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조정(家事調停)이란 이혼·친권·양육·재산분할 등 가사분쟁을 가정법원의 조정위원회 또는 조정담당판사가 당사자 사이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 해결하는 절차다(가사소송법 제49조~제61조).
쉽게 말하면 — 이혼이나 양육비를 두고 다툴 때 바로 재판에 가기 전에 법원에서 조정 절차를 먼저 거치는 것입니다. 판사나 전문 조정위원이 양쪽 이야기를 듣고 합의를 도와주며, 합의가 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어떤 사건에 가사조정이 필요한가?
조정 전치 대상은 나류·다류 가사소송사건과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다(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 이 세 유형은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기 전에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 이를 조정 전치주의라 한다.
가류 가사소송사건(혼인무효·취소 등)과 라류 가사비송사건(입양허가·후견 등)은 조정 전치 대상이 아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의 반대해석). 가류는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신분관계라 합의로 정할 수 없고, 라류는 대립 당사자가 없는 비쟁송적 비송이라 조정에 친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바로 소를 제기하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한다(가사소송법 제50조 제2항). 다만 공시송달이 아니면 당사자를 소환할 수 없거나 조정에 회부하더라도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회부하지 않을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단서).
이혼 청구처럼 나류에 해당하는 사건은 소장을 내기 전에 반드시 조정 신청을 먼저 해야 합니다. 신청 없이 소장을 낸 경우에도 법원이 자동으로 조정 절차로 보냅니다. 다만 혼인무효처럼 당사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사건이나, 입양허가처럼 상대방이 없는 사건은 조정 대상이 아닙니다.
조정기관과 절차는 어떻게 되나?
가사조정사건은 조정장 1명과 2명 이상의 조정위원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처리한다(가사소송법 제52조 제1항). 조정담당판사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당사자가 반대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하지 않으면 단독으로 조정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조정장이나 조정담당판사는 가정법원장 또는 가정법원지원장이 판사 중에서 지정하고, 조정위원은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으로 가정법원장이 위촉하거나 당사자가 합의하여 선정한 사람 중에서 지정한다(가사소송법 제53조).
조정장이나 조정담당판사는 원칙적으로 조정 전에 가사조사관에게 사건의 사실을 조사하게 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56조).
조정은 판사 1명이 혼자 하거나, 판사·전문가 조정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함께 진행합니다. 조정 전에 가사조사관이 사실관계를 미리 조사해 조정 진행을 돕습니다.
조정의 원칙은 무엇인가?
조정위원회는 당사자의 이익뿐 아니라 조정으로 영향받는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고려하고 분쟁을 평화적·종국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여 당사자를 설득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58조 제1항). 미성년 자녀의 친권·양육에 관한 사항을 조정할 때에는 미성년 자녀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조정의 성립과 효력은 어떻게 되나?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적음으로써 성립한다(가사소송법 제59조 제1항). 성립된 조정이나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같은 조 제2항 본문). 다만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은 그 효력이 없다(같은 항 단서). 이혼 자체의 성립, 인지의 효력처럼 당사자 합의로 정할 수 없는 신분관계는 조정 조항에 담아도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래서 조정조서에 흠이 있어도 준재심으로 취소되기 전에는 무효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다(2007다36223). 이는 조정조서의 효력이 확정판결에 준할 만큼 강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조정이 성립하면 별도로 판결을 받을 필요 없이 강제집행이 가능한 집행권원으로 기능한다.
조정이 성립되면 법원 조서에 기재되는 순간 재판에서 이긴 것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상대방이 이후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별도 재판 없이 바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혼 자체를 할지 말지처럼 당사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부분은 조정에 적어도 그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무엇인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란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거나 성립된 합의 내용이 적당하지 않은 사건에서 조정담당판사가 직권으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해 내리는 결정이다(민사조정법 제30조, 가사조정에 준용 — 가사소송법 제49조). 신청인의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당사자의 이익과 모든 사정을 고려해 정한다.
당사자는 결정 조서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2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다(민사조정법 제34조 제1항·제5항). 이의신청이 없거나 취하되면 그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같은 조 제4항). 반대로 기간 안에 이의신청이 있으면 조정 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아 소송으로 이행한다(민사조정법 제36조 제1항).
합의가 안 되더라도 판사가 직권으로 “이렇게 해결하라”는 결정(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결정을 받은 뒤 2주 안에 이의를 내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되어 조정이 성립한 것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이의를 내면 처음부터 소송을 낸 것으로 보고 재판으로 넘어갑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조정담당판사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도 하지 않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면(민사조정법 제27조, 가사조정에 준용 — 가사소송법 제49조), 사건은 본안 가사소송 또는 가사비송으로 이행한다. 조정 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되거나 심판이 청구된 것으로 본다.
나류·다류 가사소송사건에서 조정 신청이 소의 제기로 의제되거나 제50조 제2항에 따라 회부된 사건을 다시 가정법원에 회부할 때에는, 조정장이나 조정담당판사가 의견을 첨부하여 기록을 관할 가정법원에 보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61조).
조정이 끝내 안 되면 그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넘어갑니다. 조정을 신청한 시점에 소송을 낸 것으로 보므로 처음부터 다시 소장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가사조정에 관한 준용 법령
가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사조정법을 준용한다(가사소송법 제49조). 다만 민사조정법 제18조(대표당사자) 및 제23조(진술의 원용 제한)는 준용하지 않는다(같은 조 단서).
실무 체크포인트
- 나류·다류·마류 사건에서 조정 전치를 건너뛰고 소를 내면 법원이 조정으로 회부하므로, 처음부터 조정 신청으로 시작하는 것이 절차 지연을 줄인다.
- 조정 성립 시 조정조서는 집행권원이 되므로, 합의 내용(양육비 액수·지급 시기·면접교섭 조건 등)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호한 기재는 이행 분쟁을 다시 만든다.
- 미성년 자녀 관련 사항(친권·양육)은 조정 성립 후에도 사정변경이 생기면 변경 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조정 당시 상황에만 맞춘 지나치게 경직된 조건 설정은 피한다.
- 조정 신청은 가사조정사건을 관할하는 가정법원 또는 당사자가 합의한 가정법원에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51조 제1항).
- 이혼·재산분할·양육비를 한 번에 조정으로 해결하는 것이 실무상 효율적이다. 관련 있는 나류·다류·마류 가사사건 청구는 병합해 조정 신청할 수 있고, 관련 민사사건 청구도 조정기관 허가를 받아 병합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57조).
- 소환받은 당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조정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나 구인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기일 불출석은 피한다(가사소송법 제66조).
-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받으면 이의신청 기간 2주를 놓치지 않도록 관리한다.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라 지나면 결정이 그대로 확정된다(민사조정법 제34조 제1항·제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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