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민법상 친권·양육·입양 사건의 자녀 복리를 중심으로 다룬다.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이나 특별법상 입양의 일반 원칙을 민법 제912조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국내입양에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별도 원칙이 있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2항).
자녀의 복리란 자녀에 관한 여러 법적 판단에서 각 근거 조문이 정한 방식으로 고려하는 이익 기준이다. 친권을 행사하거나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한 민법 제912조가 대표 조문이다. 다만 그 조문의 적용 대상은 친권 행사와 친권자 지정이고, 양육·면접교섭·성과 본의 변경·입양, 친권의 상실과 제한은 각 조문이 저마다 복리 요건을 두는 방식이다.
요구하는 강도도 조문마다 다르다. “우선적으로 고려”, “복리에 반하는”,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처럼 문언이 저마다 달라서, 복리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각 조문의 요건 안에서 작동한다. 제912조가 다른 절차에 일괄 준용되는 구조도 아니다. 같은 기준이 여러 조문에 저마다의 문언으로 들어 있고, 준용으로 옮겨 가는 것은 양육·면접교섭 조문 같은 개별 조문이다(아래에서 본다).
부모의 권리를 어떻게 나눌지가 아니라 자녀에게 무엇이 이로운지를 먼저 묻게 한다는 것이 이 조문들에 공통된 방향이다.
앞세운다는 말이 다른 이익을 아예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은 면접교섭권을 자녀의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발달을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 보면서, 이는 자녀의 권리임과 동시에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다고 했다(2017스628 결정요지). 그래서 면접교섭의 허용 여부를 판단할 때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부모에게도 면접교섭을 통해 자녀와 관계를 유지할 기본적인 이익이 있으므로 이를 아울러 살펴야 한다고 했다(같은 결정).
다만 이 결론은 면접교섭권이 자녀의 권리이면서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그 제도의 성질에서 나온 것이다. 부모의 이익을 나란히 견주라는 문언이 없는 친권의 상실이나 성·본의 변경에까지 그대로 옮겨 쓸 수는 없다.
쉽게 말하면 — 자녀의 복리(자의 복리)는 친권·양육·입양 등 각 조문이 정한 요건 안에서 자녀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누가 더 억울한지가 아니라 자녀에게 어느 쪽이 나은지를 봅니다. 주로 미성년 자녀 사건에서 문제 되지만, 성과 본의 변경이나 파양처럼 성년인 자녀에게도 걸리는 조문이 있습니다.
조문이 정한 지위는 무엇인가
의무 규정이다. 친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자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도 같다(민법 제912조 제1항·제2항). 같은 조 제2항은 두 문장이고, 뒷문장은 이를 위하여 가정법원이 관련 분야의 전문가나 사회복지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한다. 복리를 우선 고려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이다. 받을 수 있다고만 되어 있어 반드시 거칠 절차는 아니다.
제912조에는 위반 시 친권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취소한다는 효과나 가정법원 처분의 독립 청구절차가 직접 붙어 있지 않다. 다만 복리에 반하는 친권행위가 언제나 유효하다는 뜻은 아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부모가 종교적 신념에 기초하여 신생아 자녀의 수술에 수반되는 수혈을 거부한 사건의 가처분 결정에서, 그 수혈 거부는 정당한 친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거부 의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2010카합2341 결정요지 [2]).
혼인 중 공동친권자가 특정 친권행사에 합의하지 못하면 당사자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정하고(민법 제909조 제2항), 정당한 이유 없는 동의 거부로 자녀의 생명·신체·재산에 중대한 손해 위험이 있으면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22조의2). 친권의 상실·정지·제한은 다시 별도 요건에 따른다.
복리 우선 기준은 언제 자리 잡았나
명문화 이전에도 판례의 태도는 같았다. 대법원은 양육에 관한 협정이 없어 법원이 정하는 경우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부모의 권리가 아닌 자의 복지라고 했고, 아버지만 친권자가 되던 구법의 사정도 아버지에게 양육자 우선권을 줄 사유는 되지 못한다고 보았다(90므828 판결요지).
판결이 적시한 구법의 내용은 둘이다. 이혼하면 어머니가 전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의 친권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과, 협정이나 법원의 결정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아버지가 양육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뒤의 규정은 판결이유가 구 민법 제837조라고 조문을 명시했고, 앞의 친권 규정은 내용만 적고 번호는 적지 않았다(90므828 판결이유).
지금 그런 사안이라면 적용되는 조문이 다르다. 이혼하는 부모는 협의로 친권자를 정하고,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가정법원이 지정하며(민법 제909조 제4항), 혼인의 취소·재판상 이혼·인지청구의 소에서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정한다(같은 조 제5항). 양육에 관한 사항은 민법 제837조 제3항·제4항의 기준으로 정한다. 이 양육 결정은 그 밖의 부모 권리·의무를 바꾸지 않으므로, 양육자 지정과 친권자 지정은 구별해야 한다(민법 제837조 제6항, 90므828 이유).
친권 행사 때 복리를 우선 고려하라는 의무는 2005. 3. 31. 법률 제7427호가 「친권행사의 기준」이라는 제목으로 민법 제912조를 신설하면서 들어왔다.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할 때의 기준은 2011. 5. 19. 개정으로 제2항에 신설됐고, 종전 본문이 제1항이 됐다.
어느 조문까지 같은 기준으로 모이는가
여러 조문이 이 기준 하나로 모인다. 쓰임은 크게 넷이다. 협의를 통제하고 대신 정하는 것, 정해진 것을 바꾸는 것, 신분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 친권을 거두거나 좁히는 것이다. 아래에서 차례로 본다. 그 밖의 조문에도 같은 기준이 들어 있다.
협의를 통제하고 대신 정하거나 바꾼다
이혼하는 부모가 정한 양육 협의가 자녀의 복리에 반하면 가정법원은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으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결정한다. 친권자 협의에도 같은 통제가 붙어 있다. 혼인의 취소, 재판상 이혼, 인지청구의 소에서는 협의를 앞세우지 않고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한다. 이미 정해진 양육사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고, 면접교섭도 같은 요건으로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 이 양육·면접교섭 조문은 협의상 이혼 부분에 놓여 있지만 재판상 이혼과 혼인의 취소, 자녀가 인지된 경우에도 각 조문에 따라 준용되며, 사건 유형별 적용 범위는 양육권에서 다룬다. 각 사건을 어디에 어떤 형태로 청구하는지는 친권자·양육자 지정과 면접교섭 심판과 제한·배제에서 다룬다.
부모 대신 친권자를 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단독 친권자로 정하여져 있던 부모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그리고 입양이 취소되거나 파양된 경우 또는 양부모가 모두 사망한 경우에는 법이 정한 청구권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친권자 지정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뒤의 경우에도 친양자의 양부모가 사망한 때에는 이 지정 청구를 두지 않았다. 그 기간에 청구가 없으면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법이 정한 사람의 청구에 의하여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다. 청구가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기각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거나 생존하는 부 또는 모, 친생부모 일방 또는 쌍방을 친권자로 지정하여야 한다. 법이 정한 단독 친권자나 양부모 쌍방(친양자의 양부모는 제외한다)에게 친권상실·일시 정지·일부 제한,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의 상실이나 사퇴, 소재불명 같은 사유가 있을 때에도 같은 절차가 준용된다. 사유별 청구권자와 청구기간, 준용되는 항의 범위는 미성년후견에서 다룬다.
신분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
성과 본의 변경, 미성년자 입양의 허가, 친양자 입양은 각 조문이 저마다 자녀의 복리를 요건으로 둔다. 성과 본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 바꾸고, 이 허가는 친자관계나 친권을 새로 만들거나 끊지 않는다. 미성년자 입양은 가정법원이 양자가 될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그 양육 상황과 입양의 동기, 양부모의 양육능력,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친양자 입양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친양자가 될 사람의 복리를 위하여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 부모의 동의나 법정대리인의 승낙 없이도 허가할 수 있게 한 사유는 입양 쪽에만 있다. 각 허가의 요건과 동의·승낙의 예외 사유는 자녀의 성·본 변경 심판·미성년자 입양허가 심판·친양자 입양 심판에서 다룬다.
파양에도 같은 기준이 들어 있다. 재판상 파양은 양부모가 양자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그 밖에 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를 사유의 하나로 들고, 그 양자에는 성년 양자도 든다. 친양자 파양 사유에도 양친이 친양자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그 밖에 친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하는 때가 들어 있다. 다만 친양자의 파양에는 협의상 파양과 재판상 파양 사유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친양자관계는 협의만으로 해소할 수 없다. 파양 사유의 각 호와 청구권자, 청구 기간은 파양 심판과 친양자 입양 심판에서 다룬다.
친양자 입양의 취소 청구와 민법 제908조의5 제1항 제2호에 따른 파양 청구에는 친양자 입양 청구를 기각할 수 있게 한 민법 제908조의2 제3항이 준용된다(민법 제908조의6). 제908조의5 제1항 제1호의 파양에는 이 준용이 없다.
보호대상아동의 국내입양은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2항).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될 아동은 보호대상아동으로서 시·도지사등이 아동복지법의 보호조치로서 입양이 그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결정한 아동이어야 하므로(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13조 제1항), 민법상 일반입양 절차만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친권을 거두거나 그 범위를 좁힌다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으면 가정법원이 친권의 상실 또는 일시 정지를 선고할 수 있다. 거소의 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 등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친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사유가 있어 복리를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으면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친권의 일부 제한을 선고할 수 있다.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는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의 상실 선고가 맡는다. 보충성 기준은 선고 유형마다 층이 다르게 정해져 있다. 어느 선고가 있어도 부모의 자녀에 대한 그 밖의 권리와 의무는 변경되지 아니한다. 선고 유형별 요건과 청구권자, 보충성의 층위는 친권상실·정지·제한 선고와 친권에서 다룬다.
같은 말이 여러 조문에 흩어져 있어도 쓰임은 크게 넷입니다. 부모끼리 정한 내용을 뒤집거나 정하지 못한 것을 대신 정하는 근거, 정해진 것을 바꾸는 근거, 성·본이나 입양처럼 아이의 신분에 관한 사항을 새로 정할지 판단하는 근거, 친권을 거두거나 그 범위를 좁히는 근거입니다.
법원은 복리를 어떻게 심리하는가
현재의 양육 상태와 바꿨을 때의 상태를 양방향으로 심리한 뒤 견준다. 양육 협의가 자녀의 복리에 반하여 가정법원이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때 참작하는 사정은 민법 제837조 제3항이 정한 자녀의 의사와 나이, 부모의 재산상황, 그 밖의 사정이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어 가정법원이 결정하는 경우에도 제3항의 사정을 참작한다(같은 조 제4항).
대법원은 미성년 자녀의 양육자를 정할 때에는 자녀의 성별과 나이,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 양육방식, 부모와 자녀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를 종합하여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다(2021므12320 판결요지 [1]). 같은 판결요지는 별거 이후 재판상 이혼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한쪽이 특히 유아를 평온하게 양육해 온 경우, 그 상태를 바꾸어 상대방을 친권자·양육자로 지정하려면 현재의 양육 상태가 복지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변경이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하여야 한다고 했다. 요소별 판단과 양육 상태 변경에 필요한 이 명백성 요건은 친권자·양육자 지정에서 다룬다.
대법원은 이혼 조정으로 상대방이 친권자·양육자로 정해진 사건에서, 그 조정조항상의 양육방법이 다른 협정이나 재판으로 변경되지 않는 한 청구인에게 자녀를 양육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조정조항을 임시로 변경하는 사전처분도 받지 아니한 채 한 임의 양육은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위법하므로, 상대방에게 그 기간의 양육비 지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2005스18 결정요지 [1]). 이 판단은 조정이나 재판으로 양육방법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 종전의 협의·조정·재판으로 양육방법이 정해진 적이 없는 상태에서 한쪽만 양육하게 된 과거양육비 청구는 이와 다르다. 그 사이를 메우는 사전처분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만 할 수 있는 잠정 조치이고 집행력을 갖지 아니한다(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제5항). 임의 양육 기간의 양육비를 다투는 문제는 양육권에서, 사전처분의 요건과 위반 제재는 가사사건 사전처분 신청에서 다룬다.
양방향으로 심리한 뒤 견준다
결론을 먼저 세우지 않고 양쪽을 각각 심리한 뒤 견주라고 한 예가 둘 있다. 대법원은 성·본 변경 사건에서 변경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겪는 불이익의 정도를 먼저 심리하고, 다음으로 변경이 이루어질 경우 겪는 불이익의 정도를 심리한 다음, 자의 입장에서 두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자의 행복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다(2009스23 결정요지). 각 항목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자의 성과 본에서 다룬다.
견준 뒤에도 허가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2009스23은 주관적·개인적 선호를 넘어 복리를 위하여 변경이 필요하고 변경권 남용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뒤의 2021스3은 변경으로 생길 학교·사회생활의 불편과 혼란, 불필요한 호기심이나 의구심, 정체성 유지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 한쪽이 원하고 다른 쪽이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도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같은 결정요지 [2]·[3]).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지 판단할 때,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인지를 보는 대목에서도 양방향 심리를 요구한다.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혼인 유지가 안정적 양육환경을 만들어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부모의 극심한 분쟁상황에 자녀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거나 자녀에 대한 부양·양육을 방기하는 등으로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을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2021므14258 판결요지).
성·본 변경 쪽은 조문 요건(민법 제781조 제6항)의 판단 방법이고, 유책배우자 쪽은 판례가 세운 예외 허용 법리의 한 요소다. 복리가 문제되는 모든 사건에 같은 두 단계 심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성과 본의 변경이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처럼 양쪽을 견주라고 한 사건에서, 법원은 바꾸는 쪽이 낫다고 바로 고르지 않습니다. 바꾸지 않으면 아이가 무엇을 겪는지, 바꾸면 무엇을 겪는지를 따로 살핀 뒤 견줍니다. 한쪽 사정만 담은 자료로는 견주어 볼 것이 반쪽만 남습니다. 아이 문제라고 해서 어느 사건에서나 이 두 단계를 밟는 것은 아닙니다.
형량에는 방향이 있다
견주는 저울이 늘 수평에서 출발하지는 않는다.
양육비 감액은 일반적으로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가정법원은 감액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종전 양육비가 정해진 경위와 액수, 위자료·재산분할 등 재산상 합의의 유무와 내용, 그 재산상 합의와 양육비 부담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감액이 불가피하고 그 조치가 궁극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필요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2018스566 결정요지). 참작할 사정의 나머지 목록은 양육비 심판과 양육비부담조서에서 다룬다.
반대 방향도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은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배제할 수 있다(2017스628 결정요지). 침해 여부의 판단요소와 시기·장소·방법을 제한하는 방법은 면접교섭 심판과 제한·배제에서 다룬다.
부모의 직계존속이 청구하는 경우에는 먼저 비양육친의 사망이나 질병·외국거주, 그 밖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야 하므로, 부모 사건의 허용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같은 복리 기준이라도 사건에 따라 출발선이 다릅니다. 양육비를 깎는 것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이로운 조치라고 보지 않습니다. 여러 사정을 따진 끝에 깎는 것이 불가피하고 결국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인정되어야 깎을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은 반대로 허용이 원칙이고, 아이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막을 수 있습니다. 조부모 등 직계존속은 먼저 별도의 청구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청구한 것 밖까지 판단할 수 있나
마류 가사비송사건인 양육처분에서는 청구하지 않은 항목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폭넓은 재량으로 당사자의 법률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청구취지에 엄격하게 구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판대상인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에는 양육자의 결정, 양육비용의 부담, 면접교섭권의 행사 여부 및 그 방법이 들어 있으므로, 그중 일부 항목에 대한 청구만 있어도 나머지 항목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2009스113 이유).
제한이 없지는 않다. 청구취지를 초과해 재산상 의무이행을 명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은 당사자가 금액 등 청구취지를 특정해 청구한 경우에만 걸린다. 금액 등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청구한 경우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그 항목을 심판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2009스113 이유). 그 사건에서도 청구인이 양육비 금액을 특정해 청구하지 않은 점이 결론을 지탱했다.
그 뒤 규칙에 가정법원이 자의 복리를 위하여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경우라는 단서가 들어와, 그 경우에 한하여 금액을 특정해 청구했더라도 범위를 넘을 수 있게 되었다(가사소송규칙 제93조 제2항 단서, 2010. 3. 30. 개정).
단서의 대상은 양육에 관한 사항이므로, 재산분할·부양료 같은 다른 마류 청구에는 본문의 제한이 그대로 걸린다.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는 애초에 마류 비송이 아니라 다류 가사소송사건이어서(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목 2)) 이 규칙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자녀 의견은 사건마다 어떻게 듣나
사건 유형마다 듣는 방식이 다르다. 가정법원이 미성년자인 자녀의 친권자 지정, 양육과 면접교섭권에 관한 사항을 직권으로 정하는 경우와 그 사항이 심판으로 청구된 경우에는,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18조의2·가사소송규칙 제100조). 의견을 들을 수 없거나 듣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복지를 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만 예외다(같은 조들 단서). 청구 사건의 대상에는 지정만이 아니라 양육에 관한 처분과 변경, 친권자의 변경, 면접교섭권의 처분과 제한·배제·변경이 들어 있다. 청취 대상 사건의 범위는 양육권과 친권자·양육자 지정에서 다룬다.
13세 미만이어도 양육에 관한 사항에서 자녀의 의사는 법원이 참작할 사정으로 남지만, 그 조항은 앞의 두 규칙처럼 의견을 듣는 절차를 밟으라고 정한 것은 아니다.
- 성과 본의 변경허가 청구에서는 부, 모 및 자가 13세 이상인 때에 그 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만 정해져 있어 청취가 의무가 아니고, 듣는 대상에 부모가 함께 들어 있다(가사소송규칙 제59조의2 제2항). 성과 본의 변경은 미성년 자녀에게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다(2009스23).
-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의 선임과 변경 심판에서는 미성년자가 13세 이상이면 그 의견을 들어야 하고, 예외 단서는 앞과 같다(가사소송규칙 제65조 제4항). 친권자의 지정 또는 미성년후견의 종료 및 친권자의 지정에 관한 심판을 하는 경우에도 이 규정이 준용된다(가사소송규칙 제65조의2).
- 입양에서는 양자가 될 사람이 13세 이상의 미성년자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스스로 입양을 승낙하는 것이 요건이어서 청취를 넘어선다(민법 제869조 제1항). 허가 절차의 의견 청취는 일반 입양허가와 친양자 입양이 각각 따로 정한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9·가사소송규칙 제62조의3). 승낙과 동의의 요건은 미성년자 입양허가 심판과 친양자 입양 심판에서 다룬다.
보호대상아동의 국내입양은 13세라는 고정 하한을 쓰지 않는다. 이 법에 따른 입양을 할 때에는 아동의 연령과 성숙 정도를 고려하여 아동의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4조). 가정법원도 입양허가와 그 취소 청구에 관한 재판, 임시양육결정과 그 취소결정을 할 때 같은 기준으로 양자가 될 아동의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에 관한 대법원규칙 제3조 제1항). 청취 방법은 아동의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을 종합하되, 아동의 심신 발달상태 등을 고려하여 심문, 가사조사관의 조사, 상담위원의 상담, 그 밖의 적절한 방법을 택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친권자 지정·양육·면접교섭 사건에서 아이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은 아이 말을 들어야 합니다. 듣는 것 자체가 상처가 될 사정이 있으면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건 유형이 다르면 규칙도 달라서, 성과 본의 변경에서는 들을 수 있다고만 되어 있고, 입양에서는 아이가 13세 이상 미성년자이면 듣는 것을 넘어 본인이 승낙해야 합니다. 들었다고 그대로 따르지는 않고 판단 자료로 씁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성과 본의 변경을 구할 때에는 변경하지 않을 때의 불이익만 적지 않는다. 법원이 두 불이익을 견주므로, 변경으로 생길 불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함께 낸다(2009스23). 그 결정에서도 친부·오빠와 유대 관계가 이미 상실된 상태로 보여 단절로 인한 불이익이 미미할 것으로 추단되었다.
- 법원은 부모의 의견도 들을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59조의2 제2항). 성과 본이 같은 쪽 부모의 반대가 예상되면 그 의견에 대응할 자료까지 준비한다. 2009스23의 원심이 중시한 사정도 친부의 반대였다.
- 부모 쪽 사정만 쌓는 것도 위험하다. 부모 일방이 희망하고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이혼 뒤의 청구에서는 양육비·면접교섭 갈등과 연계해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비양육친과 자녀의 관계를 끊으려는 의도까지 심리한다(2021스3).
- 양육비 감액은 감액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먼저 다투어지므로 청구인의 소득 감소 자료만으로는 부족하다(2018스566).
- 자의 양육에 관한 처분이 심판대상이 된 사건에서는 청구하지 않은 양육비·면접교섭까지 직권으로 정해질 수 있다. 청구취지에 없는 항목의 자료도 준비한다(2009스113).
관련
- 개념·해설
- 판례
- 법령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