 그 친권자가 계속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자녀 복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대체 양육자나 후견인이 더 적합한지를 자료로 설명한다(93스3).
- 일시정지는 기간을 특정해 청구한다. 기간은 2년 이내이고 연장은 2년 범위에서 한 차례만 가능하다(민법 제924조 제2항·제3항).
- 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은 재산 위태화가 요건이다(민법 제925조). 신상 문제만 있으면 일부제한(민법 제924조의2) 쪽을 검토한다.
- 마류 가사비송이라 조정전치가 적용된다(가사소송법 제50조). 조정 단계를 감안해 일정을 잡는다.
- 친권자가 없어지거나 친권 일부를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사건은 미성년후견인 선임 필요성과 후견인의 임무 범위를 함께 살핀다(민법 제928조·민법 제932조·민법 제946조).
- 양육권 제한으로 미성년후견인이 실제 양육자가 되면, 비양육친에 대한 양육비심판 청구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다(2019스621).
- 아동학대가 얽힌 사건은 지자체장·검사의 청구의무와 아동학대처벌법상 피해아동보호명령(친권 제한·정지)을 함께 검토한다(아동복지법 제18조·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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