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파산에서 조세채권이 재단채권인지는 상속채권자가 실제로 얼마를 받는지를 좌우한다.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받기 때문이다(채무자회생법 제475조, 채무자회생법 제476조). 이 절차에서 문제되는 조세는 두 종류이고 근거 규정이 서로 다르다. 하나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진 체납 국세·지방세이고, 다른 하나는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인이 부담하는 취득세·재산세 등이다. 제도 일반은 상속재산 파산과 상속재산파산 신청과 효과에서, 도산절차 전반의 조세 취급은 조세채권과 도산절차에서 다룬다.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이 남긴 재산만 따로 파산으로 정리할 때, 그분이 밀린 세금은 다른 빚보다 먼저 받아 갑니다.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서 그 세금을 떠안지 않게 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산하는 것은 상속인이 아니라 상속재산 자체라서, 상속인이 세금을 물려받았는지와 그 재산에서 세금을 먼저 갚는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그래서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한 채권자가 세금 때문에 배당을 거의 못 받는 일이 생깁니다.
피상속인이 남긴 체납 세금
피상속인에 대하여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으로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도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본문의 재단채권이 된다(2024그775). 같은 호가 괄호로 빼는 후순위파산채권(채무자회생법 제446조)은 여기서도 제외된다.
근거는 이 절차의 성질이다. 채무자회생법은 개인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와 별도로 상속재산 자체에 파산능력을 인정해,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재산을 엄격한 절차에서 공평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했다(채무자회생법 제307조, 2022다285097, 2024그834). 2024그775는 여기에 더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부터 분리하여 별도로 청산할 수 있도록 한 절차라고 적었다. 대법원은 이때 상속채권자와 유증을 받은 자가 채권 전액에 관하여 파산재단에 대해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한다고 보았다(2024그775). 조문은 상속재산과 상속인 양쪽에 파산선고가 있는 때를 정하고 있으나(채무자회생법 제435조), 대법원은 상속재산만 파산한 이 사안에서 이를 인용했다.
주의할 것은 이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 채무자에게 적용되는 채무자회생법 규정이 상속재산 파산절차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2022다285097). 그래서 대법원은 제473조 제2호가 당연히 미친다고 하지 않고, 이 절차의 성질·목적·취지를 종합한 끝에 재단채권이 된다고 판단했다(2024그775). 판시가 원칙적 적극이고 문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속인이 세금을 승계하지 않아도 결론은 같다
상속인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피상속인의 국세 납부의무를 승계하고,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없으면 승계하지 않는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2018다268576). 한도가 되는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과 상속세를 빼서 계산하되,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되는 국세 채무 자체는 그 부채총액에 넣지 않는다(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81누162). 지방세도 같은 구조이나 계산식이 하나 다르다. 지방세는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과 상속세뿐 아니라 취득세까지 뺀다(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 및 지방세기본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자세한 계산은 납세의무의 상속과 상속과 세금 납부의무에서 다룬다.
그런데 상속인이 이 규정으로 납세의무를 승계하지 않더라도, 그 조세채권이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 재단채권이 되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2024그775). 승계 여부는 상속인이 자기 재산으로 무엇을 부담하는지의 문제이고, 재단채권성은 상속재산이라는 별개 채무자의 재산에서 무엇을 먼저 갚는지의 문제다. 두 물음의 채무자가 다르다.
실무에서는 상속인 전원이 상속포기하거나 한정승인만 남은 사안에서 이 구별이 드러난다. 상속인 쪽에서 세금 부담이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상속재산에서는 그 세금이 가장 먼저 나간다.
다만 상속인 쪽 결론을 단정하기 전에 보험금 특칙을 확인한다. 피상속인이 납세의무 승계를 피하면서 재산을 상속받게 할 목적으로 상속인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그 사망으로 상속인이 보험금을 받은 경우에는,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한 상속인이 받은 보험금 전액을 상속받은 재산으로 보아 제1항을 적용한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 제1호,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2항 제1호).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은 상속인이라도 피상속인이 세금을 체납한 상태에서 그 보험료를 납입했다면, 체납 기간을 반영한 법정 산식의 금액이 상속받은 재산이 된다(각 제2항 제2호). 이 요건에 걸리면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없다’는 결론 자체가 서지 않는다.
구법 사안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이 법리를 세운 두 재판은 모두 구법 사안이고, 적용한 구법의 시점도 서로 다르다. 2024그775는 구 국세기본법(2015. 12. 15. 법률 제135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1항을, 2018다268576은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1항을 적용했다. 인용한 문언도 각각 다르다. 앞은 ‘국세ㆍ가산금과 체납처분비’로, 뒤는 ‘국세 등’으로 적었다. 그러니 ‘구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이라고만 쓰지 말고 어느 시점의 조문인지 함께 적는다.
현행 문언은 ‘국세 및 강제징수비’다(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 여기서 강제징수비는 국세징수법의 강제징수에 관한 규정에 따른 재산의 압류·보관·운반과 매각에 든 비용을 말한다(국세기본법 제2조 제6호). 종전의 체납처분비가 이 이름으로 바뀐 것이고, 가산금이 강제징수비에 흡수된 것이 아니다. 가산금에 해당하던 부담은 납부지연가산세로 자리를 옮겼다(국세기본법 제47조의4). 한도 계산 구조와 승계의 성질에 관한 판단은 현행 조문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지방세 쪽은 구 지방세기본법(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과 구 지방세기본법 시행령(2017. 3. 27. 대통령령 제2795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가 적용됐다. 법률과 시행령의 전부개정 시점이 다르므로 각각 표시한다. 현행은 지방세기본법 제42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다.
상속인이 부담하는 세금은 근거 규정이 다르다
앞의 조세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진 체납액이다. 이와 달리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인이 부담하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는 서울회생법원이 준칙으로 재단채권으로 정했다(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제376호 상속재산 파산사건의 처리 제4조 제4호). 상속재산 파산절차에서 해당 상속재산이 환가 포기된 경우는 제외된다.
법률 쪽에는 이 조세를 곧바로 받아 주는 문언이 없다.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는 본문 뒤에 단서를 두어,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은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한하여 재단채권이 되도록 한다.
성립시기는 세목마다 다르므로 일률로 보지 않는다. 상속으로 인한 취득은 상속인 각자가 상속받는 취득물건을 취득한 것으로 보고(지방세법 제7조 제7항), 재산세의 과세기준일은 매년 6월 1일이다(지방세법 제114조). 그 시점이 파산선고 전이면 선고 전의 원인이어서 위 단서를 거치지 않는다. 준칙 제4조 제4호는 네 세목을 한 호에 묶고 환가 포기만 예외로 둘 뿐, 세목별 성립시기를 따로 판정하지 않는다.
준칙 제4조의 각 호 단서는 그 각 호의 비용이 상속재산에서 출연되었거나 피상속인이 이미 부담한 경우를 뺀다. 이 단서를 두고 피상속인의 체납 조세도 재단채권에서 빠진다고 읽으면 안 된다. 피상속인의 체납 조세는 애초에 준칙 제4조가 정하는 항목이 아니라 제473조 제2호가 정하는 법률상 재단채권이다.
상속 취득세는 어느 쪽인가
취득세 자체는 상속인 본인에게 새로 성립하는 세금이다. 한정승인으로 부동산을 상속받은 자에게도 취득세 납부의무가 있다(2005두9491. 다만 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제110조 제3호를 적용한 2007년 판결이고, 현행 취득세 납세의무자는 지방세법 제7조다). 한편 채권자가 대위로 상속등기를 하며 취득세 등을 지출한 사안에서, 상속인이 그 채권자에게 지는 비용상환채무는 상속채무 변제를 위한 청산 과정에서 부담하게 된 채무로서 민법 제998조의2의 상속에 관한 비용에 해당해 상속재산 한도로 책임이 제한된다(2019다282104). 상속비용으로 인정된 대상은 취득세 자체가 아니라 그 비용상환채무이고, 이 재판은 판결요지 없이 원심을 수긍한 사례다. 한정승인·상속재산파산 뒤의 취득세 납부 문제는 한정승인·상속재산파산 후 취득세 납부 의무에서 다룬다.
상속채권자가 실제로 받는 몫
재단채권이라고 해서 전액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파산재단이 재단채권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것이 분명하게 된 때에는, 다른 법령의 우선권에도 불구하고 아직 변제하지 않은 채권액의 비율로 안분변제한다(채무자회생법 제477조 제1항). 그 안에서도 제473조 제1호부터 제7호까지와 제10호가 다른 재단채권에 우선한다(채무자회생법 제477조 제2항). 조세는 제2호라 이 우선군에 들어간다. 절차는 재단채권 변제청구 절차에서 다룬다.
계산의 출발점은 환가대금 전액이 아니다. 제477조 제1항 단서는 재단채권에 관하여 존재하는 유치권·질권·저당권·동산채권담보법상 담보권·전세권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한다. 상속재산에 담보권이 있으면 그 권리자는 목적 재산에 관하여 별제권을 가지고(채무자회생법 제411조), 별제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행사되므로(채무자회생법 제412조) 그 몫이 빠진 나머지가 재단채권 안분의 대상이 된다.
체납액이 크면 상속채권자에게 남는 것이 사실상 없다. 2024그775의 사안에서 파산관재인이 임치한 토지 환가대금은 약 7억 2,819만 원이었다. 교부청구된 조세채권 합계는 약 72억 2,027만 원이어서 안분변제율이 9.71%에 그쳤다. 이 사안에서 파산관재인의 경매비용과 최후지급보수, 상속채권자의 파산신청비용은 전액 우선변제되고 조세채권만 안분됐다. 다만 조문상으로는 이 비용들도 조세와 같은 우선군에 있다(제473조 제1호·제3호). 사안의 변제 결과를 조문의 효과로 일반화하지 않는다. 상속채권자가 이 절차에서 회수한 것은 자신이 들인 파산신청비용뿐이다.
그래서 상속채권자가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할 때에는 피상속인의 체납 국세·지방세 규모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체납액이 적극재산에 육박하면 파산을 신청해도 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
절차에서 조세채권을 다루는 방법
과세관청은 파산선고가 있으면 교부를 청구한다. 국세는 배당·배분 요구의 종기까지 청구해야 한다는 문언이 있고(국세징수법 제59조), 지방세 쪽 조문에는 종기에 관한 문언 없이 파산관재인 등에 대하여 체납액의 교부를 청구하여야 한다고만 되어 있다(지방세징수법 제66조). 상속재산 파산에서도 교부청구가 조세채권을 절차에 넣는 통로다. 다만 재단채권은 채권신고·조사·배당을 거치지 않으므로, 교부청구를 받은 파산관재인이 재단채권으로 승인해 수시로 변제한다(채무자회생법 제475조).
파산관재인이 재단채권을 승인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감사위원이 있으면 그 동의도 얻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492조 제13호). 가액이 1천만 원 미만으로서 법원이 정하는 금액 미만이면 허가 대상이 아니다(같은 조 단서).
이 허가결정에는 통상의 불복방법이 없다. 2024그775에서 상속채권자는 파산관재인의 임치금반환 허가결정에 대해 특별항고로 다투었고,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특별항고 사유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 위반 등으로 한정되므로(민사소송법 제449조 제1항), 재단채권 판단이 부당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기간이 더 결정적이다. 특별항고는 재판이 고지된 날부터 1주 이내에 해야 하고,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다(같은 조 제2항·제3항). 다만 법원은 원거리 거주자에게 부가기간을 정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172조 제2항),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추후보완할 수 있으며 당시 외국에 있었다면 그 기간은 30일이다(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실무 체크포인트
- 피상속인의 체납액을 신청 전에 조회한다. 국세는 관할 세무서, 지방세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확인하고, 적극재산 대비 규모를 먼저 계산한다. 체납액이 크면 상속채권자의 배당 기대치가 사라진다(2024그775).
- 승계 여부와 재단채권성을 섞지 않는다. 상속인이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으로 세금을 승계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와도, 상속재산에서 그 세금이 먼저 나가는 것은 그대로다(2024그775).
- 피상속인 체납분과 상속인 부담분의 근거를 구분해 주장한다. 앞은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뒤는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제376호 상속재산 파산사건의 처리 제4조 제4호다. 준칙만 들면 피상속인 체납분의 근거가 빠진다.
- 환가 포기 여부를 확인한다. 상속인이 부담하는 세금은 해당 상속재산이 환가 포기되면 준칙상 재단채권에서 빠진다(같은 준칙 제4조 제4호 단서).
- 교부청구액을 항목별로 대조한다. 제473조 제2호는 채무자회생법 제446조의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하고, 같은 호 단서는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을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으로 한정한다. 파산선고 후의 이자와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위약금은 후순위파산채권이므로(채무자회생법 제446조 제1항 제1호·제2호), 본세와 납부지연가산세를 나누고 선고 전후 발생분도 나누어 확인한다.
- 담보권이 붙은 상속재산은 안분 대상에서 먼저 뺀다. 채무자회생법 제477조 제1항 단서는 재단채권에 관한 담보권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담보권자는 목적 재산에 관하여 별제권을 가지며(채무자회생법 제411조) 별제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행사된다(채무자회생법 제412조). 환가대금 전액을 안분 대상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 허가결정에는 통상항고를 할 수 없고, 특별항고도 헌법 위반 등으로 제한되며 기간이 1주다. 재판이 고지된 날부터 1주 이내에 해야 하는 불변기간이므로(민사소송법 제449조 제1항부터 제3항), 재단채권 승인 단계에서 파산관재인에게 미리 이의를 내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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